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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전반기' 한화, 후반기도 이대로면 큰일이다

기사입력 2013.07.18 03:47 / 기사수정 2013.07.18 03:52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마지막 자존심인 3할 승률을 간신히 넘겼다. 이것조차 다행으로 여겨야 할 상황이다. 그만큼 한화 이글스의 전반기는 처참했다. 4강 진출은 사실상 물건너갔다. 후반기도 비슷한 양상이라면 큰일이다.

한화는 17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서 2-6으로 패배, 22승 1무 51패(승률 .301)의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1위 삼성 라이온즈(43승 2무 28패)와는 무려 22경기, 4위 두산 베어스(40승 2무 33패)와도 18경기 차다. 심지어 8위 NC 다이노스와의 격차도 6경기다. 냉정히 말해 독보적인 최하위다.

상대 전적에서 앞선 팀도 신생팀 NC(6승 3패)뿐이다. 나머지 팀들을 상대로는 최소 3승 이상을 더 내줬다. LG와 KIA에는 각각 1승 8패, 2승 8패로 거의 동네북 신세였다. 김응룡 한화 감독은 프로 통산 1476승으로 올 시즌을 시작했지만 아직 1500승에 도달하지 못했다. 2승이 부족하다. 다른 팀은 5할 승률 사수를 위해 안간힘을 쓰는데 마지막 자존심인 3할 승률을 지키기에 급급했던 한화의 전반기다. 

전반기 최악 공격력, 그나마 희망은 있다 

공격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팀 타율 2할 5푼 7리로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득점은 274점인데 반해 실점이 무려 442점에 달했다. 홈런(26개), 도루(49개), 타점(255개)도 리그에서 가장 적다. 특히 300타점을 못 넘긴 팀은 한화가 유일하다. 시즌 초 김태완-김태균-최진행이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부활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최진행(8개)을 제외한 단 한 명의 타자도 5홈런을 넘기지 못했다. 장타력 부재가 심각하다. 

그나마 타선에는 일말의 희망은 남아 있다. 최진행이 5월 이후 꾸준히 3할 이상의 월간 타율로 활약 중이고, 추승우(타율 .313)는 뒤늦게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공익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송광민(타율 .268)이 빠르게 적응하고 있고, 송주호와 이학준 등 신진 세력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캡틴' 김태균은 지난 12일 삼성전서 85일 만에 홈런을 신고하는 등 장타 본능이 살아나는 분위기다. 최근 2경기에서 6타수 무안타로 부진했지만 팀 내 유일한 규정타석 3할 타자(.305)인 만큼 제 몫은 해줄 선수다. 김태완도 7월 9경기에서 타율 3할 2푼(25타수 8안타)으로 부활 조짐을 보였다. 4월 이후 단 한 차례도 월간 타율 2할 6푼을 넘기지 못했던 그이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암울한 마운드, 후반기도 큰 변화 없을 듯

마운드는 암울함 그 자체다. 빛이 보이지 않는다. 팀 평균자책점(5.67)은 당연히 리그 최하위. 8위 두산(4.58)보다 1점 이상 높다. 사사구는 385개로 가장 많고, 선발 퀄리티스타트(19회)는 최하위다. 9개 구단 중 퀄리티스타트 30회 이하인 팀은 한화가 유일하다. 선발로만 나선 선수는 데니 바티스타뿐이며 대나 이브랜드, 김혁민, 이태양, 유창식, 김경태, 김광수, 윤근영, 송창현, 마일영, 안승민까지 모두 10명의 투수가 선발과 구원을 최소 한 차례는 오갔다. 5인 선발로테이션이 무의미했다.

그만큼 불안했고, 원칙도 없었다. 유창식은 지난 5월 3일 SK전에 구원 등판해 아웃카운트 1개를 잡은 뒤 바로 다음날(4일) 선발 등판하기도 했다. 김혁민도 4월 12일과 14일, 3일 만에 2번이나 선발로 나서 각각 2이닝, 3이닝을 소화한 뒤 3일 뒤인 17일 NC전에 구원 등판, 2⅓이닝을 던졌다. 각각 마무리와 선발로 시즌을 준비했던 안승민, 유창식은 아직 2군에서도 실전 등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내일이 없는' 마운드 운용도 영향을 끼쳤다. 마무리 송창식은 팀 내 가장 많은 34경기에 나섰다. 4월까지 1.38이던 평균자책점은 5월 이후 6.04로 치솟았다. 잦은 등판으로 인한 체력 부담은 어쩔 수 없었다.

이른 교체로 연쇄 부작용, 원칙 있는 리빌딩 필요


무분별한 교체에 따른 아쉬움도 있었다. 지난 13일 대구 삼성전서는 8회말 수비에서 프로 데뷔 후 1루수와 우익수로만 출전했던 김태완이 3루수로 나섰다. 초반부터 문책성 교체가 이어진 탓에 바꿀 선수도 없었다. 이미 지난 6월 13일 LG전서도 이른 포수 교체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2회말 견제사 직후 정범모를 박노민으로 교체했는데, 0-1로 뒤진 6회말 1사 2, 3루서 대타 카드가 없었다. 박노민은 삼진으로 물러났고, 후속타자 한상훈 타석 때 최진행을 대타로 썼다. 결과는 당연히 고의 4구. 결국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하고 패하는 결과를 낳았다. 박노민 타석 때 최진행을 쓰는 게 당연한 수순이었다. 지난 4일 LG전서는 8-4로 앞선 5회말 1사 1, 3루서 선발 대나 이브랜드를 신인 조지훈으로 교체하면서 불펜 운용에 차질을 겪었다. 결국 7회부터 부랴부랴 투입된 송창식이 아웃카운트 8개를 책임져야 했다. 결과는 8-9 역전패였다.

최하위 성적에도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바라는 건 하나다. 비록 승리가 아니더라도 납득할 수 있는 경기를 해야 한다는 것. 이들은 목청 높여 "나는 행복합니다, 한화라서 행복합니다"를 외쳤지만, 무기력한 경기에도 행복할 리 없었다. 올 시즌 내내 한화는 1승만 해도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프로라면 결과로 말해야 한다. 한 선수는 "야구는 전쟁터다"고 한다. 승리가 아닐지라도 혈투 끝 아쉬운 패배라면 너그럽게 박수를 보내줄 팬들이 줄을 섰다. 올해 전력에 4강권을 노리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내년, 내후년을 바라보는 경기 운영이 필요하다. 후반기 들어 원칙 있는 리빌딩이 진행된다면 한화 야구를 바라보는 시선도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한화 이글스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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