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여러분들은 우리와 함께 시간 여행을 떠나실 겁니다. 이제부터 타임머신을 타겠습니다. 어이지는 무대는 1996년 '가요톱텐' 1위곡입니다" 가수들의 무대와 멘트 하나하나에 1만여 명의 관객들은 1990년대의 청춘 시절로 돌아갔다.
6일 오후 6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청춘나이트 콘서트 시즌2' 공연이 펼쳐졌다.
'청춘나이트 콘서트'는 1990년대 최고의 가수들이 나이트클럽 콘셉트의 무대에서 이색 공연을 펼친다는 콘셉트로 기획됐다. 지난해 전국 10개 도시에서 총 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데 이어 2년 연속으로 펼쳐졌다.
오프닝 영상은 관객들을 1990년대 분위기였다. 복고풍 테크노 음악을 깔고 1990년대 가수들의 활동 모습들이 영상으로 전해졌다.
공연 분위기도 1990년대 클럽 분위기를 연상케 했다. 복고풍의 심플한 조명이 요란하게 반짝거리는 가운데, 몸짱 남성 댄서들이 객석을 누비며 섹시 댄스를 췄다. 관객들은 1990년대의 나이트클럽에 온 듯한 분위기를 느끼며 환호성을 질렀다.
이날 콘서트에는 김건모, 룰라, 임창정, 김현정, 스페이스A, 현진영, 김원준, 소찬휘 등 90년대 최고의 가수들이 한대 모여 무대를 꾸몄다.
첫 주자 박미경은 "나에게는 청춘이 과거가 아니다. 나의 청춘은 오늘이다"라는 멘트로 분위기를 돋웠다. 그는 '이유같지 않은 이유', '넌 그렇게 살지마' 등의 무대를 선보였다.
현진영은 '흐린 기억 속의 그대', '소리쳐봐', '현징영 Go 진영 GO' '두근두근 쿵쿵' 자신의 히트곡 퍼레이드로 꽉 들어찬 무대를 선보였다. 그는 몸이 예전 같지 않은 듯 "죽을 것 같다. 아직 살이 더 빠졌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혼성그룹 스페이스 에이(SPACE A)'가 히트곡 '섹시한 남자'를 부르자 1만여 관객이 모두 노래를 합창했다. 객석에서는 "역시 1990년대 곡이 좋다"는 말도 나왔다. 최근 컴백해 현역 가수로 활동 중인 이들은 '주홍글씨', '성숙'을 이어 부른 뒤, 신곡 '카멜레온'을 불렀다. 1990년대와 2010년대의 노래를 이어 부르며 지난 세월을 무색케 했다.
원조 꽃미남 가수 김원준은 '모두 잠든 후에'로 관객들을 추억 속에 빠트렸다. 관객과 가수의 호흡이 척척 맞았다. 김원준이 "모두 잠든 후에'를 부르자, 관객들은 "사랑할 거야"를 외쳤다. 김원준은 LED 안경을 쓰고 현란한 댄스를 췄다.
쇼맨십도 여전했다. 그는 "여러분들은 우리와 함께 시간 여행을 떠나실 겁니다. 함께 추억을 공유하겠습니다. 타임 머신을 타겠습니다. 1996년 가요톱텐 1위곡입니다"라는 멋들어진 멘트를 한 뒤 '쇼'를 열창했다.
이어 혼성 그룹 룰라가 등장했다. 룰라는 미성년자 성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돼 재판을 받고 있는 멤버 고영욱을 제외한 채 3인조로 무대를 꾸몄다.
이들은 '3! 4! + 사랑법 + 비밀은 없어'의 메들리에 이어 '연인', '날개 잃은 천사' 등 자신들의 히트곡을 모아 선보였다. 1만여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받은 멤버들은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채리나는 울음을 터뜨렸고, 이상민은 관객들에게 큰절을 했다.
채리나는 고영욱의 공백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3명이서 무대를 갖지만 여러분이 제 4의 멤버라고 생각해달라. 비어있는 부분이 있으면 여러분이 최대한 따라 불러달라"고 말했다. 멘트 뒤 이어진 무대에서 그의 바람대로 관객들이 고영욱의 파트를 대신 부르는 훈훈한 장면이 연출됐다.
15년차 솔로 여가수 김현정도 '되돌아 온 이별', '그녀와의 이별', '혼자 한 사랑', '멍', '돌려놔' 등 자신의 히트곡들로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그는 관객들에게 "오랜 시간 동고동락하며 음악을 했던 분들을 오늘 이 자리를 통해 만났다. 여러분들이 우리와의 끈을 놓지 않으면 지금 당장은 TV에서 보이지 않더라도 여러분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을 것이다"라며 1990 가수들에 대한 관심을 부탁했다.
90년대 후반 각종 가요상을 휩쓸었던 만능엔터테이너 임창정도 오랜만에 가수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그는 '그 때 또 다시', '날 닮은 너', '소주 한 잔', '늑대와 함께 춤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 자신의 히트곡들을 열창했다.
그는 지난 5월 아내 김모씨와 합의 이혼한 뒤 심경도 밝혔다. 그는 "살다 보면 별 일 다 있는 거 아니겠냐"며 "두분불출을 끝내고 새 앨범과 공연, 새 영화로 찾아뵙겠다. 내년부터는 드라마에서도 뵐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폭발적인 고음과 뛰어난 가창력을 지닌 소찬휘가 '헤어지는 기회', '티어스(Tears)', '현명한 선택' 등의 무대를 선보였다.
콘서트의 마지막은 1990년대 최고의 가수 김건모가 장식했다. 김건모는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첫인상', '핑계', '스피드', '사랑이 떠나가네', '빗속의 여인',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 잘못된 만남' 등 주옥같은 히트곡의 무대로 관객들을 흥분케 했다.
공연은 3시간이 넘게 이어졌지만, 관객들은 공연 내내 일어서서 열정적인 응원을 보냈다. 여느 아이돌 가수의 공연 이상의 열기였다. '추억'이 '젊음' 못지 않게 열정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순간이었다.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사진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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