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잠실, 강산 기자] "당장 성적보다는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던지겠다."
한화 이글스 우완 투수 이태양은 지난달 30일 대전 넥센전서 선발 데뷔전을 가졌다. 결과는 4이닝 5피안타(2홈런) 2사사구 3탈삼진 5실점. 전체적인 내용은 크게 나쁘지 않았지만 이성열과 김민성에게 맞은 홈런 2방이 뼈아팠다. 그럼에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공을 던졌다. "도망갈 데가 없으니 후회 없이 더 집중해서 던졌다"는 이태양이다. 올 시즌 성적은 14경기 1패 평균자책점 5.86. 썩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1군 선발 무대는 돈 주고도 못 살 값진 경험이다. 스스로도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던질 것이다"고 한다.
2일 잠실구장서 만난 이태양은 "지난번과 같은 상황을 반복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송진우 투수코치님께서 솔로 홈런은 괜찮지만 주자를 모아 놓고 맞는 것을 조심하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날도 1회초 이성열에게 맞은 만루 홈런 탓에 초반부터 승부가 기울었다. 단숨에 4점을 내주니 그야말로 그로기 상태에 몰린 것. 4회 김민성에게 맞은 솔로포는 'KO 펀치'였다.
하지만 볼넷이 적었던 부분은 희망요소다. 이날 이태양은 볼넷 2개만을 내줬다. "도망갈 데도 없으니 후회도 없었다"는 그의 말처럼 자신 있게 던졌다. 결과는 패전이었지만 분명 소득이 있는 첫 선발 등판이었다. 그는 "1군에 처음 올라왔으니 성적보다는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던질 것이다"며 "잘 던지다 보면 승리는 따라올 것으로 믿는다. 원하는 대로 내 공을 던지는 게 우선이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이태양은 올해도 탈삼진 26개를 잡아내는 동안 사사구 8개만을 내줬다. 스스로도 "볼넷을 잘 주는 편은 아니다"고 한다.
김성한 한화 수석코치도 이태양에 대해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혹독하게 훈련했다"며 "맞아 죽으나 불타 죽으나 같다는 각오로 던졌다"고 칭찬했다. 이어 "많이 노력한다. 연습 외 시간에도 코칭스태프가 붙잡고 훈련한다.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칭찬했다.
이태양은 지난 4월 20일 2군행을 통보받았다. 엔트리 제외 전까지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52로 부진했다. 하지만 정민철 코치와의 1대1 맞춤 훈련을 통해 밸런스를 잡았다. 그는 "정민철 코치와 1대1로 러닝 훈련을 했다"며 "많이 뛰었다. 뛸 땐 힘들었지만 뛰고 나면 좋다. 밸런스도 좋아졌다"며 만족해했다. 투수들에게 러닝 훈련은 필수다. 하체가 단련돼야 투구 밸런스에도 도움이 된다. 이태양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의 옆을 지나던 포수 정범모가 "잘 던지고 나서 인터뷰하라"며 핀잔을 주자 알았다는 듯 웃어 보인 이태양이다. 그의 미소 속에서 굳은 결의가 느껴졌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이태양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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