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전주, 조용운 기자] '봉동이장' 최강희 감독이 1년 6개월 만에 전북 현대로 돌아왔다. 이제야 몸에 맞는 옷이었는지 표정은 한결 밝았다. 팬들도 다시 돌아온 집 주인을 향해 환영의 함성을 전했다.
최 감독은 30일 홈구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5라운드 경남FC전을 통해 전북 복귀전을 치렀다.
지난 2011년 겨울, 위태롭던 한국 축구의 소방수로 선임되며 전북을 잠시 떠났던 최 감독은 자신의 임무였던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끈후 571일 만에 전북의 벤치를 지켰다.
급격히 흔들리는 팀을 다잡기 위해 휴식 없이 전북으로 돌아온 최 감독을 반기기 위해 8,448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율소리에서 수박파티
최 감독은 지난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북 복귀를 공식 선언했다. 그리고 익일 봉동에 위치한 율소리 훈련장에서 공개 훈련을 통해 복귀 후 첫 일정을 소화했다.
돌아온 최 감독을 하루라도 먼저 만나고픈 전북의 팬들은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훈련장을 찾아 환영의 박수를 건넸다.
약 130여 명의 팬들은 훈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최 감독과 짧은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통해 지지와 환영의 뜻을 전달했다.
최 감독도 "다양한 팬층이 훈련장을 찾아 주셨다. 팬들의 기대를 느낄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기다렸어요 이장님'
최 감독의 귀환을 가장 반긴 이들은 단연 전북의 팬들이다. 최근 2경기에서 9골을 허용하며 2연패에 빠진 불안한 행보의 전북을 예전 모습으로 되돌려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했다.
전주성은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최 감독을 향한 응원문구로 도배가 됐다. '기다렸어요 최강희 감독님' '내고장 특산품, 전북의 최강희'. '우리들의 이장님 사랑합니다' 등 각양각색의 플랜카드를 든 팬들이 많았다.
이들은 최 감독의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경기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을 보냈고 벤치에 앉기 위해 모습을 드러내자 기립해 박수로 힘을 불어넣었다.
575일 만의 화려한 복귀전
팬들의 환호를 한몸에 받은 최 감독이지만 주심의 시작 휘슬이 울린 후 편안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지 못했다. 90분 내내 테크니컬 지역까지 나와 직접 선수들의 위치를 지시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북의 수비수들이 경남의 공격진들을 놓치기라도 하면 최 감독의 표정은 불만으로 가득했다. 경기 전 취재진을 향해 "팀이 망가졌다"는 말을 할 만큼 선수들의 정신력을 못 마땅해했던 최 감독은 승리 이전에 선수들을 다 잡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답답하게 이어지던 경기는 전반 45분 케빈의 선제 결승골이 터지면서 전북이 앞서나갔고 이에 힘입어 케빈과 이동국의 골이 연이어 터지며 연패를 끊었다.
지난 2011년 12월 4일 울산 현대와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 승리 후 최 감독의 전북에서의 승리였다. 무려 575일 만에 봉동이장의 전주성에서 활짝 웃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최강희 ⓒ 전북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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