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1세기에 제작된 영화 시리즈 중 가장 성공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 '반지의 제왕'의 주인공이 상상을 초월하는 연쇄 살인범으로 변신했다.
'반지의 제왕'에서 호빗 프로도 역을 맡은 일라이저 우드가 변신에 도전했다. 그의 신작인 '매니악'은 1980년에 제작된 오리지널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주인공 프랭크(일라이저 우드 분)는 어린 시절 죽은 어머니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진 인물이다. 유일한 가족인 어머니와 함께 살아간 그는 늘 외로웠다. 바로 매춘부인 어머니는 어린 아들을 돌보지 않고 손님들을 상대했다. 심지어 아들이 보고 있는 상황에서도 일을 해 깊은 상처를 남긴다.
흠모했던 어머니에게 사랑을 받지 못한 그는 애정결핍에 시달린다. 마네킹 복원가로 쓸쓸한 삶을 살아가던 그는 내면 깊은 곳에 잠자고 있는 본능이 꿈틀거린다. 어머니의 영향으로 인해 아름다운 여성에 집착을 보이는 그는 살인을 저지르기 시작한다.
"인간의 육체 중 영원히 남는 것은 머리카락 밖에 없다"라고 생각한 그는 살해한 여성들의 머리 가죽을 벗겨 자신이 완성한 마네킹에 씌운다. 이러한 엽기적인 행각을 계속 이어간 그는 사랑을 느끼는 대상을 만난다.
프랑스 출신의 매혹적인 사진작가인 애나(노라 아르네제더 분)는 프랭크에게 자신의 사진 전시회에서 사용할 마네킹을 부탁한다. 이 일을 계기로 둘은 가까워지고 프랭크의 삶도 빛이 돌기 시작한다. 하지만 애나가 이미 만나고 있는 애인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프랭크는 또다시 소외감을 느낀다. 그는 어머니는 물론 그 누구에게도 제대로 된 사랑을 받지 못했다. 이러한 애정결핍은 여성들의 머리 가죽들을 수집하는 광기로 이어졌다. 그의 살인은 폭주하는 기차처럼 멈추지 않지만 애정을 느끼는 대상인 애나는 건드리지 않는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 이후 일라이저 우드는 '훌리건스'(2005), '바비'(2006), '옥스포드 살인사건'(2008) 등에 출연해왔다. '반지의 제왕' 이후 호빗 프로도와는 상반된 역할을 주로 맡았던 그는 사이코패스로 분하며 파격적인 변신에 들어갔다.
일라이저 우드는 '매니악'의 시나리오를 읽은 소감에 대해 "이 프로젝트가 마음에 들었다. 악역을 맡았다는 사실도 그랬지만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정신없이 빠져들어서 스스로 놀랐다"라고 밝혔다.
이 영화는 철저하게 살인자 프랭크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된다. 차를 타고 도시를 배회하면서 살인 대상을 물색하는 장면과 희생자가 프랭크의 시점에서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컷은 인상적이다. '매니악'에서 일라이저 우드의 실물이 카메라에 잡히는 장면은 매우 드물다. 주로 그는 거울에 비치거나 자동차 유리, 혹은 건물의 유리창에 비친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영화의 시점이 주인공인 연쇄살인범의 시점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몇몇 장면에서의 몰입감은 상당히 높다. 특히 희생자를 추격하는 과정과 살인을 저지를 때는 장면, 그리고 희생자들이 비명을 지르고 서서히 목숨을 잃어가는 장면은 실제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살인자의 시점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잔인한 장면의 수위는 상당히 높다. 머리 가죽을 벗기고 잔인하게 희생자를 살해하는 장면은 여과 없이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해 미국에서 개봉된 이 영화는 제65회 칸영화제에서는 초청작으로 상영됐다. 청소년 관람불가, 7월4일 개봉예정.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매니악 영화포스터, 스틸 컷 ⓒ 퍼스트 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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