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PD는 배우를 캐스팅하기 위해 연극 무대를 찾았고, 배우들은 작품에 출연하고자 출연료를 낮췄다. 수요일 프라임 시간대에 편성된 KBS 2TV '드라마 스페셜‘을 위함이었다. 다양성과 열정을 무기로 내세운 '드라마스페셜'이 수요일 시청률 전쟁터에 뛰어든다.
단막극 시리즈 ‘드라마스페셜’이 10년 만에 황금시간대에 편성돼 이미 고정 시청층을 확보한 예능 프로그램들과 시청률 전쟁을 벌인다. KBS는 '이야기쇼 두드림‘을 폐지하고 그 자리에 ’드라마 스폐셜‘을 편성했다. 이에 대해 10일 서울 여의도 인근 한 카페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드라마국 정성효 EP는 “10년 만에 프라임 시간대 편성은 제작진의 노력과 KBS의 임원진의 결단이 있기에 가능했다”며 “사전 제작과 다양한 소재를 통해 드라마의 울림을 선사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미니시리즈와 주말극 등 드라마는 시청률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때문에 신선한 시도 보다 자극적인 소재들을 주로 다루고 있는 게 현실이다. 현재 방영되는 주말드라마 MBC ‘금나와라 뚝딱’, ‘백년의 유산‘ SBS '출생의 비밀’ KBS 2TV '최고다 이순신‘은 각기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극 중심에 출생의 비밀이 자리 잡고 있다.
반복되는 소재와 뻔 한 스토리에 시청자들은 신선한 드라마를 찾는다. 매 주 다른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담는 단막극은 그 갈증을 채워줄 수 있다. 많은 젊은 감독들과 작가들이 단막극을 통해 처녀작에 입문하거니와, 베테랑 감독들도 단막극을 통해 장편 드라마에서 하기 어려운 새로운 시도를 하기 때문이다.
‘제빵왕 김탁구’와 ‘울랄라 부부’를 연출한 이정섭 PD가 새롭게 단장한 ‘드라마 스페셜’을 통해 가장 먼저 단막극 ‘내 낡은 지갑 속의 기억’을 선보인다. 지금까지 멜로 장르를 연출해 보지 않았다는 이 PD는 “그동안 멜로로 드라마를 안 만들었다. 조금은 피해왔는데, 이제는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에 처음 시도했다”며 “시청자들에게 아련한 첫사랑 느낌을 주고 싶어, 극 중 등장하는 헌책방에 아련한 느낌을 주고자 노력했다”고 촬영 소감을 전했다.
배우들에게도 단막극은 좋은 기회이자, 추억이다. ‘내 낡은 지갑 속에 기억’에 출연한 남보라는 “3년 전 '마지막 후레시맨'이라는 단막극을 촬영하면서 너무 좋았다. 내게는 뜻 깊은 작품이다. 또 한 번 단막극에 참여할 기회가 생겨서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유인영 역시 ”단막극을 통해 데뷔했고 또 처음 수상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단막극 덕이었다. 그래서인지 단막극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늘 가지고 있었다. 분량이 많지 않지만, 출연하고 싶다고 말씀 드렸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제작 현실이 만만치 않다. 특히 지난 해 연말 KBS측은 2013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회당 제작비를 반값으로 축소하고자 해 PD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제작진은 자신의 인맥을 동원하고, 발품을 팔아 채운다. 배우들 역시 금전적인 이익 보다 좋은 작품을 위해 단막극에 출연한다. 바로 이 점이 ‘단막극’이 가진 가능성이자 힘이다.
이정섭 PD는 “정상적인 캐스팅으로 출연을 할 수 없는 배우들이다. 출연료를 30%-50%를 할인했다. 이 부분이 가능했던 건 이전 작품들에서 호흡을 맞추며 친분이 있는 배우들이기 때문이다”며 “(배우들에게) 출연료 신경 쓰지 말고 좋은 작품 같이 하자고 제의 했다. 다행히도 하루 만에 캐스팅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PD는 “조연 캐릭터를 캐스팅하기 위해 3일 동안 연극을 보러 갔다. 연극배우들에게도 출연료와 상관없이 좋은 작품으로 TV에 출연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런 부분들이 단막극의 힘이자 가능성이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시청률이 낮은 것, 전작 ‘두드림’의 폐지 이유 중 하나다. ‘드라마스페셜’ 역시 시청률이라는 성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동시간대 방송되는 MBC '라디오스타‘와 SBS '짝’은 이미 고정 시청층을 확보하고 있어 경쟁이 쉽지 않을 것.
예능프로그램과의 경쟁에 대해 ‘드림하이’와 ‘학교2013’을 연출한 이응복PD는 “시청자들이 예능프로그램 시간대에 방송되는 드라마를 어떻게 봐주실지가 걱정이 된다. 하지만 PD들이 적은 제작비로 많은 노력을 한다. 모자란 제작비를 연기자와 제작진의 배우의 열정으로 채워서 만든다고 생각한다. 그런 열정이 드라마에 잘 담겨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것들이 잘 전해진다면 KBS만이 아니라 단막극이 지상파 3사로 퍼져, 요즘 드라마 세태에 다양성을 부여하는 좋은 방향으로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단막극 부활 소식에 네티즌들 역시 “기대 된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드라마 스페셜’은 좋은 퀼리티와 신선함으로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매주 수요일 밤 11시 20분 방송.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드라마 스페셜'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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