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2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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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도 '색깔'이 있어야 한다

기사입력 2007.02.17 07:32 / 기사수정 2007.02.17 07:32

황교희 기자
 
                 @ 관중석을 가득 메운 인천 도원체육관/황교희

[엑스포츠뉴스 = 황교희기자] 17일부터 서울 중립경기(5라운드)에 들어간 프로 배구는 가히 '제2의 르네상스'라 불릴 만 하다. '특급용병' 숀 루니만 있었던 지난 시즌과 달리 2006-2007시즌은 특유의 색깔 있는 외국인 선수 영입을 통해 예측할 수 없는 경기로 배구 팬들의 흥미를 자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라운드에서 보여준 대한항공의 돌풍과 4라운드 현대캐피탈의 짜릿한 역전승은 잃어 버렸던 배구의 진미를 느끼게 하는데 충분했다. 그 결과 배구장을 찾은 팬들은 폭발적인 수준으로 증가했다. 올 시즌 '돌풍의 주인공' 대한항공의 홈 관중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무려 339%나 늘어났고, V리그 전체 평균관중 수도 3천명(3816명)을 돌파했다.
 
올 시즌 배구의 인기 몰이는 프로 팀들의 상향 평준화에 따른 예측할 수 없는 경기였다. 강동진(대한항공), 박철우(현대), 고희진(삼성) 등과 같이 젊은 선수들의 일취월장한 기량도 있었지만, 그 중심에는 레안드로-숀루니-보비-윈터스와 같은 외국인 선수들이 있었기에 매 경기 손에 땀을 쥘 수 있었다.
 
하지만 국내 선수들과 다르게 그들은 언제 한국 코트를 떠날지 모르는 '용병'일 뿐이다. 모처럼 되찾은 배구의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시도해야만 한다. 이왕이면 배구에서만 볼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것이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 등번호색으로 차별화를!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바로 우승 팀 유니폼에 새겨질 '등 번호 색'이다. 축구에서는 우승을 할 경우 '별'을 유니폼에 새기는 것처럼, V리그를 주최하고 있는 한국배구연맹에서 우승 팀에게 고유의 '등번호 색'을 부여해 다음 시즌에 적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것은 우승 팀에게 주어지는 명예이며 자부심이 될 수 있다. 우승 트로피와는 의미가 다르게 매 경기 자부심과 함께 코트를 누빌 수 있다. 반대로 상대 팀에게는 도전 정신을 불태울 수 있으며, 한 발짝 더 뛰게 하는 자극요소가 될 것이다. 이것은 자연히 경기력 향상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고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의 환호는 더욱 높아져 갈 것이다.
 
색은 TV중계 시 잘 노출되어야 하고, 상징적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몇몇 유럽 축구 팀들이 '황금색' 등 번호를 달고 뛰는 것을 볼 수 있다. 황금색은 부와 명예를 상징한다. 생각해 보라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황금색 등 번호를 달고 스파이크를 날리는 장면을. 물론 이 색이 아니어도 좋다. 배구 혹은 연맹을 나타낼 수 있는 색깔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최고 인기 프로 스포츠였던 프로야구는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주말이면 잠실 야구장의 3만5백석을 가득 메웠다. 암표상들은 잠실운동장 역 아래까지 내려와 표를 팔곤 했다. 그러던 프로야구는 용병도입 외 이렇다 할 변화 없이 시간만 흘렀고, 97년 IMF 외환위기와 맞물려 힘을 잃고 만 것은 좋은 예다.
 
지금의 인기를 넘어 '겨울 스포츠의 꽃'으로 귀환하기 위해서는 배구에서만 볼 수 있는 외적인 재미를 팬들에게 선사해야 한다. 다양한 장내 이벤트와 연고지 중심의 마케팅은 필수다. 필자가 이 제의한 것은 단지 일부에 불과하다.
 
‘구슬도 꿰야 보배’라는 우리 옛말처럼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실천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작은 것 하나하나가 모여 팬들에게 새로움과 즐거움이 전달될 때 변함 없는 인기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되지 않을까. V리그는 아직 세 시즌도 채 지나지 않았다.



황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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