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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의 꼬치꼬치] '남사' 신세경의 밀당, 얄밉지만 왜 마음이 갈까?

기사입력 2013.05.08 14:16 / 기사수정 2013.05.08 17:58



▲ 남자가 사랑할 때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사랑 이야기를 빼놓고 드라마를 논하기는 힘들다. 그만큼 멜로는 드라마에서 가장 많이 다뤄지는 소재다.

특히 가난하지만 당찬 여자 주인공과 모든 게 완벽하지만 내면 깊은 곳에 큰 상처를 입은 남자 주인공의 사랑은 드라마의 단골소재였다.

현실에서는 이뤄지지 않을 것 같은 주인공들의 극적인 사랑 이야기는 그동안 지겹도록 되풀이돼왔다. 그럼에도 이런 스토리가 드라마에서 여전히 애용되고 인기를 끄는 까닭은 시청자들의 기대심리를 충족시키기 때문일 것이다.

MBC 수목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도 예외는 아니다. 성격이 서로 극과 극인 한태상(송승헌 분)과 이재희(연우진)가 서미도(신세경)를 놓고 벌이는 라이벌 관계는 진부함의 끝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진부하기 때문에 자꾸만 보고 싶어지는 효과(?)를 발휘한다. 한 여자를 놓고 벌이는 두 남자의 사랑 다툼은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과 경쟁심리 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래서 삼각관계, 사각관계는 드라마의 영원불멸의 소재가 된 것일지도 모른다.

'남자가 사랑할 때'는 소재는 진부하지만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주인공들의 캐릭터는 꽤 입체적이다. 미도는 가난에 찌들었지만 공연 기획자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산다. 사업가로 자수성가한 태상은 남부러울 것 없는 재력과 능력을 모두 갖췄지만 불우한 가족사를 겪었고 밝고 건강한 재희는 형 창희(김성오)와 단 둘이 자란 아픔을 지녔다.

특히 미도라는 인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지만 웃음을 잃지 않는 전형적인 캔디렐라와 닮았으면서도 조금은 다른 면이 있다.

어려운 형편에서도 기죽지 않고 당돌하며 남자에게 끌려 다니는 약한 여자도 아니다. 대학교 등록금과 아버지 병원비 등을 대신 내주면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태상과 자유분방하고 유머러스한 성격을 지닌 이재희 사이에서 은근히 저울질을 하는, 당차다 못해 이기적이고 대찬 여자다.

미도는 손잡는 것조차 어색해하는 순수한 남자 태상을 좋아하지만 그의 야수 본능을 부담스러워한다. 반면 생활고 때문에 잠시 접어둔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는 재희에게 서서히 마음을 열게 된다.


두 남자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미도의 모습은 얄밉지만 솔직하기 때문에 공감을 준다. 태상에게 조금씩 마음이 떠나고 있지만 여전히 태상을 짝사랑하는 승주(채정안)를 견제한다거나 태상과 사귀면서 재희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미도의 모습은 '밀당(밀고 당김)' 그 자체다.



이 작품은 미도라는 여주인공을 통해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여자의 욕망을 내밀하게 담아냈다. 태상과 재희를 두고 갈팡질팡하는 미도는 사랑에 영원함이란 없음을 몸소 보여준다.

미도의 그런 행동을 비난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차라리 그래서 인간적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안정과 모험을 동시에 누리고 싶은 이중성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 상황에 처해 있다면 미도처럼 행동하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미도가 사랑을 저울질하게 된 것은 그가 겪은 삶의 경쟁이 그만큼 치열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시청자들은 그를 손가락질하면서도 은근히 몰입해서 보게 되는 것이다.

미도가 벌이는 '밀당'의 줄다리기는 진부하지만 가슴에 와 닿는다. 그가 태상을 선택해 삶의 안정을 누릴 것인지, 재희를 택해 꿈을 펼치고 살지 시청자들은 궁금증을 감출 수가 없다. 

지난 2일 방송분에서 미도는 태상에게 이별을 고했다. 현재 재희에게 마음이 더 기운 상황이지만 막상 그 사랑이 기대와 다르다면 원래 자리인 태상 곁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미도의 이별선언을 계기로 사각관계의 2막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네 남녀의 감수성과 심리가 얼마나 섬세하게 표현되느냐에 따라 미도의 행동에 설득력이 더 부여될 듯하다. 적도의 남자'(2012), '태양의 여자'(2008) 등 인물의 내면과 심리를 뛰어나게 포착하기로 유명한 김인영 작가의 뒷심이 더욱 기다려진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남자가 사랑할 때 ⓒ 남자가 사랑할 때 지난 방송화면, 포스터]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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