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10.09 10:52 / 기사수정 2007.10.09 10:52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007' KOVO컵 프로배구 마산대회에 참가한 남녀 디펜딩 챔피언인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와 흥국생명 핑크 스파이더스는 서로 약속이나 한 듯 다른 프로팀들에 모두 연전연패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두 팀은 모두 배구의 도시 천안을 연고로 쓰며 V-리그 2연패를 달성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또한, 새로운 배구 중흥에 촉매 역할을 한 인기 구단들이다. 그러나 '우승 후유증'을 겪고 있는 탓인지 2007' KOVO컵에 나선 두 팀의 모습은 '디펜딩 챔피언'이란 타이틀을 무색하게 만드는 전력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다른 팀들의 전력이 상승한 데에 비해 오히려 팀의 전력이 퇴보한 느낌도 지울 수 없었다. 특히, 흥국생명은 새 외국인선수 마리 헬렘(사진 왼쪽)의 고군부투에도 불구, KOVO컵 1라운드에서 단 한 세트도 뽑아내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다른 팀들의 실력이 일취월장했다고 해도 남, 여 모든 프로팀들이 서로 현격한 전력 차를 보여주고 있진 않다. 현대캐피탈과 흥국생명도 현재의 상태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정규리그에 임한다면 디펜딩 챔피언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본 바탕은 가지고 있다.
기존에 가졌던 전력의 잠재력을 이끌어낼 전력 강화가 필요하며 기존의 전력을 넘어 새롭게 거듭나야할 부분도 분명히 가지고 있다. 이 두 팀이 지닌 문제점을 살펴보기로 하겠다.
현대캐피탈, '루니의 팀이 아닌 조직력의 팀'
현대캐피탈에게는 김호철 감독의 장기간 계획으로 다져진 조직력의 부활, 그리고 러시아리그로 떠난 숀 루니(사진 오른쪽)의 공백을 채울 수 있는 대안이 시급하다.
이번 KOVO 컵에서 드러난 현대캐피탈의 경기력을 분석해 보면 지난 시즌 우승할 때의 모습과는 분명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아직도 현대캐피탈에는 희망이 있다. 장기간 훈련으로 다져진 현대 특유의 조직력이 흐트러지지 않았기 때문.
김호철 감독은 처음 부임할 때부터 장신 특유의 공격을 살릴 수 있는 공격을 추구했다. 여기에 한국배구 특유의 스피드까지 첨가해 색깔 있는 팀을 만들고 나서 삼성화재의 독주를 저지하겠다는 목표가 확고했다.
김호철 감독은 이것을 이루기 위해 오랜 기간 동안 삼성화재에 덜미를 잡히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한 동시에 패배의식이 팽배했던 현대 선수들의 정신력을 다잡고자 노력하였다. 그의 첫 번째 계획은 코트에 들어설 때마다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는 강한 승부근성을 불어넣어 준 것이다.
또한, 기본 전술 훈련부터 다시 시작해 장신 선수들의 부족한 수비력과 다양한 공격 테크닉을 연마시켰다. 또한, 선수 본인의 플레이를 메모로 적어서 코칭스태프와 함께 플레이를 고쳐나가는 열린 지도방식을 채택해 선수들이 코트 안에서 단순히 움직이는 것이 아닌 '생각하면서 플레이' 하는 조직력을 완성해갔다.
그 결과, 삼성화재의 독주를 막아내고 팀이 2연패 할 수 있는 업적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팀 전력에서 공수에 걸친 다양한 활약을 보여준 용병 루니가 러시아로 이적함에 따라서 기존 현대 팀의 구성력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현대 캐피탈이 V-리그 2연패를 이루는데 루니가 맡은 역할은 컸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파헤쳐보면 루니의 선전은 우승을 이루기 위한 과정의 하나였을 뿐 확실한 해답은 아니었다. 높이를 앞세운 공격력과 안정된 수비력이 조화되며 빠르고 다양한 조직력을 보여준 것이 현대가 2연패를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이다.
루니가 성공한 외국인 선수로 기억되는 이유는 그가 레안드로 다 실바(전 삼성화재)나 레이첼 밴 미터(도로공사)처럼 큰 공격에 치중한 플레이어가 아니라 현대가 추구하는 조직력의 배구에 융화되어 빠른 C퀵과 이동 시간차, 그리고 중앙 시간차, 백어택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협력수비에도 능숙했기 때문. 전천후 플레이어였던 루니는 다른 외국인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과 같은 조직력의 배구를 살리기 위해선 현재 팀의 구성원으로는 미비해 보인다. 그리고 김호철 감독도 언급했듯이 KOVO컵에서 현대와 함께했던 외국인선수 커트 토펠(미국)의 기량은 함량미달로 판명됐다.
지금 현재의 상황에서 새로운 외국인선수를 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 용병 없이 경기를 치를 수 있다고 밝힌 김호철 감독의 말처럼 어느 한 플레이어에게 의존하는 배구가 아닌 코트에 들어선 구성원들의 능력 치를 최대한 끌어내 다이내믹한 배구를 만드는 것이 바로 현대캐피탈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배구다.
루니가 빠진 현대의 공격력은 현재로썬 미완성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단련되어 있는 조직력 또한 100%로 끌어올리려면 여러모로 부족한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과연 특정 플레이어에게 의존하는 배구가 아닌 전 멤버를 고르게 활용하며 상대팀을 교란시키는 현대캐피탈의 다이내믹한 배구가 이번 시즌에도 부활해 통할 수 있을지 앞으로 그들의 행보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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