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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BL 구단탐방①] KB스타즈, 서동철 감독의 야망과 전쟁

기사입력 2013.05.03 15:21 / 기사수정 2013.05.12 08:16

홍성욱 기자
[엑스포츠뉴스=홍성욱 기자] 여자프로농구(WKBL) 6개 구단 가운데 우승팀 우리은행을 제외한 5개 팀이 훈련을 시작했다. 감독이 바뀐 팀도 있고, 코치가 보강된 팀도 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도 문이 닫히면서 선수 이동이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연봉계약과 훈련뿐이다. 엑스포츠뉴스에서는 다시 훈련을 시작한 6개 구단을 찾아 감독 및 키플레이어를 차례로 만나 새로운 팀 분위기를 살펴본다. 다음 시즌을 향한 출발점을 점검하는 뜻에서 연재를 기획했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청주 KB스타즈 서동철 감독, 변연하 선수
② 부천 하나외환 조동기 감독, 김정은 선수
③ 구리 KDB생명 안세환 감독, 신정자 선수
④ 안산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 김단비 선수
⑤ 용인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 이미선 선수
⑥ 춘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임영희 선수



청주 KB스타즈는 지난 시즌을 4위로 마쳤다. 삼성생명과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났지만 1승도 버거웠다. KB스타즈는 시즌 초반부터 부상 선수가 줄을 이었고, 정덕화 감독의 갑작스런 사임과 외국인 선수 리네타 카이저의 퇴출 사태로 어수선한 시즌을 보냈다.

그런 KB스타즈의 달라진 모습은 시즌 막판 부임한 서동철 감독의 행보에서 찾을 수 있다. 서 감독은 부임과 동시에 팀을 지휘하면서 정규시즌 2경기와 포스트시즌 2경기에서 모두 패했지만 선수단을 파악하며 다음 시즌을 대비할 수 있는 값진 경험을 했다.

한 달 가량의 달콤한 휴가를 마치고 다시 모인 KB스타즈 선수들은 서 감독의 지휘 아래 2013~14 시즌을 향한 잰걸음에 나섰다. 서동철식 농구는 어떻게 펼쳐지고 있는지 천안 KB국민은행 연수원에 있는 체육관을 찾아봤다.

▲ 코치만 17년, 쉬지 않고 달려온 서동철의 선택

농구계 인사들에게 서동철 감독에 대해 물으면 두 가지 답이 꼭 나온다. 성실과 근성이다. 송도고와 고려대를 졸업하고 삼성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서 감독은 서른 살인 97년 은퇴와 동시에 삼성생명 코치로 지도자에 입문해 17년간 쉬지 않고 선수들을 지도해 왔다.


11년간 남자농구에 몸담았지만 첫 지도자 생활을 여자농구에서 했던 만큼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은 빠르다. 서 감독이 몇 년 전부터 있었던 감독제의를 계속 거절해오다 이번에 전격적으로 오케이 사인을 낸 이유가 궁금했다. 돌아온 답변은 간단했다.
“이번에는 기다렸습니다.”

이제는 자신의 농구철학을 코트에서 구현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 것이다.

▲ 키는 1번 포지션, 무한경쟁으로 해법 찾는다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KB스타즈는 외부영입을 꿈도 꾸지 못했다. 소속팀 선수 붙들기에 힘을 쏟았다. 핵심전력인 정선화 강아정을 붙잡았고, 김수연과 이경희도 재계약했다. 허윤정은 은퇴를 선언했고, 박세미는 짐을 쌌다.

자연스레 1번 포지션이 다음 시즌 과제로 남았다. 서 감독은 무한경쟁을 선언했다. 기회는 올라오는 선수가 차지하는 법. 박선영 홍아란 심성영 이경희 김수진 등 잠재적 후보군들은 치열한 각축전을 벌써부터 시작했다.

▲ 외국인 선수, 작품 만들겠다

돌아오는 시즌은 외국인 선수를 2명까지 보유할 수 있다. 출전은 1명이지만 더블스쿼드를 잘 갖춘다면 엄청난 전력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더구나 기존 선수 외에 영입 선수가 없었던 KB스타즈는 용병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지난 시즌 용병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KB스타즈인 만큼 이번 시즌은 용병을 통해 전력향상과 순위 도약을 함께 일군다는 당찬 각오다.

서동철 감독은 이를 위해 영어에 능통한 박재현 코치를 영입하며 코치 분업화에 나섰다. 박 코치가 선수 선발과정과 관리까지 전담하면서 선수단과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만드는 중책을 담당하게 된 것.

외국인선수의 성공요인은 실력도 있지만 선수단 및 한국문화에 잘 적응하는 것이 필수요인이다. 기존 선수단과 녹아들지 못한다면 아무리 화려한 기량을 가졌어도 성공하기 힘들다는 건 여러 해를 통해 증명된 사실이다. 뽑는 것 이상으로 관리도 중요한 만큼 철저하게 준비한다는 전략이다.

▲ 이동시간도 아깝다. 연수원 입소 특훈

KB스타즈는 이동이 많은 팀이다. 홈구장은 청주에 있고, 훈련장은 천안에 있다. 선수단이 묵는 숙소는 훈련장 인근 아파트로 차량으로 이동해야 한다. 하루 세 번 모여서 이동하는 것도 1시간 넘게 소모된다. 서 감독은 5월 18일까지 연수원이 비는 틈을 노려 재빠르게 입소를 결정했다. 이동시간을 줄이며 훈련 극대화에 나섰다.

서 감독은 야간훈련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직접 진두지휘하며 선수들의 슈팅을 세심하게 점검하고 있다. 서 감독의 위치는 바스켓 아래다. 볼을 잡아 선수들에게 패스하면서 아이콘택을 시도하고 있다.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KB스타즈는 여자프로농구(WKBL) 출범 이후 유일하게 우승을 해보지 못한 팀이다. 그렇지만 이번 시즌은 기대를 해봐도 좋을 것 같다. 키플레이어 변연하가 건재하고, 강아정도 물오른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했던 김수연도 돌아와 힘을 보탠다. 용병과 함께 골밑을 지배할 정선화까지 있어 든든함 마저 느껴진다.

기적을 써내려갈 준비는 마쳤다. 이제는 세심하면서도 뚝심 있는 서동철식 농구를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그의 마음속에 숨겨진 야망이 지금은 작은 전쟁으로 표현되고 있지만 올가을 코트를 어떻게 달굴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홍성욱 기자 mark@xportsnews.com  

[사진=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서동철 감독 ⓒ 엑스포츠뉴스 DB] 

홍성욱 기자 m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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