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쓰러지란 법은 없나 보다. MBC '일밤'에도 봄이 찾아왔다. '남자', '공감', '소통'이라는 키워드를 통해서다.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가 '일밤'의 구원투수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두 코너 모두 연예인들이 진정한 아빠, 진정한 사나이로 거듭나는 과정을 이야기하며 웃음과 공감을 준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최근 몇 년간 '일밤'은 계속된 암흑기를 겪었다. '오빠밴드', '간다투어', '신입사원', '집드림', '바람에 실려', '룰루랄라', '꿈엔들', '남심여심', '무한걸스', '승부의 신', '매직콘서트' 등 많은 코너들이 저조한 시청률을 면치 못하고 단기간에 사라졌다.
하지만 위기 뒤에 기회가 온다고 했던가. 남성들의 리얼버라이어티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가 시청률과 호응을 동시에 얻으며 모처럼 웃음을 짓고 있다.
부활의 스타트는 '아빠 어디가'가 끊었다. 배우 성동일, 이종혁, 방송인 김성주,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송종국, 가수 윤민수가 아이들과 산골로 1박 2일 여행을 떠난다는 콘셉트의 이 프로그램은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예능계의 새로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아빠 어디가'에는 화려한 톱스타와 억지 요소가 없다. 다섯 아빠들이 자녀들을 통해 더 '좋은' 아빠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진정성이 발휘된다. 또 보통 아빠로서 아이들을 대하는 이들의 모습은 브라운관 속 화려한 모습과 대조돼 보는 재미를 극대화한다.
배우 김수로, 류수영, 방송인 서경석, 샘 해밍턴, 가수 손진영, 엠블랙, 미르가 출연하는 '진짜 사나이' 역시 포장된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맥락을 같이 한다.
'군대'라는 진부한 소재를 다뤘음에도 남성들의 군복무가 필수인 우리나라의 특수성과 맞물려 불과 2회 만에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훈련소부터 자대배치, PX, 군대리아를 둘러싼 남자 연예인들의 미묘한 심리변화를 대본과 제작진의 개입 없이 포착해낸 전략이 통한 것이다.
6개월 방위 출신, 외국인, 미필자, 예비역 등의 개성 강한 군생활은 남녀노소에게 골고루 어필한다. 남성들에게는 추억거리를 곱씹을 기회를, 여성들에게는 남성들의 세계를 은밀하게 관찰하는 재미를 주기 때문이다.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는 결과물보다 과정에 중점에 두며 공감과 소통의 심리를 겨냥했다. 화려하게만 느껴졌던 남자 스타들이 알고 보면 평범한, 또 가끔은 어설픈 남자라는 것을 오롯이 보여준 셈이다.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아빠 어디가'는 집 고르기, 실험카메라 등 진부한 설정이 반복돼 차츰 새로운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에 놓여있다. '진짜 사나이' 또한 예능프로그램의 특성상 군대가 희화화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친근감과 오락성 사이에서 조심스런 줄다리기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 ⓒ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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