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재미없는 끝내기였던 것 같네요."
1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 9회말 끝내기 홈런으로 팀의 극적인 승리를 이끈 박병호(넥센 히어로즈)가 멋쩍게 웃어 보였다.
하지만 그의 한 방으로 팀은 짜릿한 승리를 거뒀고, 4연승으로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4번 타자' 박병호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경기였다.
박병호는 0-0으로 팽팽하던 9회말 노성호의 체인지업을 그대로 통타,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05m의 솔로홈런을 만들어냈다. 이 한 방으로 승부는 그대로 마무리됐다. 자신의 시즌 3호 홈런이자 올 시즌 첫 끝내기 홈런, 2011년 8월 20일 목동 KIA전 이후 개인 통산 두 번째 끝내기 홈런이었다.
하지만 박병호는 자신이 친 타구가 승부를 마무리 짓는 '한 방'이었다는 것을 3루를 돌 때쯤에야 알았다고 했다. 그만큼 마음처럼 잘 되지 않는 타격에 조급함이 앞섰던 것이 사실이다.
박병호는 이날 홈런을 치기 전까지 16경기에 나서 타율 2할 1푼 6리 12안타 2홈런 7타점을 기록 중이었다. 수치로만 보면 아직까지는 '4번 타자'의 이름에 걸맞은 활약을 보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박병호 역시 이 점을 생각하지 않았을 리 없다. 그는 "기록에서 보이듯이 요즘 타격감은 좋지 않다"면서 "기술적인 것보다는 심리적인 영향이 큰 것 같다. 안 좋은 게 오래 가다 보니 작년 성적 생각도 나는데, 그때마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작년 4월 성적도 좋지 않았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시면서 마음을 편하게 해주신다"며 많은 배려를 받고 있는 만큼 빨리 타격감을 찾아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박병호에 대한 믿음은 염경엽 감독의 말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염 감독은 "4번 타자의 역할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면서 박병호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드러냈다.
아직 타격에서는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지만, 수비에서의 활약만큼은 이전보다 훨씬 나아졌다는 평을 듣고 있다. 박병호는 "지난 시즌에는 나 때문에 내야수 쪽 실책이 많이 나와서 미안했다"면서 "수비에서 좋은 플레이가 하나 나올 때마다 자신감이 더 생기는 것 같다. 지금은 타격이 안 되기 때문에 수비에서라도 도움을 주고 싶다"면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자신의 바람을 다시 한 번 드러내기도 했다.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았음에도, 항상 겸손함을 잃지 않는 박병호의 모습은 그가 잠시 부진해보인다 하더라도 변함없는 믿음을 보낼 수 있는 이유가 된다.
박병호는 인터뷰 말미 "아침에 장모님이 해주신 립을 먹고 나왔는데 그게 많은 힘이 된 것 같다"면서 웃어보였다. 든든한 가족의 존재가 박병호를 힘내게 하는 원동력임은 분명한 듯 하다.
시즌이 시작한 지는 채 한달도 되지 않았다. 앞으로 가야 할 긴긴 레이스에서 박병호가 또 어떤 극적인 드라마를 펼쳐 보일지, 앞으로의 활약에 시선이 집중된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박병호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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