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최근 종영된 MBC 드라마 '7급 공무원'에서 미녀 스파이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한 여배우가 있다. 도도하고 차가운 이미지에 지성을 겸비한 스파이로 국정원 요원들과 두뇌 싸움을 펼치는 미래역할을 맡은 김수현이다. 그는 국정원과 스파이의 대립이라는 극의 주가 되는 갈등을 표현하며 긴장감을 만들어 내는 때로는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때로는 연민의 정까지 느껴지는 내면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어두운 역할을 맡았던 그였지만 실제 만나본 그의 표정은 무척이나 밝았다.
"지난 3년간 정신없이 달려 온 것 같아요"
그는 최근 연기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 3년간 '도망자 Plan.B', '로맨스 타운', '브레인', '스탠바이' 그리고 '7급 공무원'까지 많은 작품에 출연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8개월간 촬영이 이어진 '스탠바이'에 이어, 이번 '7급 공무원'을 위해 약 5개월 여를 촬영장에서 보내왔다.
■ "배우가 되고 싶어요" 생일날 눈물 펑펑
미래는 복수에 자신의 모든 걸 거는 듯하면서도 내면에는 갈등과 연민을 지닌 복합적 캐릭터다. 김수현은 미래의 과거를 구체화 시키며 진정성 있는 연기를 할 수 있었다.
"우혁(엄태웅 분) 오빠가 죽었을 때 죽음 때문에 단순히 슬퍼하는 게 아니라 그 모든 과거가 다 떠오르기 때문이잖아요?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오랫동안 울 수도 없고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을 거에요"
그는 "그 때 바(bar)에서 울었던 장면이 이번 작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심지어 해당 신을 찍고 나서 김수현은 감정이 넘쳐 몇 시간을 더 울었다.
"감독님, 저 정말 배우가 되고 싶어요"
울음이 터진 김수현에게 김상협 PD는 "넌 이미 배우야"라며 그를 다독였다. 해당 신의 촬영 날은 김수현의 생일이기도 했다.
그는 "그 신에서 촬영을 두 번이나 했다. 지금 모니터 해보면 몇 분 걸리지 않는 간단한 신으로 지나칠 수 있지만, 그 한 신을 위해 많은 상상을 하고 연습을 했던 것 같다. 지금도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그렇게 극 초반 사망하며 퇴장한 엄태웅(최우혁)의 빈자리는 컸다. 그의 퇴장으로 국정원에 대립하는 세력은 김미래와 JJ(임윤호) 둘이 감당해야 했다.
"엄태웅 선배님이 안계시다는 것, 부담이 엄청 됐죠. 원래 JJ라는 인물은 저보다 나이가 많고 나를 이끌어주는 캐릭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김수현은 스스로 극의 메인 스토리를 이끌며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그는 자신의 파트너인 JJ 역할을 맡은 임윤호 또한 칭찬했다.
"사실 윤호와 동갑인 남동생이 있어요. 동생만 같던 윤호인데 너무 잘했죠. 눈빛도 섬뜩할 정도였고 액션 연기도 훌륭하더라고요. 저와 있을 때 둘의 묘한 감정도 보여줄 수 있어서 만족해요.
그는 이번 작품에서 "진정성을 담아서 연기를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고 말했다.
"'브레인'에 함께 출연했던 신하균 선배님에게 '연기하고 그에 대해 늘 반성하라'는 조언을 받았어요. 무엇을 이뤄냈다기 보다 계속해서 배워 나간다는 생각으로 연기에 임하려 해요"
■주원과의 멜로 연기, 찬성과 악연으로 남은 점 아쉬워
이번 작품에서 김수현은 멜로 연기를 마음껏 해 보이지 못한 아쉬움도 있다. 한길로(주원)와도 연결이 안됐고, JJ(임윤호)와도 맺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쉬워요. 저도 멜로 연기 할 수 있는데(웃음)"
사실 촬영 초반에는 주원과도 애틋한 감정이 생기는 구상이 있었다고 한다. 김수현은 "모든 게 다 계획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아쉬움은 있다"면서 다음을 기약했다.
도하(찬성)와 극 후반까지 만나지 못하다가, 결국 악연으로 남은 점도 김수현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였다.
드라마 제작 초기에 이뤄진 태국 촬영에서 같은 팀이었던 두 사람은 "우리는 언제쯤 만날까요"라며 반갑게 인사했다. 농담으로 '만나도 좋은 관계는 아닐 거다. 도하가 나를 죽이지만 않으면 다행이지'라고 얘기도 했었다. 그런데 정말 총을 겨누고 나를 쏠 상황까지 가지 않았나. 그래서 우리끼리 '재밌다'며 웃었다"고 말했다.
'7급 공무원' 촬영 중 그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뭘까.
"사실 너무 많아서 딱히 꼽기가 어려워요. 엄태웅 선배님이 죽는 역할 찍을 때도 산속에서 찍어서 무척 힘들었어요. 극 후반 총을 맞는 장면에도 기억에 남아요. 바닥을 구르고 기면서 해질 때부터 해 뜰 때까지 촬영을 했죠. '이제 그만 집에 가고 싶어요'라고 감독님에게 농담도 했어요"
그는 미래를 연기한 자신에게 아쉬움과 만족을 동시에 나타냈다.
"미래라는 역할이 담고 있는 감정 선과 스토리가 있는데 다 펼쳐 보이지 못한 점도 있어요. 여건이 허락됐다면 재미있고 인간적인 면을 더 보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하지만 단순히 팜므파탈 느낌의 악역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스스로 좋아하고 있어요"(웃음)
*2편에서 계속…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사진 = 김수현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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