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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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남격', 아저씨 예능은 4년 동안 무엇을 남겼나

기사입력 2013.04.07 22:55



[엑스포츠뉴스=원민순 기자] KBS 2TV '해피선데이 - 남자의 자격'(이하 '남격')이 4월 7일 마지막 방송을 마쳤다. 지난 2009년 3월 첫 방송을 시작했으니 약 4년여 만에 종영을 맞은 셈이다.

'남격'은 4년 전 이경규, 김국진, 김태원, 이윤석, 김성민, 이정진, 윤형빈으로 7명의 고정멤버를 꾸렸다. 이후 김성민이 필로폰 투약으로 2010년 11월 하차했고 이정진은 본업인 연기에 집중하고자 2011년 5월 떠났다. 이정진의 하차로 합류한 전 야구선수 양준혁과 KBS 전 아나운서 전현무는 각각 SBS 야구해설위원, 프리랜서를 선언하며 2012년 7월 하차했다. 이어 개그맨 김준호와 배우 주상욱이 합류했다.

'남격'은 '죽기 전에 해야 할 101가지'라는 부제 속에서 평균연령 40대의 멤버들이 리마인드 웨딩, 합창단, 자격증, 애완동물, 귀농, 배낭여행, 탭댄스, 철인 3종 경기 등 다양한 미션에 도전하며 겪는 고군분투기를 담아내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사실 '남격'은 MBC 토요일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을 떠올리게 하는 콘셉트와 멤버 구성으로 처음부터 환영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아이템들로 편안한 분위기를 추구하면서 소소한 재미를 이끌어내 중년 세대들을 TV 앞으로 모여들게 했다. 그렇게 '남격'은 화려한 게스트나 특별한 설정 없이 '남격'만의 스타일을 구축해나갔다.



서서히 존재감을 보이기 시작한 '남격'이 2010년에 선보인 합창단 미션으로 대박을 터뜨리며 화려한 전성기를 열었다. '남격' 합창단을 맡은 박칼린의 진두지휘 하에 오합지졸이었던 단원들이 점차 발전해나가는 과정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합창단의 인기에 힘입어 '남격'의 맏형 이경규가 2010년 KBS 연예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남격'은 합창단 이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갈수록 높아지는 시청자들의 눈높이와 빠르게 변화하는 예능 프로그램 트렌드 때문인지 더 이상 '남격' 스타일은 통하지 않았다. 동 시간대 경쟁 프로그램들의 맹추격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켜냈지만, 합창단을 능가할만한 아이템이 나오지 않는데다가 똑같은 패턴의 반복으로 화제성이 떨어지면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SBS 'K팝스타2' MBC '아빠 어디가'에 밀리며 4년 만에 폐지를 확정짓게 됐다.

'남격'은 폐지가 결정된 이후 3월 24일, 31일 방송을 통해 '남격을 빛낸 101명의 인물'이라는 테마로 멤버들이 과거 출연했던 게스트들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사람들을 만나 지난 4년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단 2회 분량의 방송으로 4년 역사를 정리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으나 '남격'은 특유의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담담하게 마지막을 준비하며 호평받았다.

4월 7일 마지막 방송에서는 멤버들이 마지막 미션으로 4년 전 이미 한 번 수행한 바 있는 패러글라이딩 도전에 나선 모습이 공개됐다. 멤버들은 패러글라이딩을 마친 후 그동안 말하지 못한 속내를 털어놓으면서 마지막이라는 아쉬움에 눈시울을 붉혔다. 맏형님 이경규도 김태원이 직접 쓴 편지에 울컥하며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이제 '남격'은 마지막 방송과 동시에 점점 잊혀 갈 것이다. 하지만, 남자의 자격을 갖추기 위해 4년이라는 세월 동안 펼쳐진 중년 남자들의 도전정신만큼은 시청자들의 뇌리 속에서 쉽게 잊히지 않을 것 같다.


대중문화부 enter@xportsnews.com

[사진='남자의 자격' ⓒ KBS 방송화면]


대중문화부 원민순 기자 wond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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