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KIA 타이거즈는 2009시즌 SK 와이번스의 리그 3연패를 저지하며 'V10'을 달성했다. 삼성 라이온즈가 3연패에 도전하는 2013시즌, KIA가 다시 한 번 독주 체제에 반기를 든다. KIA는 막강한 선발진과 쉬어갈 틈 없는 타선으로 시범경기부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선동렬 감독은 25일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미디어데이에서 "올 해 일 한 번 저지르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시범경기를 통해 예열을 끝낸 KIA, 목표는 'V11' 이다. 도전의 중심에는 김주찬이 있다.
▲ 김주찬 영입, 시너지 효과 만들다
올 시즌 KIA의 가장 큰 변화는 역시 'FA 최대어' 김주찬의 영입이다. KIA는 김주찬에 4년간 옵션 포함 총액 50억원이라는 거액을 지불했다. '몸값 거품' 논란도 있었지만 시범경기를 통해 4할대 타율(0.429)로 대활약하며 가치를 입증했다.
'강한 2번 타자' 김주찬의 등장은 '번트 감소'로 나타났다. KIA는 지난해 리그 최다인 132차례 희생번트에 성공했다. 공식 기록에 집계되지 않는 번트 실패와 작전 변경까지 합하면 적어도 한 경기에 한 번 이상은 번트를 시도했다는 의미다. 이번 시즌은 달라질 전망이다. KIA는 지난 시범경기에서 단 한 개의 희생번트도 기록하지 않았다. 선동렬 감독 역시 "이번 시즌은 번트가 줄어들 것"이라며 공격 야구를 선언했다.
김주찬이 테이블 세터 자리에 들어서면서 김선빈은 자연스럽게 9번 타자로 위치를 옮겼다. 9번 타자라고 해서 강등을 떠올릴 필요는 없다. 수비부담이 큰 유격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타순 변경은 체력안배에 가깝다. 김주찬의 영입이 불러온 '부수적 효과'다.
'전설 속의 존재'라는 조소를 들어야 했던 'L-C-K'(이범호-최희섭-김상현) 클린업 트리오의 재결성 가능성 역시 호재다. 개막전까지 이범호(시범경기 8경기 27타수 3안타, 출루율 0.222)와 김상현(9경기 34타수 7안타, 출루율 0.270)의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것이 과제로 남는다.
▲ '예비 FA' 윤석민, 자격 보여줄까
선발투수진의 밑그림은 완성됐다. 서재응(3경기 13이닝 평균자책점 2.77)과 소사(2경기 12이닝 평균자책점 2.25)는 시범경기부터 위력을 발휘했다. 여기에 지난해 부진했던 양현종이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에서 '6이닝 1실점 무사사구' 호투하며 선발진에 합류했다. 기복이 심한 양현종이 한 시즌동안 꾸준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 그리고 재활중인 윤석민과 김진우의 일시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가 관건이다.
한편 윤석민은 올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획득한다. 프로선수에게 이보다 더 좋은 '당근'은 없다. 그는 올 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 보는 눈이 많아졌다. 자격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 약해진 허리, 해법은 선발의 '이닝 소화능력'
강한 선발진에 비해 중간 계투진의 위압감은 다소 떨어진다. 지난해 박지훈과 필승조를 이뤘던 홍성민은 김주찬의 보상선수로 팀을 떠났다. 박지훈은 지난해 여름 부쩍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여줬다(7,8월 평균자책점 8.38). 시범경기에서 호투한 2년차 중고 신인 임준섭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그는 시범경기에서 3차례 등판해 13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이닝당 출루 허용(WHIP)은 1.05에 불과했다. 시즌 초반에는 선발 등판이 예상되는 가운데 김진우와 윤석민의 복귀 이후 핵심 구원 투수로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허리'에 물음표가 붙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강한 선발투수진이 있는 한 구원투수의 문제는 크게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 서재응-김진우-윤석민-소사는 지난해 9월 4연속 완투에 성공했다. 모두 이닝 소화 능력이 뛰어난 투수들이다. 이들이 길게 던져줄 수 있다면 구원투수 투입을 최소화할 수 있다. 관건은 '운영의 묘'다. 다행히 선동렬 감독은 현역 감독 가운데 가장 감이 좋은 지도자로 꼽힌다. 선택과 집중에도 능하다.
KIA는 시범경기를 통해 '우승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구원진의 무게가 다소 떨어진다'는 단점이 명확한데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그만큼 장점이 강력하다는 뜻이다. 지난 시즌 포스트 시즌 진출 실패의 가장 큰 이유는 핵심 선수들의 줄부상과 이를 메워줄 선수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팬들을 지루하게 만든 번트야구도 여기서 출발했다. 우승을 목표로 한다면, 지난 시즌 부상 관리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달은 만큼 올 해는 달라야 한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김주찬, 윤석민 ⓒ KIA 타이거즈 구단 제공,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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