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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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커' 박찬욱 감독, '순수의 가면' 쓴 '타락 천사'와 귀환

기사입력 2013.02.19 14:5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박찬욱 감독의 할리우드 데뷔작 '스토커'가 19일 언론 시사회를 가졌다.

스릴러 영화인 '스토커'는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삼부작으로 호평을 받았던 박찬욱 감독의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은 '복수 삼부작'을 통해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깊이 파헤쳐왔다. 이번 작품도 그의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충격'과 '반전'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스토커'의 주인공인 인디아 스토커(미아 바시코브스카 분)는 18세 생일 아버지를 여의는 상처를 받는다. 그리고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삼촌 찰리 스토커(매튜 구든 분)가 그녀 앞에 나타난다. 인디아의 어머니인 에블린(니콜 키드먼 분)과 찰리 그리고 인디아가 펼치는 심리드라마가 99분 동안 진행된다.

푸르른 잔디밭과 고풍스러운 스토커 가(家). 그리고 하얀 드레스를 입은 인디아의 모습이 아름답게 비쳐진다. 영화 초반부만 보면 어린 소녀의 '성장 드라마'처럼 보이지만 이후 '핏빛 드라마'가 이어진다. 스토커 가족 주변을 맴도는 인물들은 연이어 살해당한다. 그리고 베일에 가려졌던 찰리의 실체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영화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진다.

인디아는 타인들과의 의사소통을 닫고 자기만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소녀다. 어머니와의 스킨십조차 거부하는 그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단절'된 삶을 살아간다. 그동안 존재조차 몰랐던 찰리도 인디아의 경계 대상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점점 마음을 열어가고 서로에게 끌리게 된다. 일반인들과는 다른 정신세계를 가졌던 두 사람의 '끌림'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스토커'는 박찬욱 감독이 할리우드 자본 시스템 속에서 처음으로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최근 '라스트 스탠드'를 통해 할리우드에 입성한 김지운 감독은 "한국과는 전혀 다른 미국 영화 시스템에 적응하기 어려웠다"고 자신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러한 고민 때문이었는지 '라스트 스탠드'는 김지운 감독의 색깔을 찾기 힘들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스토커'는 박찬욱 감독의 색깔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인디아는 '순수의 가면'을 쓴 '타락천사'로 돌변한다. 이러한 모습은 그의 전작인 '친절한 금자씨'의 주인공과 매우 흡사하다. 또한 '올드 보이'의 반전을 떠올리는 후반부 장면도 인상적이다. 박찬욱 감독은 한국 영화에서 고수했던 자신의 개성을 '스토커'에서도 온전하게 살려냈다.

이 작품은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엔트워스 밀러가 각본을 썼다. 또한 할리우드의 거장인 리들리 스콧과 故 토니 스콧 형제가 제작을 맡았다. 선댄스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던 '스토커'는 28일 개봉될 예정이다.

[사진 = 미아 바시코브스카, 니콜 키드먼 (C) 스토커 스틸컷]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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