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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김연아-마오, 캐나다에서 웃는 자가 '2R 승자'

기사입력 2013.02.12 07:37 / 기사수정 2013.02.12 07:4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1990년 같은 달(9월)에 출생한 두 피겨 스케이터의 운명은 참으로 질기다. 피겨 역사상 이토록 오랫동안 경쟁했던 여자 싱글 선수들이 있었을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년 연속 6위에 머문 아사다 마오(23, 일본)는 확실히 저무는 해처럼 보였다. 그러나 올 시즌 부활에 성공했다. 아사다는 지난 11일 막을 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부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트리플 악셀에서 투 풋 실책을 범했고 '고질병'인 트리플 러츠의 에지 문제는 여전히 변한 게 없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빙판에 넘어지지 않았고 무엇보다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지난 시즌까지 아사다는 자신의 장점을 잃고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하지만 그랑프리 파이널과 전일본선수권대회 그리고 4대륙대회까지 정복하면서 시니어 데뷔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국내 팬들에게 아사다는 분명 '애증의 대상'이다. 이번 대회는 물론 몇몇 대회에서 아사다가 지나치게 많은 점수를 받았던 대회는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아사다는 결코 만만하게 볼 스케이터가 아니다. 아사다는 지난 2년간 트리플 악셀을 비롯한 나머지 점프가 흔들리면서 하위권으로 추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스케이터로서 최고의 위기가 찾아왔지만 이를 극복해냈다. 올 시즌 상승세를 타면서 꺼지지 않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번 4대륙선수권대회는 자국인 일본에서 개최됐다. 아사다는 자신이 출전한 시니어 34개의 대회 중 15개의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 중 자국인 일본에서 거둔 우승이 5번(그 다음으로 많이 우승을 거둔 나라는 3번인 한국)이나 된다. 피겨스케이팅 국제대회를 유난히 많이 개최하는 일본의 영향이 컸다. 아사다는 현역 선수들 중 자국에서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여자 싱글 선수다.

반면 김연아의 '축복의 땅'은 북미대륙이다. 김연아는 지금까지 총 20번의 시니어 국제대회에 출전해 미국에서 3번 캐나다에서 2번 우승을 차지했다. 아사다와는 대조적으로 김연아는 러시아, 중국, 일본 그리고 유럽의 각 국가에서 고르게 정상에 등극했다. 김연아가 유일하게 국내에서 출전했던 ISU 공인대회는 2008년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였다.

또한 이번 4대륙선수권대회는 김연아는 물론 전미선수권 우승자인 애쉴리 와그너(22, 미국)가 출전하지 않았다. 4대륙선수권대회는 ISU가 공인하는 대회지만 일본 선수들의 '홈 어드밴티지'를 고려할 때 아사다가 받은 시즌 최고 점수인 205.45점은 무게감이 떨어진다.

진정한 강자는 오는 3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사다가 만약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경우 개인 최초로 한 시즌 자신이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는 진기록을 세운다.



아사다는 분명히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김연아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 하다. 김연아는 1년8개월 만의 복귀 대회인 NRW트로피에서 200점을 넘어섰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 꾸준하게 대회에 출전했던 아사다와 비교할 때 한동안 휴식을 취하고 나온 김연아의 점수는 더욱 의미심장했다.


그리고 지난 1월 초에 열린 제67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에서 210.77점의 점수로 우승을 차지했다. 국내 대회이기 때문에 점수는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김연아의 기량이 최고 정점이었던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와 다를 게 없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 대회를 지켜본 상당수의 피겨 관계자들은 "올림픽 때와 변한 것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아사다 마오는 이번에도 트리플 악셀과 트리플 플립+트리플 루프 등의 점프 구성을 내세워 기초 점수를 높게 잡았다. 아사다 측은 항상 김연아보다 기술 기초 점수를 높게 잡고 나오는 전략을 세웠다. 하지만 김연아는 기술의 정확성과 성공률 그리고 가산점(GOE)과 예술 점수 등 종합적인 부분에서 월등히 앞서있다.

두 선수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 최고의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시기에 다시 만났다. 시니어 무대에서 두 선수는 11번 맞부딪혔다. 지금까지 김연아는 아사다에 7승4패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사진 = 김연아, 아사다 마오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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