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년 전 소녀와 참전용사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6·25 전쟁에 참전했던 미군이 당시 자신의 부대에서 화상 치료를 받은 한국 소녀를 찾고 있다.
28일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1953년 5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수원 미 공군 제8전투비행단에서 통신병으로 근무했던 미군 참전 용사 '리차드 캐드월러더(Richard Cadwallader·82)' 씨가 6·25전쟁 중 자신의 도움으로 미군 부대에서 화상 치료를 받게 한 한국 소녀를 찾아 달라는 공식 요청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리차드는 수원에서 서쪽으로 떨어진 서해안의 작은 미 공군부대에 배치받았다. 1953년 어느 겨울밤 전신에 3도 화상을 입은 딸을 구해달라며 부대로 찾아온 한국인 모녀를 접했다. 어린 소녀는 집안일을 도우려고 불을 피우다 휘발유통이 터져 심한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모녀는 8㎞나 떨어진 부대까지 걸어왔다. 당시 소녀는 화상 부위를 이웃 주민이 치료한다며 검정 타르같은 물질을 화상 부위 전체에 발라놓아 방치한다면 감염으로 사망할 것으로 보였다.
이에 부대 군의관은 2시간 이상 걸려 소녀를 치료했다. 리차드는 그 긴 시간 동안 아픔을 참은 어린 소녀에 놀랐다. 이후 계속된 보살핌으로 소녀의 상태는 좋아졌지만 감염부위를 완쾌하고 흉터와 얼굴 추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더 나은 치료가 필요했다.
그때 육군이동외과병원(MASH) 소속 헬기가 부대에 도착했다. 리차드는 이 소녀를 부산에 있는 미군 병원 화상병동에 보냈고 다행스럽게도 병원 측이 흔쾌히 승낙, 소녀는 완쾌했다.
1954년 봄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던 리차드는 건강을 회복하고 부대를 찾아온 '화상 소녀'와 몇 분간 만났다. 소녀에게 키스하고 눈물을 흘리며 작별인사를 한 그는 60년 전 일이지만 지금까지 그녀를 잊지 못한다.
리차드는 결국 국가보훈처에 이 소녀를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국가보훈처는 리차드의 영상편지와 사연을 국가보훈처 신문, 방송 보도 및 홈페이지·온라인·광고캠페인을 통해 화상 소녀를 알고 있는 국민의 제보를 받을 계획이다.
화상소녀를 찾게 되면 보훈처는 리차드를 올해 예정된 'UN 참전용사 재방한행사'를 통해 공식초청해 60년 만에 만남을 주선키로 했다. 제보는 국가보훈처 통합 콜센터(1577-0606)로 하면 된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6.25 화상치료 참전용사 ⓒ 국가보훈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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