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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제니퍼소프트만의 차별화 전략…'혁신'과 '여유' 중시

기사입력 2013.01.07 15:54 / 기사수정 2013.01.07 15:54

김승현 기자


▲ 제니퍼소프트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직원의 자율성과 복지를 중요시하는 제니퍼소프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6일 방송된 SBS 다큐멘터리 '착한 성장 대한민국 -리더의 조건(이하 리더의 조건)'에서는 직원의 복지에 대해 다루며 제니퍼소프트의 이원영(44) 대표를 소개했다.

이원영 대표는 "다들 잘 먹고 잘 살고 행복하고 즐거우려고 다들 여기 와 있는 것인데, 인간 자신의 역량과 능력을 가장 열정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기본적인 전제조건은 자율 속이다. 그 속에서 행복을 누리는 것이다"라며 직원의 복지를 강조하는 자신의 철학을 털어놓았다.

방송 후 제니퍼소프트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있었고 회사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등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또 이원영 대표의 트위터는 트위터리안의 맞팔(트위터 친구수락)이 이어졌고 페이스북에는 제니퍼소프트 관련 게시물이 많아졌으며 친구 신청이 급증하는 등 제니퍼소프트의 뜨거운 인기를 반영하고 있다.

제니퍼소프트는 조직과 서비스의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하는 회사로 성능관리 분야의 개척자다. 제니퍼소프트는 경기 파주시 헤이리 예술인 마을에 있으며 지하 1층을 포함, 4층으로 구성됐다. 1층은 카페, 지하는 수영장이 있으며 모든 직원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점심시간 1시간을 제외한 7시간 근무한다.

제니퍼소프트의 직원들은 20일 휴가, 자녀 출산 시 1,000만 원 지원, 호텔 출신 쉐프의 최고급 요리, 5년 차 이상은 가족 해외여행까지 각종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또한 제니퍼소프트 특유의 '직원의 삶의 질을 우선 충족시키는' 이벤트를 통해 사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제니퍼소프트 페이스북에서 이 회사만의 이색적인 이벤트를 꼽아봤다.



제니퍼소프트는 지난해 6월부터 수영장을 운영했다. 직원들의 수영시간은 업무시간에 포함돼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자아내고 있다. 10월에는 수영 강사가 찾아와 상급 클래스를 직접 가르치기도 한다. 페이스북 운영자는 '배 부르게 식사하고 오후 내내 클래스가 예정되어 있는데요, 이 코스는 중, 상급 코스인지라 직원이 별로 없네요. 이따 오후 늦게 있을 초급 코스에 우리 모두 바글바글하지 싶어요.우리는 다들 초급 라이프!'라며 직원들의 수영 실력을 공개하기도 한다. 또 운영자는 '추운 겨울이 되기 전에 수영하러 오세요. 부끄러워서 못 오시겠다고 하시는 분이 많으시더라고요. 괜찮습니다. 함께 나누려고 만든 수영장이에요!'라며 공동 시설로서의 수영장 이용을 독려한다.



지난해 8월 4일에는 제니퍼소프트에서 현악 삼중주 공연이 열렸다. 직원들은 가족을 동반해서 함께 아름다운 연주를 즐겼으며 '가족과 함께 온 아이들은 수영을 하거나 잔디밭에서 뛰어다니며 놀겠지요. 친구, 가족, 아이들, 만남, 웃음, 잔디밭, 꽃밭, 나비의 방문, 아름다운 음악, 음식, 와인 그리고 즐거운 이야기가 가득한 곳'이라는 글에서 보듯 제니퍼소프트의 화합적인 분위기가 잘 드러난다.




10월 마지막 날에는 가장 제니퍼소프트다운 이벤트를 열었다. 페이스북 운영자는 해당 게시물에서 '10월의 마지막 날이네요… 풀잎도 색바래고, 낙엽도 떨어지고… 열심히 일한 당신, 오늘은 다들 일 그만하고 놀아요. 수영을 하거나 카페에서 커피 마시거나 밖으로 나가 걷고 싶어요. 가을이 질투할 만큼… 퇴근하자구요'라며 '갑자기 전체 직원에게 배달된 앤디(대표님)의 메일이에요. 1층 카페를 제외한 2,3층의 업무용 인터넷을 모두 꺼버리셨네요. 가을이 가는 것이 아쉬웠는데, 갑자기 생긴 휴식 시간 때문에 멘붕이 되어 버린 직원들… 일부는 다른 카페로 일하러 갔고요. 저는 1층 카페에서 놀고 있어요… 일 할 것이 많긴 한데… 그냥 우리 제니퍼에서 놀까요? 근처에 계신분들 방문 환영해요. 무제한 커피와 간식 제공하겠습니다!'하며 직원들의 자율성을 극대화시키기도 했다.



제니퍼소프트는 매해 12월 중순경에 고객에게 피자를 전달한다. 페이스북에는 '피자 배달이 어려운 지역까지 배송 방법을 찾고 찾아서무조건 전달해 드리지요. 오늘 늦은 오후 4시에서 5시 사이 거제, 무안, 원주 등 먼 지역까지 퀵이나 차량으로 배송된 피자가 발송되었습니다. 맛있게 드셔 주시면 되지요. 한 해동안 제니퍼를 사용해 주시고, 아껴주신 모든 분들에게 따듯한 마음을 전달합니다.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글이 있다. 제니퍼소프트는 직원들만큼이나 고객들도 중요시하며 정성을 들인다.

제니퍼소프트의 이러한 이벤트는 '혁신 여가 시간제'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혁신 여가 시간제'(ITO, Innovation Time Off)라고 알려진 창의성 장려 프로그램들은 다양한 측면에서 기업의 정체 상황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직원들에게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자유를 부여해 노동 의욕을 높이고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 이런 과정을 통해 새로운 제품이나 회사 전체의 생산성을 높여 줄 수단이 발명된다.

그렇다고 제니퍼소프트가 자본의 생성과 축적을 등한시하는 것은 아니다. 제니퍼소프트는 직원 수는 30명도 채 안되지만 지난 2011년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이원영 대표는 수익이 '필요'하지만 삶과 일의 어우러짐, 개개인의 자아실현, 평등적 자유를 누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제니퍼소프트를 두고 대다수 사람들이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한편으로 씁쓸한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보여준다.

대한민국의 행복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나라들 가운데 최하위권에 있는 삭막한 이 시대에 삶의 질을 추구하는 제니퍼소프트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자율적 업무와 복지가 균형 잡힌 직장, 바로 앞만 보고 가는 게 아니라 뒤도 돌아볼 줄 아는 여유 있는 삶이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제니퍼소프트 ⓒ 제니퍼소프트 페이스북]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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