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몸과 마음까지 꽁꽁 얼어붙은 12월, 빠듯한 일정 속 달콤한 휴식이 필요할 때다.
춥고 바쁜 연말 잠시나마 인생의 여유를 만끽하고 싶다면 '골라 보는 재미'가 가득한 공연장을 찾아보자. 120여 분의 공연 시간이 언제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재미난 연극과 뮤지컬들이 풍성한 연말이다.
연말 연시 연인, 가족, 친구 등 누구와도 즐겁게 볼 수 있는 갖가지 공연들이 풍성하게 준비돼 있다. 감동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연말연시 연극과 뮤지컬들은 뭐가 있을까.
◆ 하버드 법대생부터 대통령 암살범까지 '화려한 라이센스 작품'
어쌔신
배우 황정민의 첫 연출 데뷔작 뮤지컬 '어쌔신'은 올 연말 가장 눈에 띄는 다크호스다. 탄탄한 스토리와 개성강한 캐릭터, 음악적 예술성을 겸비한 뮤지컬 작곡가 스티븐 손드하임의 대표작으로 1800년~1900년대까지 미국대통령을 암살하려고 했던 인물들을 다뤘다.
2004년 브로드웨이에서 첫 선을 보인 '어쌔신'은 초연 당시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하고 토니어워즈 5관왕, 드라마 데스크 4관왕을 석권했다.
가필드 대통령 암살미수범 귀토 역의 황정민과 박성환은 적절한 유머와 무거움으로 코믹함과 진지함의 중심을 오간다. 닉슨대통령 암살미수범 비크 역할을 맡은 정상훈의 촌철살인 풍자는 시종 관객들을 웃게 만든다.
존F케네디 대통령을 암살한 오스왈드와 빌라디어를 연기하는 최재림과 강하늘의 1인 2역도 볼거리다. 대통령이 아닌 암살범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색다름을 준다.
'어쌔신'은 2013년 2월 3일까지 서울 종로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다. 120분. 문의: 02-6925-5600
리걸리 블론드
'응답하라 1997'의 히로인 정은지와 소녀시대 제시카의 열연이 돋보이는 '리걸리 블론드'는 의상을 전공한 엘 우즈가 남자친구를 따라 하버드 로스쿨에 진학하며 헤어질뻔 한 남자친구를 되찾는다는 이야기다.
제시카와 정은지, 뮤지컬배우 최우리가 주인공 엘 우즈 역을 맡아 3인 3색의 매력을 뽐낸다. 정은지는 드라마 '응답하라1997'에서 인정받은 연기력과 가수다운 가창력으로 자연스럽게 엘 우즈를 소화했으며 초연 멤버 제시카는 여유로움을 발휘한다.
지적이고 촉망 받는 하버드 법대생이자 우즈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에밋 역에는 가수 팀과 배우 진선규가 더블캐스팅됐다. 엘 우즈의 전 남자친구 바람둥이 워너는 김산호와 김경수가 연기한다.
2013년 3월 17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아티움 현대아트홀에서 공연한다. 140분. 문의: 02-721-7685
황태자 루돌프
'황태자 루돌프'는 19세기 오스트리아 비운의 황태자 루돌프와 그의 연인 마리 베체라의 죽음에 얽힌 '마이얼링 사건'이란 실화에 바탕을 둔 뮤지컬이다.
'지킬 앤 하이드', '몬테크리스토' 등에서 많은 히트곡을 낸 브로드웨이 흥행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 혼의 음악이 황태자 루돌프와 마리 베체라의 비극적인 사랑이 드라마틱하게 표현된다.
안재욱, 임태경, 박은태가 황태자 루돌프로 분했으며 옥주현, 김보경, 최유하가 마리 베체라 역을 맡아 각기 다른 매력을 발산해 호평을 받고 있다.
2013년 1월 27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열린다. 160분. 문의: 02-6391-6333
벽을 뚫는 남자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벽을 뚫는 남자(원제: Le passe-muraille)'는 몽마르뜨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벽을 뚫는 남자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뮤지컬이다.
비극적이고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지만 속에서도 곳곳에 존재하는 코믹 장치 덕분에 유쾌 발랄함을 잃지 않으며 미셀 르그랑의 감미로운 음악과 몽마르뜨 풍의 무대와 조명, 출연진들의 호연이 몰입도를 높인다.
이종혁과 임창정은 어느 날 벽을 자유자재로 통과할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된 주인공 듀티율 역할을 맡았다. 두 사람은 같은 역임에도 상반된 느낌을 선보이며 그야 말로 '골라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의사, 경찰, 변호사 등 1인 3역을 맡은 고창석과 임형준은 등장만으로도 웃음을 주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이외 오소연, 구원영, 김대종, 강연종 등 실력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2013년 2월 6일까지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공연된다. 120분. 문의: 02-3485-8700.
◆ 타임슬립부터 오타쿠까지 '골라 보는 재미가 있다'
내사랑 내곁에
20대의 풋풋한 사랑부터 40대의 로맨틱한 사랑까지 다양한 세대의 사랑 이야기를 한 번에 보고 싶다면 '내사랑 내곁에' 만큼 좋은 창작 뮤지컬이 없을 것이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독특한 형식의 러브스토리로 구성된 '내사랑 내곁에'는 영화 '러브픽션'으로 로맨스 장르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보인 전계수 감독의 첫 번째 뮤지컬이다. '기억속의 멜로디', '사랑과 우정사이', 등 오태호 작곡가의 곡들이 향수를 자극한다.
홍지민과 김정민은 베테랑 뮤지컬 배우다운 섬세한 연기와 폭발적인 가창력을 자랑하며 포미닛 전지윤은 기존의 보이시한 이미지와 다른 20대 복희 역을 자신만의 색깔로 녹여냈다.
2013년 1월 20일까지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다. 160분. 문의: 1577-3363
키사라기 미키짱
오달수가 1년 9개월 여만에 대학로로 복귀해 화제가 된 연극 '키사라기 미키짱'은 아이돌 가수 키사라기 미키짱을 추모하는 오타쿠 삼촌팬들이 미키짱의 1주년 추모식에 모여 그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파헤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담았다.
영화 '올웨이즈 삼번가의 석양'의 각본으로 제 29회 일본영화아카데미 최우수 각본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린 일본 극작가 코사와 료타의 작품이다. 일본에서 2003년 연극으로 초연돼 2007년 동명 영화가 만들어졌다.
국내에서는 2008년 전주국제영화제에 영화로 먼저 소개돼 전석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오달수를 비롯해 김한, 염동헌, 김동현, 박정민, 유민규 등 실력파 배우들이 출연해 몰입도를 높인다.
'키사라기 미키짱'은 2013년 2월 24일까지 서울 컬처스페이스 엔유에서 공연한다. 100분. 문의: 02-517-3353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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