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괴물 투수' 류현진이 꿈의 무대에 진출한다.
CBS의 존 헤이먼은 10일 아침 7시 3분(이하 한국시각)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류현진이 LA 다저스와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계약 조건은 계약 기간 6년에 총액 3600만 달러(한화 약 39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옵트아웃 조항도 포함됐다. 류현진이 5시즌을 마친 뒤 옵트 아웃 조항을 행사할 경우 그의 의사에 따라 남은 1년 계약을 취소하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류현진은 매 시즌 일정 이닝 이상을 소화하면 100만 달러의 보너스도 받게 된다. 류현진이 다저스에서 6년간 뛴다고 가정했을 때 최대 4200만 달러(약 454억원)을 손에 쥘 수 있다는 얘기다.
그야말로 살얼음판과 다름없었다. 류현진의 계약 소식도 협상 마감시한인 10일 오전 7시를 3분 넘기고서 발표됐다. 극적으로 계약에 이르게 된 셈이다. 이로써 류현진은 꿈의 무대였던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이루게 됐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첫 사례다.
MLB.COM의 켄 거닉 기자는 류현진이 내년 시즌 팀의 3선발로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9일 "류현진이 잭 그레인키(2선발)와 채드 빌링슬리(4선발) 사이에 들어갈 것이다"고 전망했다. 1선발은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인 클레이튼 커쇼, 5선발은 조시 베켓의 몫이 될 전망이다. 류현진은 한국인 선수로는 박찬호, 최희섭, 서재응에 이어 네 번째 '다저맨'이다.
당초 다저스 구단과 류현진 측은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네드 콜레티 다저스 단장은 장기 계약을 원했다. 반면 류현진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단기 계약을 제시하며 맞섰다. 콜레티 단장은 "협상이 더디다. 계속 이렇게 진행된다면 계약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엄포를 놓았고, 보라스도 "류현진이 내년 시즌 일본에서 뛸 것이다"며 강하게 대응했다. 양 측의 힘겨루기는 계속됐다. 많은 이들이 걱정을 표했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올해 빅리그에 입성한 다르빗슈 유(텍사스)와 아오키 노리치카(밀워키), 2006년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도 계약 마감시한을 앞두고 계약에 합의했다. 예견된 수순이었다. 특히 보라스를 에이전트로 고용한 마쓰자카도 2006년 협상 마감시한 직전에 계약에 합의했다. 류현진도 마감시한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통산 7시즌 동안 190경기에 나서 98승 52패 평균자책점 2.80, 1238탈삼진을 기록하며 국내 최정상급 투수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비록 올해 9승 9패 평균자책점 2.66으로 7년 연속 10승 달성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6년 만에 200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는 등 위력은 여전했다.
과정은 중요치 않다. '괴물 투수'의 메이저리그 진출 꿈이 이뤄졌다는 자체로 '해피엔딩'이다. 국내 무대에서 검증을 마친 그는 이제 빅리그에서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평가받게 됐다.
[사진=류현진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