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드라마 제작기를 그리고 있는 SBS 월화드라마 '드라마의제왕'. 현실과 드라마의 세계가 헷갈릴 정도로 사실적인 묘사에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이끌어 내고 있는 가운데 극 중 드라마 '경성의 아침'에 등장하는 두 남녀 톱 배우 강현민(최시원 분)과 성민아(오지은)의 '기 싸움'이 눈길을 끈다.
앞서 드라마 제작자 앤서니 김(김명민)과 작가 이고은(정려원)은 강현민을 캐스팅하기 위해 정성을 쏟았다. 회당 1억원의 고액 출연료를 제시하는가 하면, 제의가 들어온 작품 중 어떤 작품을 선택할지 결정을 못 내리고 잠수를 탄 그를 잡기 위해 지방까지 가는 것도 불사하지 않았다. 결국 두 사람은 현민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성공했고, '경성의 아침' 남자 주인공으로 그를 캐스팅하는데 성공했다.
어려운 고비를 넘어 이제 탄탄대로가 열릴 줄 알았다. 하지만 톱 여배우 성민아가 '경성의 아침'에 합류하면서 또 다른 문제를 맞아야 했다.촬영 전부터 그녀는 이고은 작가에게 대본을 수정할 것을 요구했고, 올곧고 정의로운 이 작가는 성민아의 말을 쉽게 들어 줄 리 없었다. 두 사람은 또 치열한 기 싸움을 했다. 하지만 결국 고은은 "아마추어는 남을 탓하고 프로는 여유를 가지고 다시 돌아본다"라는 앤서니의 말에 뜻을 꺾고 대본을 수정했다.
작가와 배우의 한 판 대결, 이제 싸움이 끝날 법도 한데. 이번엔 주연 배우들끼리의 분량 배분이 문제였다. 첫 대본 리딩 현장에서 고은이 다시 수정한 대본을 받아 든 현민은 눈에 띄게 줄어든 자신의 분량과 그 만큼 늘어난 민아의 분량에 분노했고, 결국 자리를 박차고 있어났다. 왜 자신이 바다수영을 빼달라고 요구할 때는 거절하더니 성민아의 요구는 들어주냐는 것이었다. 이에 '경성의 아침'의 감독(정인기)은 "매번 작품 할 때마다 생기는 동물들의 기 싸움이 시작됐다"며 주PD(서동원)에게 "여기가 어딘줄 아나. 여긴 아스팔트로 이뤄진 정글이야"라고 말했다.
3일 방송된 '드라마의제왕' 9회에서 역시 강현민이 대본을 받아들고 자신이 등장하는 장면과 성민아가 등장하는 장면을 바를 정(正)자로 세어가며 "성민아, 그 여우같은 것. 내 분량 다 뺏어갔네"라며 분통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드라마의제왕'이 담고 있는 부분들이 과장된 것도 있지만, 실제 드라마 판을 배경으로 사실에 근거해 제작된다는 점에서 두 톱 배우들의 '기 싸움'이 눈길을 끈다. 특히 브라운관을 통해 드라마와 촬영 현장을 접하는 시청자들은 배우들이 "우리 드라마 현장 너무 분위기 좋아요", "배우들끼리 대화도 많이 나누고 서로 배려해 편해요"라고 말하는 화기애애한 모습만을 볼 수 있기에 더 그러하다.
'경성의 아침' 두 톱스타들의 기 싸움에 네티즌들은 "옛날에 그 드라마 배우들끼리 싸웠다는 소문이 무성했는데", "왠지 '드라마의제왕'에서 그리는 기싸움 실제로 있을 듯", "배우들의 기 싸움 구경하는 건 재밌는데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정말 힘들듯"라는 반응을 보이며 흥미로움을 표현했다. 과연 두 배우의 기 싸움은 누구의 승리로 끝이 날까.
한편 이제 막 중반을 넘어선 '드라마의제왕'은 '마의'라는 경쟁 작에 밀려 시청률 면에선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드라마를 제작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긴장감 넘치고 유쾌하게 담아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드라마의제왕' 10회는 4일 밤 9시 55분에 방송된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 SBS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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