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활 더 골든데이즈 공연 모습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발랄하고 유쾌하다. 배우들의 역동적인 춤과 감미로운 노래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그렇다고 해서 가볍게만 볼 수 있는 뮤지컬은 아니다.
바로 나비박사 석주명의 일대기를 모티브로 '부활 더 골든데이즈'를 두고 한 말이다.
부활 더 골든 데이즈'는 한국의 파브르라 불리는 나비박사 석주명의 열정적인 삶과 사랑을 그린 뮤지컬이다. 김의경 극작가의 '신 나비찬가'가 원작이며 석주명 박사의 일대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일제감정기부터 한국전쟁까지의 비극적 상황 속에서도 나비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은 석주명 박사의 삶에 '지하도시'라는 초현실적인 판타지 요소가 가미됐다는 점이다. 환경문제, 로맨스, 일제강점기의 고통 등 다양한 소재들을 활용해 한국형 창작뮤지컬의 장점을 살려낸 것도 인상적이다.
물론 아쉬운 점도 눈에 띈다. 너무나 많은 것을 관객에게 전달해주고 싶었던 제작진의 욕심 때문일까. 석주명(임호/박완 분)과 석주명의 연구조교 지민(배슬기/슈)의 애절한 로맨스, 석주명의 일대기, 파괴되고 있는 환경에 대한 문제들을 모두 포괄하기에는 100분의 러닝타임이 짧게만 느껴진다.
또 '자연과 인간의 조화와 소중함을 관객과 느끼고 싶다'라는 애초의 기획의도는 다소 생뚱 맞게 등장한 지하세계에 국한돼 관객들로 하여금 환경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을 할 시간을 미처 주지 못한다.
그럼에도 '부활 더 골든데이즈'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희망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반영해 보는 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성공한다. 절망 속에서도 나비의 발자취를 연구하는 석주명 박사의 열정과 꿋꿋함은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여 현대인의 아픔을 치유하는 열쇠가 된다.
작품의 완성도를 채우는데 있어 배우들의 힘도 컸다. 배우들은 차분하면서도 박력있는 대사 처리와 절도 있는 움직임을 통해 작품에 생동감을 부여했다. 임호와 박완은 연구에 몰두하는 석주명 박사의 캐릭터를 잘 살려냈으며 석주명의 연구조교 지민과 지하세계의 윤희로 1인 2역을 맡은 슈와 배슬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인내하는 여인상을 무리 없이 표현해냈다.
특히 2008년 '루나틱' 이후 오랜만에 뮤지컬 무대에 복귀한 배슬기는 청순하고 가녀린 지민의 이미지를 기대 이상으로 잘 살려냈고, 팝페라 가수이자 뮤지컬 배우 박완은 흠 잡을데 없는 가창력으로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세트와 무대 구성 역시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이 엿보인다. 영상 기술을 도입한 대형 스크린을 통해 과거와 미래를 사실적으로 담아내며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또 스크린에 투과된 조명으로 아름다운 나비의 향연을 그림같이 펼쳐내 신비스럽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현대극장의 연극 '부활 더 골든데이즈'는 오는 11일까지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부활 더 골든데이즈 ⓒ 현대극장]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