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술집에서 흉기에 찔려 사망한 김성수의 전 부인 강 모(36)씨와 동석했던 지인이 일각에서 제기된 '쌍방과실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강 씨의 지인인 의류사업가 이 모(35)씨는 18일 새벽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한남동 순천향대 병원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지난밤 봉변을 당한 사건을 설명했다.
이 씨는 "17일 밤, 신사동의 한 술집에서 친한 지인인 강 씨와 둘이 술자리를 가지면서 지인 김 모(41) 씨와 다른 피해자로 알려진 야구선구 박용근(28), 가수 채리나(34)가 합류했다"고 말했다.
네모난 직사각형 테이블에서 술을 먹던 강 씨와 이 씨는 새로운 일행들이 도착하자 널브러진 테이블을 정리하고자 술집 직원에게 물티슈를 요구했는데, 그때 가해자로 알려진 제갈 씨가 일행 중 한 명에게 "시끄러우니 조용히 해달라"는 말과 함께 욕설을 뱉은 게 사건의 발단이었다.
욕설을 들은 김 씨가 제갈 씨에게 "나이가 몇이냐" 묻는 등 이때부터 제갈 씨와 강씨 일행은 말다툼을 벌였고, 결국 이를 지켜본 술집의 직원들이 말리는 상황까지 이르게 됐다.
이 씨는 "동석했던 박용근이 상황을 정리하고자 (처음에 벌어진 상황을 목격하지 못했던) 이 씨에게 "형, 시비가 붙었는데 말려주셔야 할 것 같아요"라는 말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씨는 야구선수와 연예인이 동석했던 자리인지라 작은 사건에도 큰 이슈가 될 수 있어 충돌을 피하고자, "우리 쪽에서 먼저 죄송하다고 말하며 상황을 정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강 씨 일행들은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잠시 후에 있을 끔찍한 사건을 짐작하지도 못했다. 다소 분위기가 험악했지만, 술집에서 간혹 있을 법한 일로 생각하고 술자리를 이어갔기 때문.
그런데 갑자기 제갈 씨가 술집 건물 뒤 주차장에 세워둔 자신의 승용차에서 흉기를 들고 와 강 씨 일행을 향해 휘둘렀다. 가게 안에는 손님과 종업원들이 있었지만 실내가 워낙 어두워 제갈 씨가 흉기를 들고 오는 모습을 알아채지 못했다.
제갈 씨가 흉기를 휘두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강 씨 일행은 손 쓸 틈도 없이 그 자리에서 봉변을 당했다.
결국, 흉기에 찔린 강 씨는 숨졌고, 박용근은 옆구리와 배를 찔려 건국대병원에서 응급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일행 이 씨와 김 씨도 각각 얼굴과 팔을 찔려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채리나는 피해를 보지 않았다.
이 씨는 "밖에 나갔던 가해자가 갑자기 태연하게 오더니 칼을 휘둘렀다. 어두워서 칼이 있는지도 몰랐다. 가장 먼저 칼에 찔린 건 나다. 박용근은 나를 보호하려 나를 대신해 칼을 맞은 것"이라 지난밤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 씨가 친한 지인을 잃은 슬픔에도 이와 같은 자리를 만든 이유는 생각지도 못한 일로 하늘로 떠나보낸 고인과 박 선수를 위함이다. 특히 인터넷에서 시비가 붙는 과정에서 다수였던 일행들이 가해자 제갈 씨를 먼저 구타했다는 추측성 기사들에 대해 진실을 밝히고 싶었던 것.
친한 지인을 잃은 슬픔에 망연자실해 눈물을 훔치던 이 씨는 "고인의 이름 앞에 어느 누가 거짓을 말할 수 있겠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이 씨는 야구 선수 임에도 불구하고 술집에 늦은 시간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많은 네티즌의 비난을 받은 박용근을 보호하고자 했다. "새벽에 운동 중인 친구를 부른 것. 술은 입에 대지도 못하는 친구다"고 거듭 강조하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한편, 이번 사건의 용의자 제갈 씨는 17일 오후 6시께 자택 인근 동작구 상도동에서 경찰에게 검거됐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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