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엘 클라시코 더비가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바르셀로나는 만족을, 레알 마드리드는 못내 아쉬운 결과였다.
두 팀은 8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캄프 누에서 열린 2012-1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7라운드서 만나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골씩 뽑아낸 가운데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소문난 잔치의 주인공은 단연 메시와 호날두였다. 메시와 호날두는 자신이 최고의 선수라는 것을 입증이라도 하려는 듯 시종일관 자존심 싸움을 벌였다. 한 명이 장군을 외치면 곧장 다른 이가 멍군을 외치며 엘 클라시코를 수놓았다.
두 선수의 멀티골로 같은 성적표를 받은 두 팀이지만 결과를 받아든 표정은 분명 차이가 있다. 목표했던 승리는 아니지만 결과에 만족감을 보이는 쪽은 바르셀로나다. 리그 6연승에 따른 단독 선두에 홈에서 치르는 엘 클라시코, 분명 눈에 보이는 부분은 바르셀로나에 유리한 모양새였지만 실상은 반대였다.
유리한 조건에서도 바르셀로나의 패배를 내다보는 예상이 많았던 주 이유는 수비진 붕괴였다. 바르셀로나는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카를레스 푸욜과 헤라르드 피케가 부상으로 결장하며 큰 구멍이 생겼다. 지난 시즌부터 수비수로 보직을 변경한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는 든든한 편에 속하지만 그의 짝이 마땅하지 않다는 점이 정상 궤도에 오른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을 차단하기에 역부족이란 평가였다.
여러 가능성이 대두한 가운데 티토 빌라노바 감독의 선택은 아드리아누의 중앙 이동이었다. 측면에서 뛰던 아드리아누를 중앙 수비수로 돌리는 위험을 감수할 만큼 바르셀로나의 수비진 상황이 좋지 않다는 반증이었다. 여기에 전반 27분 만에 다니엘 알베스마저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바르셀로나의 수비 상황은 더욱 안 좋아져 어둠은 더욱 깊게 드리워졌다.
우려대로 바르셀로나의 수비는 레알 마드리드의 빠른 역습을 차단하지 못해 불안한 모습이었다. 호날두가 기록한 2골도 바르셀로나 수비진의 호흡 문제가 1차 원인이었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는 호날두 이외에 바르셀로나에 골을 넣어 줄 선수가 없었다. 카림 벤제마의 슈팅은 골대를 때렸고 곤살로 이과인은 골키퍼에 막혔다. 앙헬 디 마리아와 세르히오 라모스의 슈팅은 골문을 벗어났다.
레알 마드리드로선 결과가 아쉬울 따름이다. 지난 시즌과 올 시즌 초반 스페인 슈퍼컵을 통해 바르셀로나 트라우마를 날리는 데 성공한 레알 마드리드는 심적 부담도 사라졌고 상대 약점까지 부각된 이번 경기를 통해 완벽한 승리를 꿈꿨다.
그러나 바르셀로나의 수비진이 흔들린 만큼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도 허점을 드러냈고 메시에 2골을 내주며 2-2 무승부로 승점 1 추가에 그치고 말았다. 내심 바르셀로나를 잡고 승점 차이를 5점으로 줄일 생각이었던 레알 마드리드는 만족할 수 없는 결과인 셈이다. 이는 상대였던 메시의 "우리는 승점이 5점으로 줄어들 수도 있었다. 그러나 8점을 유지했고 공평한 결과를 얻었다"는 인터뷰에서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더구나 레알 마드리드는 팀의 에이스인 호날두가 경기 도중 어깨를 다쳐 정밀검사를 받아봐야 하는 상황에 놓여 더욱 건진 것이 없는 엘 클라시코가 되고 말았다.
[사진 ⓒ Gettyimages/멀티비츠]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