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부산, 이준학 기자] 배우 박원상이 영화 '남영동 1985'에서 故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아픔을 재현한다.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인 '남영동 1985'는 지난해 12월 고문후유증으로 인한 파킨슨병으로 사망한 故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쓴 동명의 자전 수기를 토대로 제작했다.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 센텀시티에서 열린 '남영동 1985' 기자회견에서 박원상은 "'부러진 화살'이 개봉이 되고 홍보 때문에 정지영 감독과 라디오 방송에 갔다가 '남영동 1985'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들었다"며 "정 감독이 '다음엔 고문 영화를 찍을 건데 같이 하자'고 하셔서 그 말을 듣고 '남영동' 책을 사서 읽어 봤다"고 영화에 참여할 당시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박원상은 "쉽지 않더라. '감독이 이것을 어떻게 찍으실까?'라는 마음이 있었는데 한편으로는 감사했다"며 "'부러진 화살' 다음으로 선택한 작품이 '남영동 1985'라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배우로서 '감당을 할 수 있을까?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많았는데 믿고 의지했다. 촬영하면서도 믿고 버텼다"고 덧붙였다.
극중 잔인한 고문을 당하는 민주화 투사 김종태 역을 맡은 박원상은 故 김근태 상임고문이 민주화운동 청년연합 의장이던 1985년 서울 용산구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22일간 당한 고문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이에 박원상은 "제가 촬영을 앞두고 정지영 감독께 드린 말씀이 기억난다. 저는 몸이 좋다. 어떤 선배님은 저에게 노비의 몸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하신 적이 있었다. 감독님께 지치지 않고 현장에 가겠다고 말씀드렸다. 연기이지만 고문을 당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고문을 하는 것도 지켜보는 입장에서 쉽지 않았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지영 감독은 "나중에 보니까 고문을 직접적으로 적나라하게 다룬 영화는 없더라. 역사나 전쟁 속에서 고문은 어디에나 있었다. 그런데 '왜 안 찍었을까? 아 찍기가 어렵구나'라고 저는 생각했다"라며 "박원상이라는 배우가 없었으면 이 영화는 나올 수 없었다. 다른 배우였다면 힘들어서 찍다가 중간에 돌아갔을 것이다"라고 박원상을 칭찬했다.
한편, '남영동 1985'는 '부러진 화살'로 흥행과 평단 모두 사로잡은 정지영 감독의 차기작으로 박원상이 김종태 역을, 이경영이 고문 기술자 이두한 역을 소화했다.
이준학 기자 junhak@xportsnews.com
[사진 = 박원상('남영동 1985' 스틸컷) ⓒ BIFF 조직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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