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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이닝 129구' 류현진, 10승보다 빛났던 투혼

기사입력 2012.10.04 21:10 / 기사수정 2012.10.04 21:17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대전, 강산 기자] "남은 경기에 2번 등판해서 다 이기면 되지 않겠느냐"는 '괴물'의 정공법에는 이유가 있었다. 2경기에서 모두 호투를 펼쳤다. 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 연장 10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혼신의 힘을 다했다. 하지만 류현진(한화)의 7년 연속 10승은 물거품이 됐다. 6년 만의 200탈삼진 달성에 만족해야 했다. 

류현진은 4일 대전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전에 선발로 나서 10이닝 동안 129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1홈런) 12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하지만 타선이 연장 10회까지 1득점에 그치면서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다. 올 시즌 마지막 등판이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평균자책점은 2.76에서 2.66까지 끌어내렸다.

류현진은 올 시즌 넥센전 2경기에 나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2.77을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볼넷 4개를 내줄 동안 17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강한 면모를 보여 왔다. 이날도 류현진은 강정호에게 내준 홈런 한 방을 제외하면 공 하나하나가 완벽했다. 최고 구속은 152km까지 나왔고 주무기인 써클체인지업도 효과를 봤다. 

출발은 완벽했다. 류현진은 1회초 선두타자 서건창을 2구 만에 2루수 직선타로 처리한 뒤 신현철은 투수 앞 땅볼, 강정호는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200탈삼진에 1개만을 남겨놓은 채 깔끔하게 첫 이닝을 넘겼다.

2회에는 선두타자 박병호를 루킹 삼진 처리, 6년 만에 200탈삼진 고지를 밟았다. 김민성을 중견수 뜬공 처리한 뒤 박헌도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첫 출루를 허용했지만 문우람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쳤다. 3회에는 선두타자 신현철을 우익수 뜬공 처리한 뒤 강정호와 조중근은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완벽투를 이어갔다. 결정구는 체인지업과 커브였다.

4회를 탈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로 마무리한 류현진은 5회에도 1사 후 박헌도와 문우람에게 135km 써클체인지업을 던져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류현진은 5회까지 안타로 1명의 주자만을 내보내며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쳤다.

6회에는 허도환, 장기영을 연속 삼진 처리한 뒤 서건창에게 번트 안타를 내줬다. 이날 두 번째 피안타. 하지만 재빠른 견제로 도루를 시도하던 서건창을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7회가 아쉬웠다. 7회 선두타자 신현철을 삼진 처리한 류현진은 강정호에게 던진 145km 직구가 한가운데로 몰려 우측 담장을 넘는 동점 솔로 홈런을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평정심을 되찾은 그는 조중근과 김민성을 범타 처리하며 7회를 마쳤다. 

8회를 삼자범퇴 처리한 류현진은 9회에도 세 타자를 땅볼로 돌려세우며 깔끔하게 정규이닝을 마무리했다. 9회말 타선이 득점에 실패하자 그는 연장 10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위기가 찾아왔다. 류현진은 10회초 선두타자 강정호에게 좌월 2루타를 맞고 위기에 몰렸다. 조중근의 번트 때 정범모가 3루를 선택했지만 세이프, 주자를 모두 살려주고 말았다. 곧이어 김민성을 3루수 땅볼로 잡아내 1사 2, 3루, 위기는 계속됐다. 여기서 류현진의 진가가 발휘됐다. 류현진은 정수성을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문우람은 152km 직구 5개를 연이어 던지며 2루수 땅볼로 처리,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올 시즌 최다 10이닝. 투혼의 129구였다.

이날 류현진은 최고 구속 153km의 직구(56개)에 써클체인지업(39개), 커브(21개), 슬라이더(13개)까지 다양한 구질을 적재적소에 섞어 던졌다. 특히 연장 10회에도 152km의 직구를 연이어 뿌릴 정도로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10회말 공격서 타선이 삼자범퇴로 물러나 연장은 계속됐다. 하지만 류현진은 11회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그는 11회초부터 박정진에게 마운드를 넘겨야 했다. 10이닝 129구, 4피안타 무사사구 1실점 호투에도 7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가 불발됐다. 마지막 경기는 그야말로 '불운의 결정판'이었다. 하지만 대전 팬들은 그를 연호하며 격려했다. '괴물 투수'의 마지막 등판에 대한 예우였다.

[사진=류현진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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