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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박소연, "은빛날개 넘어 퍼펙트 연기 도전"

기사입력 2012.09.27 08:1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엄마의 영향으로 발레를 하던 작은 소녀는 토슈즈대신 스케이트를 신었다. 스포트라이트가 켜지는 무대 대신 선택한 차가운 빙판은 소녀의 인생이 됐다. 어린 시절부터 피겨 밖에 모르고 자란 소녀는 노비스(만 12세 이하) 최고가 됐고 국내 최고의 반열에 올랐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국제대회 시상대에 올라섰다. 가장 높은 곳은 아니었지만 2위에 입상하며 쾌거를 이룩했다. 김연아(22, 고려대) 이후 다섯 명의 여자 싱글 스케이터는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에 도전해 값진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러나 금메달은 물론 은메달도 나오지 않았다. '김연아 키즈'의 선전을 기원하는 절실한 상황에서 또 하나의 쾌거가 나왔다. 박소연(15, 강일중)은 지난 22일(한국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4차대회 여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빙판 위에 고스란히 떨어진 땀과 눈물은 '은빛날개'로 돌아왔다. 금메달에 대한 아쉬움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더욱 아쉬웠던 것은 프리스케이팅을 완벽하게 연기하지 못한 점이다.

"크게 욕심을 내지 않고 안정적으로 연기를 펼쳤어요. 기술의 난이도도 조금 낮췄는데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가 나온 점이 아쉬웠습니다. 은메달을 획득해 기뻤던 점도 있었지만 제 연기를 완벽하게 하지 못한 점은 여전히 아쉽죠."



매일 함께 연습하는 연아 언니의 연기, 큰 도움 되요


97년생인 박소연은 '김연아 키즈' 중 한 명이다. 김연아로 인해 피겨에 대한 붐이 일어나면서 많은 유망주들이 빙판 위로 몰려들었다. 재능 있는 유망주들 중 유독 두각을 나타낸 이들은 '97년생 유망주'들이다.

지난 2008년 피겨스케이팅 꿈나무대회에 출전한 11살의 박소연은 여자 싱글 4급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현 국가대표인 이호정(15, 서문여중)이 4급에서 박소연과 경쟁을 펼쳤다. 또한 선의의 라이벌인 김해진(15, 과천중)은 5급에 출전했다.

4년이 흐른 현재 이들은 모두 태극마크를 달고 태릉선수촌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경쟁대회 복귀를 선언한 김연아와 함께 같은 링크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김연아가 다시 현역 대회에 복귀한다는 소식을 들은 박소연은 "언니가 다시 경기를 한다고 해서 많이 기뻤다"고 말했다.


"(김)연아 언니는 매일 만나고 같은 링크에서 연습해요. 함께 훈련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있죠."

박소연은 '전국종합선수권대회'에서 3년 연속 2위에 올랐다. 지난 3년 동안 박소연의 앞에는 늘 김해진이 자리 잡고 있었다. 종합선수권대회에서는 김해진이 앞섰지만 지난 8월에 열린 주니어 대표 선발전에서는 박소연이 1위에 올랐다. '포스트 김연아'를 놓고 이들의 경쟁에 많은 시선이 집중됐다.이러한 시선이 간혹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서로의 성장을 위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김)해진이와 제가 라이벌로 비쳐지고 있는데 실제로는 매우 친하게 지내요. 링크 밖에서 해진이는 정말 좋은 친구고 링크 안에서는 서로의 발전에 도움을 주는 동료죠."



아이스링크에서 얻었던 스트레스를 풀어준 것은 '해품달'


운동 밖에 모르고 자란 박소연이 평소에 가장 즐기는 것은 '드라마 보기'다. 재미있는 작품은 한편도 빼놓지 않고 챙겨보고 있다. 최근에 가장 푹 빠졌던 드라마는 '해를 품은 달'이다.

"해품달을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 한편도 빼놓지 않고 모두 챙겨봤어요.(웃음) 이 드라마를 보면서 주연배우인 김수현 씨를 굉장히 좋아하게 됐어요.(웃음) 지금은 열심히 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만약 쉴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친구들과 쇼핑도 해보고 싶어요.(웃음)"

지난 24일 입국한 박소연은 쉴 틈이 없다.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가 끝난 이번 주부터 중간고사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피곤한 상태에서도 시험을 치르기 위해 학교를 찾은 박소연은 평소에 만나지 못했던 친구도 만났다.

"대회 출전 때문에 시험을 준비할 틈이 없었어요. 하지만 친한 친구가 도와줘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교에 오니 친구들은 물론 많은 분들이 축하를 해주셔서 정말 기뻤어요.(웃음)"

인터뷰가 진행된 학교 앞 카페에는 친구도 동행했다. 은메달 획득을 통해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그는 카페를 찾은 손님들과 점원들에게 축하를 받았다. 음료수와 케이크가 나오자 박소연은 "저는 괜찮으니 많이 드세요"라며 다른 이들을 챙겨주는 모습도 보여줬다.



일본 유망주들을 이긴 점이 무엇보다도 기뻤다


이달 초 미국 뉴욕주 레이크플레시드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2차대회에서 박소연은 6위에 머물렀다.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선전해 2위에 올랐지만 프리스케이팅의 부진으로 6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번 4차대회에서는 메달권에 입상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특히 일본 유망주 2명을 밀어내고 2위에 오른 점이 만족스러웠다.

"2차대회에서는 사코토(미야하라)에 졌는데 이번에는 꼭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했어요. 최선을 다했는데 일본 선수들보다 앞섰던 점이 기뻤습니다."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는 막을 내렸지만 아직도 많은 대회가 남아있다. 오는 11월에 열리는 전국 랭킹전에 출전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1월에 열리는 전국종합대회와 전국체전이 기다리고 있다. 또한 2년 전부터 함께했던 볼쇼이 아이스쇼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그리고 올 시즌 최고의 목표는 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다. 메달권 입상과 순위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연기를 보완하는데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남은 경기에 출전하면서 그 전에 못했던 것을 더욱 보완하고 싶어요. 차근차근 준비해 완벽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사진 = 박소연 (C)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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