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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15년차' 이동국, 더는 여리지 않다

기사입력 2012.09.27 04:42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주, 조용운 기자] 더는 여리고 어린 라이언킹은 없었다. 모진 풍파 속에 강해진 것은 대담해진 배포였다.

지난 26일 국내축구의 뜨거운 감자는 단연 이동국(전북)이었다. 오전에는 최강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하면서 대표팀 탈락의 이야기가 쏟아졌고 오후에는 K리그서 보란 듯이 실력을 입증하며 아직 죽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이동국은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수원 블루윙즈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3라운드에 출전해 2골을 넣으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리그 17호 골을 터뜨린 이동국은 K리그 통산 득점을 132골로 늘리며 기록 경신을 계속 이어나갔다.

반가운 포효였다. 전날부터 알려진 최강희호 낙마 소식이 여간 집중을 할 수 없게 만들었을 텐데도 이동국은 담담했고 담대했다. 산전수전을 다 겪어봤다는 해탈의 느낌도 전해졌다.

이동국은 취재진을 만난 자리서 "2009년부터 최강희 감독과 함께했었기에 더욱 열심히 한 것이 사실이다"며 "감독님께 짐이 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한다고 했는데 잘 안된 거 같다"고 대표팀 탈락의 감정을 내보였다.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을 제외하는 이유로 "많이 지쳐있고 우즈베키스탄전서 아쉬움을 보여줘 돌아오는 길에 제외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강희호의 간판 공격수로 계속 활약했던 이동국으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이유일 수 있다. 선수로서 실력의 의문을 품게 돼 대표팀에서 멀어지는 것만큼 아픈 것도 또 없기 때문이다.

유독 대표팀에서 상처를 입는 날이면 후유증이 길게 가 여리다는 말을 듣는 이동국이지만 프로 15년차 베테랑이 된 이동국은 달라져 있었다. 그만큼 경험이 쌓였다는 이야기였다. 

이동국은 "경험을 해봐야지만 이겨내는 법을 알게 된다. 나는 힘든 시기를 많이 거쳐봤고 자칫하면 주저앉을 뻔한 시기도 헤쳐나와 여기까지 왔다"며 "지금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경험을 통해 생긴 것 같다"고 한층 성숙해지고 노장다운 면모를 보였다. 

다시 경쟁할 준비가 됐다는 이동국은 2년 앞으로 다가온 브라질월드컵의 꿈을 접지 않았다.

그는 "지금까지 인터뷰에서 브라질월드컵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없다. 늘 다음 경기만 준비하고 잘하면 결국엔 그곳에 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앞에 있는 경기만 잘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마음고생을 털어낸 모습이었다.


[사진 (C) 전북 현대 제공]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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