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일본에서의 '한류' 인기가 역풍을 맞고 있다.
'독도' 사태를 계기로 일부 극우 일본인들이 주도하던 '반한류' 분위기에 최근 신문과 방송 등 주요 미디어가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요미우리신문은 "독도 문제로 한류스타가 사라진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일본에서 한류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진단성' 기사였지만 저변에는 근히 한류의 인기를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읽혔다.
기사는 K-POP 가수가 출연하는 음악 프로그램에 "왜 한국인을 내보내느냐"는 불평이 수백 건 쏟아지고, 대형 레코드 회사가 새로운 K-POP 가수의 일본 데뷔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무기한 연기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한류 스타가 출연한 CF도 방송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또 "K-POP의 일본 진출은 자국의 음반 판매량이 급감한 가운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한국의 수출 산업"이라며 "(한류가 위기를 맞는다면) 국가 수준의 큰 문제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산케이신문사 계열의 일간지 '석간 후지도 "독도 쇼크가 NHK에까지"라는 제목으로 "'홍백가합전(紅白歌合戰)'"에서 K-POP의 기세가 소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홍백가합전'이란 일본 공영방송 NHK에서 1951년부터 매년 12월 31일 밤에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남녀 대항 형식의 음악방송이다. 한 해의 대미를 장식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많은 일본인들이 시청하는 '국민 방송'으로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것은 가수로서 큰 영광이자 그만큼 팬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 해 홍백가합전에서는 카라부터 소녀시대, 동방신기까지 세 팀의 한국 아이돌 그룹이 참여해 K-POP 의 힘을 과시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석간 후지'의 보도대로라면 한국 가수들이 홍백가합전에 출연한 가능성은 별로 높지 않아 보인다.
석간 후지는 NHK의 마츠모토 마사유키 회장이 "런던 올림픽에서 일본 선수단이 사상 최다인 38개의 메달을 획득해 일본에 큰 힘을 주었다. 이번에는 노래로 힘차게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신문은 마츠모토 회장의 발언은 결국 "K-POP 가수가 NHK의 홍백가합전에 출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진 것이나 다름 없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그 이유로 이 신문은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외치기를 주저하지 않는 한류 탤런트가 많은데 이들을 출연시키는 것은 일본에 큰 힘을 주겠다는 NHK 회장의 취지와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한일 관계가 냉냉해진 상황에서, 신오쿠보 한류거리를 찾는 고객이 급감하고 있으며, 한국 가수가 일본에 음반을 낼 때 히트의 기준이 되는 2만장을 올리는 경우가 드물다며 한류의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는 것은 내심 반기는 투로 보도했다.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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