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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청소년야구] '160km 광속투' 오타니가 남긴 교훈과 숙제

기사입력 2012.09.09 01:30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일본의 대회 첫 경기와 마지막 경기를 책임진 '강속구 투수' 오타니 쇼헤이(일본 하나마시 히가시고교)는 분명 위력적인 투수였다. 대회 개막 전부터 고시엔대회 지역 예선서 160km를 뿌린 이력 때문인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렸다. 직구의 위력은 역시 대단했다. 

오타니는 8일 목동구장서 열린 제25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5-6위 결정전 한일전 선발로 나서 7이닝 2피안타 12탈삼진 6사사구 2실점, 팀의 0-3 패배를 막지 못했다. 하지만 대회 첫날인 지난달 31일 캐나다전 선발로 나서 3⅓이닝 3피안타 4탈삼진 4볼넷 3실점한 것에 비하면 '환골탈태'한 모습이었다. 

이날 오타니가 보여준 가장 인상적인 구질은 최고 구속 155km의 직구와 99km의 커브였다. 최고-최저 구속의 차이는 무려 56km. 한국 타자들은 2회 송준석의 2루타로 선취득점한 뒤 단 한 차례도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지만 오타니를 상대로 12개의 삼진을 당하는 등 7회까지 고전했다. 안타는 단 2개, 두 번째 득점은 5회 1루 주자 안중열의 움직임에 당황한 오타니의 보크로 만들어졌다. 

볼넷과 사구 3개씩을 내주는 등 제구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인 점은 극복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3회에는 149km가 유영준의 살짝 비껴가는 위험천만한 상황을 연출했고, 6회에는 강승호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졌다. 어디로 공이 날아들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질 법도 했다. 하지만 구위에서만큼은 합격점을 받았다. 이날 오타니는 마운드에 서 있는 내내 150km대의 직구 구속을 유지했다. 

일본 스포츠 전문 매체인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오타니는 이날 투구 도중 오른손 검지에 물집이 잡혔음에도 선발 투수로서의 임무를 완수했다. 그는 지난 3일 목동구장서 열린 이탈리아전을 마친 뒤 "160km는 지역 대회에서 한 번 나왔던 것 뿐이다.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배워가는 과정이다. 직구는 자신 있지만 160km를 크게 의식하진 않는다"며 겸손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타니는 한일전 직후 '닛칸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진 못했지만 후회 없는 대회였다"는 소감을 밝혔다. 실제로 경기 후 일본 취재진들에 둘러싸인 오타니는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괜찮다(다이죠부)"라는 말을 반복했다. 인터뷰를 마친 뒤에는 또 다른 '괴물 투수' 후지나미 신타로(오사카 토인고교)와 함께 일본 팬들의 환호 속에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오타니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공은 빠르지만 제구가 되지 않는 '그저 그런 투수'에 그칠 수도 있고, 아롤디스 채프먼(신시내티 레즈, 올 시즌 5승 5패 평균자책점 1.61)과 마찬가지로 성공을 거둘 수도 있다. 오타니의 말마따나 지금은 '배워가는 과정'이고 이번 대회는 그에게 좋은 교훈을 줬다. 미래에 일본 프로야구(NPB)에서 이대호(오릭스)를 향해 투구하는 193cm '장신 파이어볼러' 오타니를 보고 '아! 그때 그 선수'라며 기억을 떠올릴 날이 오게 될지 궁금하다.

[사진=오타니 쇼헤이 ⓒ IBAF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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