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덕중 기자] 첫 번째, 두 번째 카드는 어쩔 수 없었다. 마지막 세 번째만이 의도한 카드였다.
스완지 시티의 기성용은 1일(이하 한국시간) 웨일스 스완지의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13시즌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선더랜드와의 홈경기에서 미하엘 라우드럽 감독의 세 번째 카드로 선택됐다. 처음과 두 번째 교체카드가 돌발상황에 따른 대안으로 활용됐다면 세 번째 카드는 라우드럽 감독의 의중이 반영됐던 만큼 의미가 남다르다.
이날 스완지 시티는 경기 시작 20분 만에 왼쪽 풀백 닐 테일러의 부상으로 예상치 못한 전개를 맞이해야 했다. 발목이 돌아간 테일러는 들 것에 실려나갔고 라우드롭 감독은 19살의 신예 벤 데이비스의 투입으로 첫 카드를 썼다. 후반 26분 악재가 겹쳤다. 센터백 치코 플로레스의 퇴장으로 라우드롭 감독은 뜻하지 않게 알란 테이테를 투입해야 했다. 스완지 시티의 두 번째 교체카드였다.
남은 교체 카드는 한 장, 경기는 2-2 동점이었다. 홈팀이 이기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통상 공격수를 마지막 교체카드로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이날 스완지 시티의 벤치에는 반슬리와의 컵대회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한 공격수 루크 무어가 앉아있었다. 앞선 두 장의 교체카드가 돌발상황에서 나왔던 만큼 기성용의 리그 데뷔가 불발이 되더라도 크게 이상할 것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라우드럽 감독의 선택은 달랐다. 그는 후반 33분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을 마지막 교체 카드로 썼다. 기성용이 미추와 교체되며 그라운드에 투입되자 리버티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홈팬들도 기립박수를 보내며 그의 프리미어리그 입성을 환영했다. 기성용은 투입 직후 스테판 세세뇽의 볼을 빼앗았고 그의 반칙을 이끌어내는 등 근성을 보여줬다.
이날 스완지 시티는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리그 3연승에는 실패했으나 만만치 않은 실력의 선더랜드를 상대로 지지않는 경기를 했다. 기성용 또한 화려하고 극적인 리그 데뷔전을 치르지는 못했다. 그러나 기성용에 대한 라우드럽 감독의 기대치를 확인하기에는 부족함 없는 데뷔전이었다.
[사진 = 기성용 ⓒ 스완지 시티 제공]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