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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런던] '잘 싸웠다' 한국, 종합 5위…2016년이 기대된다

기사입력 2012.08.13 07:02 / 기사수정 2012.08.13 07:06

조용운 기자



지구 반대편에서 들려온 메달 획득 소식에 기뻐하며 밤잠을 설친지도 어느덧 17일이 지났다. 쏟아지는 금·은·동에 한국은 아시아의 작은 나라도, 강대국에 치이는 조연도 아니었다. 런던에서 빛난 당당한 주연이었다. 이제 한국 스포츠는 런던을 지나 리우데자네이루를 응시한다. '굿바이 런던, 올라 리우'

금13·은8·동7…스포츠코리아 종합 5위

마지막 날까지 런던 하늘에 태극기가 휘날렸다. 임원 129명과 선수 245명으로 구성돼 22개 종목에 출전한 한국은 '10-10' 초과 달성하며 역대 최고 성적이나 다름없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대회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한국은 메달을 쓸어담았다. 공기권총 10m 진종오가 한국에 첫 메달을 안겼고 폐막일에도 복싱의 한순철이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며 총 28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최다 금메달 타이를 기록하며 종합 5위를 기록한 한국은 1988 서울올림픽(4위) 다음으로 높은 성적을 올렸다. 대회 전 한국의 성적을 낮게 평가하던 외신들은 앞다퉈 한국의 선전을 전하며 놀라는 눈치였다. 17일의 열전을 마치고 돌아오는 선수단에 국민이 해야 할 일은 메달을 따지 못한 180여 명의 선수에도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스포츠코리아의 힘은 그들에게서 나온 것이기에.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아내와 딸을 위해'…한순철의 은빛 투혼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세계 랭킹 19위의 복서는 묵묵히 땀을 흘렸고 흔들릴 때마다 두 살배기의 딸과 대학생 아내를 떠올렸다. 올림픽 메달이 없다면 이들을 두고 입대를 해야 한다. 스물여덟, 복싱 선수로 많은 나이다. 사실상 마지막 도전이다. 그만큼 절박했고 모든 것을 건 '아빠복서'의 주먹은 그보다 높은 랭킹의 강호들을 하나둘씩 쓰러뜨렸다. 한순철의 질주는 마지막에 가서야 멈췄고 한국 복싱은 16년 만에 올림픽 은메달의 쾌거를 달성했다. 있는 힘 없는 힘 모두 짜내며 한국 복싱에 단비를 내린 한순철의 힘은 가족이었다. 은메달 획득으로 자연스레 군 문제까지 해결한 한순철의 다음 행보를 기대해본다.



'압승'…중국에 내준 종합우승 탈환한 미국

소위 '신계'와 '인간계'는 유럽 축구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올림픽에서도 다른 국가들이 도전조차 받아주지 않고 우승 싸움을 하는 신계의 두 국가가 있다. 바로 미국과 중국이다. 두 국가의 경쟁은 2004 아테네올림픽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급기야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는 미국을 따돌리고 중국이 사상 최초로 올림픽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절치부심한 미국은 이번 대회 초반 중국의 독주를 뒤에서 조용히 쫓아가다 중반을 넘어서며 역전에 성공했고 끝까지 리드를 지켜 8년 만에 종합우승의 자리를 탈환했다. 미국은 금메달 46개로 중국(38개)보다 8개나 많았고 메달합계서도 104개로 중국을 20여개 가까이 앞서 압승을 거뒀다. 중국의 신화통신은 폐막도 하기 전 "런던올림픽의 중미 쟁탈전은 미국이 승리했다"고 선언할 정도로 미국의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3위는 개최국인 영국(29개)이 차지했다.



피로연 같은 폐막식…영국 음악의 향연

"개막식이 결혼식이었다면 폐막식은 피로연이다" 런던올림픽의 폐막식을 맡은 데이비드 아놀드 음악 감독은 베일에 감춰진 폐막식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개막식은 영국 역사와 문화의 우월성을 경건하게 보여줬다면 폐막식은 지상 최대의 쇼, '슈퍼콘서트'와 같았다. 레이 데이비스와 조지 마이클, U2를 비롯해 뮤즈, 리암 갤러거, 원디렉션, 뉴오더, 핑크 플로이드, 아델 등 영국을 대표하는 신구 가수들이 총출동했다. 영국 최고의 걸그룹이었던 스파이스 걸스도 5년 만에 재결성해 런던올림픽의 폐막식을 장식했다. 2시간 30분 동안 영국 대중음악의 향연이었던 폐막식에 한국 선수단은 유도 금메달리스트인 송대남을 기수로 발탁했고 말끔한 단복을 입고 폐막식에 입장했다. 경쟁의 짐을 모두 내려놓은 205개 나라 선수들은 영국이 마련한 슈퍼콘서트를 맘껏 즐기며 축제 한마당을 즐기는 데 여념이 없었다.



마라톤은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종목으로 하계올림픽의 꽃으로 불린다. 그 꽃에 가장 어울리는 인물이 바로 올림픽 최종일의 히어로다. 우간다의 스티븐 키프로티치는 42.195km 마라톤 풀코스서 2시간8분01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누구도 키프로티치의 우승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키프로티치는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케냐의 아벨 키루이를 26초라 따돌리고 우간다에 40년 만의 금메달을 안겼다. 축구와 함께 브라질 구기종목 중 금메달은 따논 당상이라 할 수 있던 남자배구마저도 무너졌다. 그것도 금메달까지 3점을 남겨놓은 시점에서 거짓말 같은 패배를 당했다. 브라질 남자 배구대표팀은 러시아와 치른 결승전서 2-0으로 앞선 3세트 22-19로 앞서며 금메달이 유력했으나 27-28로 뒤집힌 뒤 4, 5세트를 내리 내주며 무너졌다. 한번 흔들렸다고 맥없이 무너지는 모습은 세계 최강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지 않던 엑스맨이었다. 



1908년과 1948년에 이어 세 번째 올림픽을 연 런던을 비추던 성화가 꺼졌다. 17일간 뜨겁던 열전은 이제 4년 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로 이동한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위원회는 폐막식에 참가해 브라질 특유의 삼바 공연을 8분간 보여주며 다음 올림픽을 기대케 했다.

'굿바이 런던, 2016년 리우에서 만납시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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