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4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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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런던] '국기' 태권도의 시작은 '은빛 발차기'

기사입력 2012.08.09 07:13 / 기사수정 2012.08.09 07:13

조용운 기자


런던발 메달 낭보가 줄을 잇고 있다. 대회 13일차에 접어든 대한민국은 국기인 태권도가 시작하자마자 은메달을 추가했다. 세계최강 중국을 만난 남자 탁구 대표팀은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끈기와 노련미를 앞세워 은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은 매달 현황을 금 12, 은 7, 동 6개로 늘렸다.

태권도의 시작은 '은빛 발차기'

한국의 국기인 태권도가 문을 열었지만 첫 날 금메달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 4개의 금메달을 모두 목에 걸어 이번에도 내심 기대했지만 첫 날 발차기는 은빛이었다. 대표팀의 막내 이대훈이 58kg급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비교적 좋은 출발을 보였다. 한국의 독주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갈수록 강화된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전자호구가 도입된 후 더이상 한국도 종주국이라 마음을 놓고 있을 수만 없다는 것을 확인한 하루였다. 최연소 그랜드슬램을 노렸던 이대훈은 16강과 8강을 연장 서든데스까지 치르며 힘겹게 올라갔고 결승전에선 이 체급 세계랭킹 1위인 호엘 곤살레스(스페인)에 8-17로 크게 패해 숙제를 남겼다. 은빛 발차기로 문을 연 태권도는 황경선(여자 67kg이하급)과 이인종(여자 67kg이상급), 차동민(남자 80kg이상급)이 금메달 획득을 위해 대기 중이다.



노장의 힘…金보다 값진 남자탁구 銀

마지막 무대서 만난 최강의 상대 중국. 그 누구의 예상도 한국을 향해 웃어주지 않았다.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중국의 강공을 받아내던 한국탁구의 라켓은 그 언제보다 빛났다. 오상은과 주세혁, 유승민으로 구성된 한국 남자탁구 단체전 팀은 중국과 결승전서 0-3으로 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보다 값진 은메달이다. 새 얼굴이 안 보이는 남자 탁구를 위해 다시 뭉친 30대 노장 3인방은 런던서 마지막 불꽃을 피웠다. 오상은은 소속팀에서 퇴출 당해 한동안 무적 선수였고 주세혁과 유승민은 부상으로 대회 직전까지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들은 런던에 도착하니 20대로 돌아간 듯 몸이 가벼웠고 결승서 중국의 진땀을 빼며 박수 갈채를 받았다. 그중에서도 이번 대회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장지커의 파상공격을 막아내는 주세혁 특유의 수비탁구가 일품이었다. 체력과 기술의 열세에도 노련함과 포기하지 않는 투혼의 탁구는 금메달보다 더 밝게 빛나고 있다.



숙명의 한일전에 한반도가 '들썩'

브라질에 패한 아쉬움도 잠시 일본을 이겨야한다는 결의에 한반도가 들썩거리고 있다. 8일 오전 열린 남자 축구 준결승서 홍명보호가 브라질에 패하면서 3-4위전으로 내려왔다. 선수들의 병역 특례를 위해 반드시 동메달이 필요한 상황에서 만난 적은 바로 '숙적' 일본이다. 아시아 예선이 아닌 올림픽 본선서 축구가 한일전이 펼쳐지는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그래선지 운명의 장난처럼 성사된 한일전에 하루 종일 한반도가 들썩거렸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이겨야 하는 한일전에 선수들의 병역까지 얽히게 되면서 양보할 수 없는 대결이 만들어졌다. 한일전 성사에 일본 언론들도 신속히 보도했다. 일본 산케이스포츠는 "동메달을 걸고 운명의 한일전을 벌인다"고 보도했고 스포니치아넥스는 "질긴 인연이 다시 만났다"고 했고 스포츠나비는 "3위 결정전은 결국 숙명의 라이벌 한국과 벌이게 됐다"고 전했다. 언론 못지않게 양국 팬들도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벌써 뜨거운 응원전을 벌이고 있다.



금녀 벽 뚫은 사우디 첫 여성 육상선수 아타르

1g이라도 더 줄여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하려는 유니폼과 달리 온몸을 칭칭 감고 육상 트랙에 모습을 드러낸 여성이 있다. 바로 금녀의 벽을 깨고 올림픽에 첫 선을 보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 육상 선수 사라 아타르다. 아타르는 여자 육상 800m에 출전해 2분44초95를 기록했다. 함께 뛴 선수 가운데 가장 느린 선수였지만 전체 참가자 순위로는 뒤에서 2등이었다. 첫 출전에 꼴찌를 면해선지 아타르는 시종일관 얼굴이 밝았다. 그러나 아타르의 달리기에 눈길이 가는 것은 기록이 아닌 새로운 물결이 일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아타르도 "역사적인 순간이다"며 감격적인 소감을 밝혔다. 런던올림픽 조직위원회도 공식적으로 아타르가 올림픽 육상경기를 뛴 최초의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이라고 발표해 상징적인 인물로 인정했다. 닷새 전 히잡을 착용하고 여자 유도 78㎏급에 출전한 워잔 샤흐르카니도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으로 종교의 벽을 넘어 올림픽 정신에 한발 다가서는 여성들의 발걸음이 힘차다.



볼트-블레이크, 200m서 한번 더 붙자

세기의 대결이 한 번 더 벌어진다. 사흘 전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를 가린 첫 번째 100m 대결에서 웃은 쪽은 우사인 볼트였다. 자메이카대표선발전에서 당한 패배를 완벽히 씻어낸 볼트는 자신있게 200m 금메달도 선언했다. 이를 가만히 보고 있던 볼트의 대항마 블레이크도 200m 금메달을 위해 시동을 걸었다. 9일 열린 200m 예선서 볼트와 블레이크는 나란히 통과하며 결승에 합류했다. 볼트는 레이스 막판 속도를 줄이며 페이스 조절을 하는 여유를 보였음에도 20초18의 기록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블레이크도 20초01로 가뿐히 예선을 통과했다. 다만 블레이크는 레이스 마지막에 속도를 줄이다 1위를 놓칠뻔 하는 상황으로 웃음을 주기도 했다. 이밖에 크리스토퍼 르메르트(프랑스)와 추란디 마르티나(네덜란드), 웰러스 스페어먼(미국), 워렌 웨이어(자메이카), 앤소 조바드와나(남아프리카공화국), 알렉스 퀴노네즈(에콰도르) 등이 결승에 진출했다. 200m 결승은 오는 10일 오전 5시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오늘의 히어로 & 엑스맨

유독 큰 무대에 약한 인물이 있다. 모든 대회를 다 석권하다가도 올림픽과 같은 대회선 유독 힘을 못 쓰는 선수들. 이를 두고 새가슴이라고 질책하지만 당사자는 이보다 답답한 상황이 없다.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 본인 스스로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묵묵히 참고 훈련하면 큰 무대 징크스도 충분히 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선수가 있다. 바로 미국의 육상 여제 앨리슨 펠릭스다. 펠릭스는 세계선수권대회서 200m를 3연패를 하면서도 유독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9일 열린 여자 200m 결승서 펠릭스는 21초88의 기록으로 올림픽 삼수 만에 금메달을 차지하며 지긋지긋한 올림픽 징크스와 이별했다. 징크스를 이겨낸 펠릭스가 오늘의 히어로다. 확실한 우승 카드였다. 루샹도 부상으로 탈락하면서 경쟁자도 없었다. 그러나 쿠바의 다이론 로블레스는 경기 도중 발생한 허벅지 부상으로 남자 110m 허들 종목 올림픽 2연패에 실패했다. 갑작스런 햄스트링 부상으로 중도 탈락한 것이 화가 나겠지만 참지 못하고 앞에 있는 허들을 신경질적으로 차는 모습은 좋아보이지 않았다. 엑스맨이다.



미리보는 한국경기(9∼10일) - 손연재, 여자배구, 여자핸드볼

'리듬체조요정' 손연재가 올림픽에 나선다. 보름간 영국 셰필드에서 적응을 마치고 이번주 런던에 넘어온 손연재는 9일 오후 8시부터 개인종합 예선에 출전한다. 목표는 올림픽 결선 진출. 손연재는 올림픽 전초전 격이던 7월 벨라루스 월드컵서 종합 9위에 올라 결선 진출의 전망을 밝게 했다. 리듬체조 개인종합은 24명의 참가 선수 중 예선서 10위 안에 들어야 결선에 진출한다. 배구와 핸드볼에 출전한 태극낭자들도 구기 최고의 날을 준비한다. '연경신' 김연경을 앞세운 여자배구팀은 9일 오후 11시 세계최강 미국과 준결승을 치르고 '우생순 시즌2'를 노리는 여자핸드볼팀은 10일 오전 1시 노르웨이와 만난다. 4년 전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서 패배를 안긴 노르웨이에 설욕할 좋은 기회다. 이 밖에 여자레슬링의 기대주 엄지은(자유형 55kg급)도 감짝 메달에 도전한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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