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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런던] '진짜 운동 선수' 장미란, 감동을 들어올리다

기사입력 2012.08.06 07:18 / 기사수정 2012.08.06 07:18

조영준 기자


유행가의 가사처럼 '짜가'가 판치는 세상. 알맹이가 가득 찬 진짜를 찾기가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진짜 스포츠맨'을 만났다. '역도 여제' 장미란의 마지막 올림픽은 숭고했고 퇴장은 아름다웠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는 9초63의 짧은 순간동안 전 세계인들에게 '전율'을 선사했다.

장미란, 한국 스포츠 역사에 지워지지 않는 족적을 남기다

올림픽 챔피언의 명예가 장미란을 빛나게 만들었지만 진짜 그를 인정하는 이유는 '한결같은 모습'이었다. 지난 7년 동안 장미란 만큼 화려한 이력을 가진 역도 선수는 드물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은 물론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그리고 아시안게임을 정복하면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최고의 위치에 있어도 그 누구보다 겸손했으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교통사고 후유증과 잦은 부상으로 인해 선수 생활에 위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아름다운 퇴장'을 위해 재기에 나섰고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 될 런던에 입성했다. 영국 런던 엑셀 제3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여자 역도 75kg 이상급 경기에 출전해 합계 289kg를 들어 올렸지만 4위에 머물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영원한 승자는 없다'란 진리를 인정한 그는 담담하게 현실을 받아들이며 눈물을 흘렸다. 끝까지 '감동의 바벨'을 들어올리기 위해 걸어온 그의 발자취에 많은 이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는 여전히 볼트였다


남자 육상 100m는 육상은 물론 올림픽의 하일라이트로 불린다. 특히 이번 런던올림픽은 1988년 칼 루이스(미국)와 벤 존슨(캐나다)의 대결 이후 최고의 명승부가 점쳐졌다. 세계기록인 9초58을 보유하고 있는 우사인 볼트(26, 자메이카)와 '대항마'로 급부상한 요한 블레이크(23, 자메이카)의 대결에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됐다. 준결승에서 블레이크는 9초85를 기록해 1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반면 9초87을 기록한 볼트는 결승 6번 레인을 배정받았다.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자메이카 대표선발전에서는 블레이크가 볼트를 앞질렀다. 그러나 볼트의 기세는 큰 경기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블레이크가 바람처럼 달리는 사이 볼트는 번개처럼 치고나가 가장 먼저 결승점에 도달했다. 칼 루이스(1984년 LA, 1988년 서울올림픽 100m 우승)에 이어 남자 100m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한 볼트는 여전히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였다.



'명사수' 진종오의 심장은 마지막 총성이 울릴 때까지 식지 않는다


10-10 프로젝트를 추진한 한국선수단의 열 번째 금메달이 대회 열흘째 만에 나왔다. 주인공은 한국선수단에 첫 번째 금메달을 안겨준 '명사수' 진종오(33, KT)였다. 진종오는 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르니니치파크 왕립 포병대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사격 50m 권총에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하며 올림픽 2연패에 성공했다. 특히 국가대표 후배인 최영래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마지막 한 발을 남겨둔 상황에서 진종오는 선두인 최영래에 1.6점이 뒤쳐져있었다. 10번 째 사격에서 진종오는 10.2를 쐈지만 최영래는 8.1점에 그쳤다. 메달의 색깔은 순식간에 반전됐고 결국 진종오가 이번 대회 2관왕에 등극했다. 마지막 사격에서 통한의 실수를 했던 최영래는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지만 '마지막 한발'까지 흔들리지 않았던 선배의 집중력에 경의를 표시했다.



미국을 휩쓸고 있는 '체조 퀸' 더글러스 신드롬


런던에서 연일 전해오는 '올림픽 낭보'에 국내 팬들은 밤잠을 설친다. 양궁과 사격에서 쏟아져 나온 금메달 소식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신아람 사태'에 분노를 표시하며 '한 여름 밤의 꿈'을 꾸고 있다. 이러한 한국과 비교해 미국의 상황은 다르다. '프로 스포츠의 천국'인 미국은 올림픽에 큰 관심이 없다. 올림픽이 한창인 지금도 메이저리그 야구에 열광하고 있으며 올 가을 개막하는 미식축구 소식에 귀를 세우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은 '검은 체조 요정'에 열광하고 있다. 런던올림픽 기계체조 여자개인종합 부분에서 우승을 차지한 가브리엘 더글러스는 미국의 새로운 '스포츠 아이돌'로 급부상했다. 흑인으로는 최초로 올림픽 체조 여왕에 등극한 더글러스는 연일 미국의 매스컴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 어려운 가정 형편을 극복하고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스토리가 미국인들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나는 다람쥐(Flying Squirrel)'라는 더글러스의 애칭은 미국 언론을 도배하고 있다.



오늘의 히어로 & 엑스맨


히어로는 테니스 스타 앤디 머레이다. 영국 전역은 온통 '머레이 열풍'에 휩싸였다. 머레이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를 3-0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테니스 종가' 영국은 사상 최초로 올림픽 챔피언을 맞이했다. 한국에 패해 '축구 종가'의 자존심을 잃었던 영국 팬들은 테니스에서 위안을 얻었다. 영국 언론은 일제히 머레이의 우승을 보도했고 미국 스포츠 전문 방송인 ESPN은 'Hero Worship(영웅 숭배)'라는 타이틀로 머레이의 우승을 비중 있게 다뤘다. 엑스맨은 한국 복싱 신종훈이다. 라이트 플라이급 세계랭킹 1위인 신종훈은 메달 획득이 유력하게 점쳐졌지만 첫 경기인 16강전에서 알렉산다르 알렉산드로프(불가리아)에게 14-15로 판정패했다. 신종훈은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끊겨진 복싱 금맥을 다시 이어줄 기대주로 꼽혔다. 하지만 첫 경기에서 패하며 다음 올림픽을 기약하게 됐다.



미리보는 한국 경기(6~7일) - 체조, 탁구, 육상


'도마 세계챔피언'인 양학선이 마침내 '금맥 사냥'에 나선다. 양학선은 자신의 이름을 딴 도마 최고 난이도의 기술인 '양1'을 앞세워 한국기계체조 역사상 첫 번째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한다. 6일 저녁 도마 결선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출전하는 양학선은 다른 선수들의 점수를 본 뒤 '양1'을 사용하겠다고 전했다. 남녀 탁구 단체팀은 결승 진출을 노린다. '아테네의 영웅' 유승민이 이끄는 남자 탁구대표팀은 홍콩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여자 단체팀은 '세계최강' 중국과 결승행 티켓을 놓고 한판 대결을 펼친다. 한국의 취약 종목인 육상단거리에는 '허들 공주' 정혜림이 출전해 결선 진출에 도전한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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