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대전, 강산 기자] "이길 수 있게 빌어주세요. 꼭 이기고 싶습니다"
시즌 첫 완투승을 따낸 '괴물 투수'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남은 시즌에 대한 각오를 드러냈다. 류현진은 24일 대전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 9이닝을 혼자 책임지며 8피안타(1홈런) 2볼넷을 내줬지만 10개의 탈삼진을 곁들이며 3실점, 시즌 첫 완투승을 따냈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수는 무려 129개, 올 시즌 최다였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궁극적인 올 시즌 목표는 따로 있었다. 바로 통산 100승이다.
25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류현진에게 힘든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경기 전 가볍게 캐치볼을 하던 류현진을 보며 "또 공 던지고 있다"면서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이후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류현진은 "좋았죠. 거기서 졌어봐요"라며 시즌 첫 완투승을 거둔 소감을 밝혔다.
이날 류현진은 경기 초반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2회 연속 적시타를 맞고 2점을 내줄 때는 지난 18일 등판(삼성전 2이닝 8실점)의 후유증을 떨쳐내지 못한 듯 보였다. 이에 류현진은 "저번에 하도 많이 맞아서 안 맞으려고 한 것이 역효과가 났다"고 평가했다.
류현진은 당시 부진의 원인을 자신의 실수 때문이라고 밝혔다. 류현진은 "몸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내 잘못이었다. 10일 동안 등판을 못 했는데 불펜 피칭을 하지 않았다"며 "캐치볼만 했는데 오히려 독이 됐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8일 SK전서 3승째를 챙긴 뒤 등판이 예정돼 있었던 14, 15일 사직 롯데전이 모두 우천 연기되면서 등판 일정이 늦춰졌다.
"캐치볼 할 때는 전력으로 던지지 않는데 실전에서는 세게 던져야 하니 밸런스가 잡히지 않았다"는 것이 류현진의 설명이다. 이어 류현진은 "5일 휴식이 가장 이상적이다. 투수들은 우천 연기가 된다고, 쉰다고 좋은 게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류현진의 통산 100승은 이뤄질 수 있을까. 류현진은 26일 현재 통산 93승(48패)을 기록 중이다. 통산 100승까지 필요한 승수는 7승. 100승을 거둔다면 7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10승 해야죠"라고 밝힌 류현진은 곧바로 말을 바꿔 "올 시즌 11승 해야 한다. 100승에 대한 욕심이 크다. 올 시즌 제1의 목표"라고 밝혔다.
류현진은 올 시즌 4승을 기록 중이다. 7승을 더해야 11승과 더불어 통산 100승 고지를 밟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올 시즌 남은 10번 안팎의 등판 기회에서 7할(7승 3패) 이상의 승률을 기록해야 한다. 류현진은 "거의 다 이겨야죠. 전부 다 이기면 14승이네요?"라고 말하는 여유도 보였다. 그는 리그 다승 1위 장원삼(삼성)이 시즌 11승을 거둔 데 대해 "좋겠다"며 부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통상적으로 화요일 선발 투수는 4일 휴식 후 일요일에 등판하게 된다. 류현진은 지난 18일 삼성전서 70구를 던졌고 4일 휴식 후 24일(화요일) 롯데전서 무려 129구를 던졌다. 이번 주 일요일 등판에 다소 무리가 따를 수도 있다. 하지만 류현진은 대수롭지 않은 듯 "일요일에도 던져야죠. 100승 하려면 1번이라도 더 던져야죠. 남은 경기 다 이기고 싶죠"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류현진은 취재진에게 "이길 수 있게 빌어주세요. 꼭 이기고 싶습니다"라며 승리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타자들이 점수를 내 주니 더욱 힘이 난다"는 류현진, 그가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타선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한화 타선은 25일 경기서 14안타 10득점하는 집중력을 선보이며 10-1 승리, 후반기 2연승을 이끌었다.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이유다.
"올 시즌 류현진의 10승도 쉽지 않다"는 예상도 있다. 하지만 한화 타선이 남은 시즌 동안 25일 경기와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류현진의 목표 달성도 꿈이 아니다. 류현진의 간절한 바람이 현실이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올 시즌 16경기에 등판, 퀄리티스타트 11회에도 4승만을 기록하는 등 유독 승운이 없었던 류현진, 남은 등판에서 초인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사진=류현진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