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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맨 7년,'박지성' 세 글자 새긴 '걸작 5선'

기사입력 2012.07.09 23:59 / 기사수정 2012.07.10 00:05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크고 아름다운 발자취였다.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의 7년간의 생활을 뒤로 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박지성은 9일 밤(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밀뱅크 타워에서 토니 페르난데스 구단주와 마크 휴즈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적으로 이적 발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로써 박지성은 7시즌만에 맨유와 생이별했다. 2005년부터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누빈 박지성은 맨유 선수로 활약하며 아시아 축구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두 개의 심장', '이름 없는 영웅' 등 여러가지 수식어들도 그를 따라다녔다.

7시즌동안 맨유와 '아시아 선수 최초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출전과 4번의 리그우승과 컵대회 3회, FIFA(국제축구연맹) 클럽월드컵 우승 등 많은 역사를 함께 했다. 그의 활약상들은 맨유에 박지성이란 세 글자를 아로새기기에 충분했다.

2010.11.7 프리미어리그 VS 울버햄튼

2010년 11월 7일 박지성의 공격본능이 폭발했다. 혼자서 멀티골을 책임지는 활약으로 팀의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의 활약상은 맨유 유니폼을 입은 박지성의 경기들 중 단연 최고로 손꼽힌다.

'2010/201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울버햄튼전에 박지성은 선발 출전했다. 부상 선수들이 많은 가운데 어린 선수들과 함께 나서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해냈다.

그러던 전반 45분 선제골로 활약의 신호탄을 알렸다. 아크 정면에서 공을 받은 후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기선 제압의 여운은 오래 가지 않았다. 맨유는 울버햄튼의 반격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던 후반 21분 실뱅 이벵스-블레이크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경기가 무승부로 기울고 있던 그 때 박지성의 득점포가 또 한번 터졌다. 후반 48분 종료를 앞둔 시점, 박지성은 오른쪽 부근에서 공을 몰고 서서히 중앙으로 침투했다. 수비수 두 명을 제친 박지성은 회심의 왼발 슛으로 결승골을 작렬시켰다. 순간 올드트래포트는 열광의 도가니였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맨유팬들은 원맨쇼를 펼친 박지성을 향해 기립박수를 보냈다.

2010.3.21 프리미어리그 VS 리버풀


리버풀 전 다이빙 헤딩골도 빼놓을 수 없는 '걸작'이다. 가장 인상 깊은 골로 직접 지목하기도 했던 박지성은 그날의 전율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2009/201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에서 라이벌 리버풀과 만났다. 맨유로선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리그 우승을 놓고 아스널과 치열한 승점 싸움을 벌였다. 라이벌과의 대결을 앞두고 양 팀간의 신경전으로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전반부터 경기는 치열했다. 한 골씩 주고 받으면서 경기는 알 수 없는 흐름으로 진행됐다. 잠시 소강상태가 되던 후반 14분 박지성의 역전골이 터졌다. 대런 플레처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다이빙 헤딩슛으로 그물을 흔들었다. 순간적인 침투가 인상적이었던 골이었다. 골을 넣은 후 엠블럼이 새겨진 왼쪽 가슴을 치던 세레모니는 여전히 맨유팬들 뇌리 속에 남아 있다.

이날 득점으로 박지성은 강팀 킬러로서의 면모를 다시 한번 과시했다. 박지성의 결송골에 힘입어 맨유는 승점 3점을 챙겼다. 라이벌을 꺾는 동시에 프리미어리그 선두 등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2011.4.13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VS 첼시

박지성은 '챔스의 사나이'였다. PSV아인트호벤 시절 AC밀란을 상대로 환상골을 터트린 것을 비롯해 맨유에서도 그 기세를 이어갔다.

아시아선수 최초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결승전 출전을 맛본 가운데 첼시의 챔스 우승 꿈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던 결승골은 압권으로 손꼽힌다.

2010/2011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맨유는 첼시를 만났다. 난적 첼시를 맞아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지만 2차전이 남아 있어 쉽게 방심할 순 없었다.

올드트래포트에서 열린 2차전에 박지성은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맨유는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의 선취골로 기세를 올렸지만 후반전에 디디에 드록바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첼시에게 4강행 희망이 생겼다. 맨유를 상대로 한 골만 더 넣으면 첼시가 진출하는 상황. 맨유로선 남은 시간동안 경계심이 요구됐다. 하지만 첼시의 희망가는 오래가지 않았다.

후반 32분 박지성은 강력한 왼발슛이 골문 오른쪽 구석에 정확히 꽂혔다. 웨인 루니의 패스를 받은 라이언 긱스가 절묘한 칩패스를 연결했고 이를 받은 박지성이 마무리했다.

2009.5.6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VS 아스날

박지성은 자타공인 아스날 킬러였다. 맨유 2005-06시즌 맨유 입단 후 리그 첫 골을 아스날 상대로 뽑아냈다. 이후 매시즌 아스날을 만나면 유난히 힘을 냈다. 지난 시즌엔 아스날을 상대로 통산 5번째 골을 기록해 명실상부한 아스날 킬러로서의 면모를 이어갔다.

특히 2008/2009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터진 박지성의 골은 사상 두 번째 결승행을 꿈꾸던 아스날을 침몰시켰다.

당시 아스날은 선제골이 필요했다. 1차전에서 패한 아스날은 맨유를 상대로 홈에서 최대한 많은 골이 필요했다. 하지만 꿈은 경기 시작 8분만에 박지성의 골로 깨졌다.

전반 8분 박지성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왼쪽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문을 갈랐다. 중심을 잃은 상황에서도 끝까지 공을 놓치지 않았던 집중력의 결과였다.

이 골로 기세가 오른 맨유는 아스날을 거세게 밀어붙였다. 결국 맨유는 아스날은 3-1로 누르고 대망의 챔스 결승전에 진출했다.

2011.3.11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VS AC밀란

천하의 피를로도 어쩔 수 없는 날이었다. 지난 유로2012에서 파넨카킥과 맹활약으로 화제를 모은 안드레아 피를로선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날이었다.

2010/2009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 나선 박지성은 AC밀란을 상대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1,2차전동안 피를로를 경기장에서 지웠다.

2차전에선 골까지 기록하면서 팀의 4-0 완승과 8강행을 이끌기도 했다. 루니의 선제골과 추가골에 힘입어 2-0으로 앞서가던 후반 14분이었다. 박지성은 패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폴 스콜스의 공간패스를 논스톱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AC밀란의 왼쪽 골문을 관통했다.

이날 활약상에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 후 퍼거슨 감독은 "밀란전 전술의 핵은 박지성과 루니였다"고 말하면서 "박지성의 희생과 영리함이 맨유의 8강행을 이끌었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사진=박지성 (C) 가디언 홈페이지]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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