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1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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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결산②] 샛별보다 더 빛났던 노장의 마지막 불꽃

기사입력 2012.07.02 14:09 / 기사수정 2012.07.02 14:09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메이저대회마다 뜨고 지는 별은 있기 마련이다. 축구팬들은 샛별의 탄생에 환호하고 노장의 마지막에 심심한 경의와 지지를 보낸다. 이것이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고 메이저대회를 기다리는 또 하나의 재미기도 하다.

당연히 유로2012도 새로운 스타의 탄생과 노장의 퇴장이 맞물리는 무대였다. 그러나 유로2012는 이전과 달리 샛별의 탄생이 주는 화려함보다 퇴장을 준비하는 노장들의 마지막 불꽃이 더 강렬한 대회였다.

노장의 힘을 느낄 수 있었던 국가는 단연 이탈리아였다. 대회 전 우승후보로 거론조차 되지 않았던 이탈리아가 결승전까지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30대 노장들의 눈부신 활약이었다. 그 중심에는 단연 안드레아 피를로가 있다. 피를로는 33세의 경험에 33세 답지 않은 체력을 더해 이번 대회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3-5-2와 4-3-1-2를 넘나드는 이탈리아의 전술에서 후방 사령관 피를로의 존재는 상대의 공포였다. 잉글랜드와 8강전 승부차기서는 강심장을 가진 노장만이 가능한 파넨카킥으로 잉글랜드의 꿈을 산산조각내기도 했다.

피를로의 뒤에는 잔루이지 부폰(이탈리아)이 있다.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이 21세기 최고의 골키퍼로 꼽았던 부폰은 34세의 나이에도 여전한 반사신경과 수비조율 능력을 보여주며 이탈리아의 뒷문을 단단히 했다.

또 한 명의 백조의 노래를 부른 이는 안드리 세브첸코(우크라이나)다. 개최국 우크라이나의 꿈을 이뤄주기엔 세브첸코의 서른여섯 나이가 너무도 많았지만 투혼의 2골은 그의 마지막 울부짖음으로 충분했다.

그에 반해 새로운 스타를 노렸던 후보들은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대회 전 신성 후보로 꼽혔던 선수들의 면면은 화려했다. 마리오 괴체(독일)와 크리스티안 에릭센(덴마크), 소티리스 니니스(그리스), 대니 웰백(잉글랜드) 등이 그 후보였다.

그러나 이들은 아직 덜 여문 모습만 보여줬다. 괴체는 대회 전 입은 부상을 채 털어내지 못해 10분 출전에 그쳤고 가장 많은 관심을 불러 모았던 에릭센은 3경기에 출전했지만 단 하나의 공격포인트도 올리지 못했다. 니니스도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웰백은 1골은 넣었으나 수비 중심의 잉글랜드의 새로운 빛이 되지 못했다.

중고 신인인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폴란드)와 그레고리 반 더 비엘(네덜란드)은 유럽 클럽들의 러브콜에 무색한 활약이었고 18세의 신인 제트로 빌렘스(네덜란드)와 옥슬레이드 챔벌레인(잉글랜드)은 깜짝 출전했지만 감독의 비장의 무기가 되지 못했다.

3골을 넣으며 득점왕 경쟁을 펼쳤던 알란 자고예프(러시아)가 이번 대회 신성으로 꼽히지만 러시아가 조별예선서 탈락하며 빛이 바랬다. 마리오 만주키치(크로아티아)와 페트르 지라체크(체코), 미카엘 크론델리(덴마크) 등 눈에 띄는 선수들도 샛별이라 불리기엔 나이가 많아 샛별의 탄생이 지지부진한 대회로 남게 됐다.  


[사진 = 셰브첸코 (C) Gettyimages/멀티비츠]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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