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유럽판 한일전' 폴란드와 러시아가 포성 없는 전쟁을 앞두고 있다. 그야말로 폭풍전야다.
폴란드와 러시아는 오는 13일 오전(한국시간) 폴란드에 위치한 바르샤바 국립경기장에서 유로 2012 조별예선 A조 2차전을 치른다.
폴란드는 아픔의 역사를 간직한 국가다. 국가 생성 초기부터 주변 강대국에 의해 지배와 분할을 당해온 폴란드는 러시아에 점령 당한 기간이 더 긴 슬픔을 가지고 있다. 폴란드 동부 지역을 점령한 러시아는 식민지배 기간 폴란드어 사용을 금하고 러시아어를 강제로 사용케 하는 등 민족 말살 정책을 펼친 바 있다.
또한 러시아는 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0년 비밀경찰을 동원해 폴란드 군인과 지식인 등 2만 2천여 명을 살해, 암매장한 카틴 숲 대학살 사건을 벌이면서 폴란드와 러시아는 한일 못지않은 적대 관계가 됐다.
지금까지도 두 국가의 감정의 골은 없어지지 않았고 이 때문에 이번 대결을 앞두고 양국 축구팬들의 충돌이 우려되고 았다. 유럽축구연맹(UEFA)도 공식적으로 폴란드에 안보 강화를 요청했고 폴란드는 경기장 근처에 6천 명이 넘는 경찰력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더욱이 경기가 열리는 12일(현지시간)은 러시아의 날(독립기념일)이라 불리는 국경일로 바르샤바 시청 근처에 무수히 많은 러시아 팬이 집결할 것으로 보여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두 국가의 축구 경기도 긴장감이 흐르기는 마찬가지다. 개막전에서 졸전 끝에 무승부에 그친 폴란드는 가장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는 러시아를 맞아 단두대 매치를 펼친다. 폴란드로선 자칫 패하면 조별예선 탈락 위기에 놓일 수 있어 경기장 안팎이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사진 = 레반도프스키 (C) BBC 스포츠 홈페이지]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