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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실패로 끝난 최강희표 '토털 수비'

기사입력 2012.05.31 20:19 / 기사수정 2012.05.31 20:19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최강희호가 세계 최강 스페인을 상대로 무릎을 꿇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31일(한국시간) 새벽 스위스의 베른에 위치한 스타드 드 스위스서 열린 스페인과 평가전에서 1-4로 완패했다. 이번 평가전으로 대표팀은 많은 숙제를 안겼다.

무엇보다도 완벽치 못했던 수비 라인의 문제가 컸다. 당초 스페인전은 수비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화려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스페인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수비라인의 윤곽도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대표팀은 세계의 벽을 실감하며 무려 4골을 내주고 말았다. 최강희 감독은 최적의 수비 조합 찾기와 대표팀의 '토털 수비'를 실험했지만 이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견고하지 못했던 '전원 수비'

이번 패배의 요인으로 완전치 못했던 수비라인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박주호-이정수-조용형-최효진으로 구성된 포백라인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기존의 '전원 수비'체제도 약점을 드러낸 한 판이었다.

최강희 감독 부임이후 대표팀은 '전원 수비' 체제를 구축했다. 이전의 월드컵 예선전과 평가전 모두 이 전원 수비 형태를 띄었다. 조광래 전 감독이 공격 1선부터 압박케 했던 '포어 체킹'과는 대조적이다. 수비 땐 최전방 원톱까지 모두 자기 진영으로 내려와 진을 쳤다. 공격으로 전환 시엔 빠르게 전개하며 폭 넓은 속공을 펼쳤다.

이번 스페인전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은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기본으로 기존의 토털 수비를 펼쳤다.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전혀 견고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스페인의 공격진을 막기 위해 10명의 선수들이 모두 수비에 가담했다. 하지만 상대의 정교하고 빠른 패스 플레이 속에 측면과 뒷공간을 내주며 위험한 장면을 초래했다.


실점 장면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전반 12분 왼쪽 측면에서 베냐트 에체베리아가 오른발로 크로스하는 순간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페르난도 토레스를 막지 못해 선제골을 내줬다.

'수난 시대'는 계속됐다. 전반 44분 산티 카솔라의 킬 패스 한 방에 후안 마타에게 결정적인 찬스를 내줬다. 후반 35분엔 긴 땅볼 패스에 수비가 허점을 노출하며 네그레도에게 실점했다.

'수비 리더' 기성용의 부재도 한몫

수비 리더의 부재도 한몫했다. 한국은 박주호-이정수-조용형-최효진으로 포백라인을 꾸렸다. 처음으로 발을 맞춘 이들 수비라인은 완전치 못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이후 오랜만에 발을 맞춘 이정수와 조용형이 분발했지만 부족했다. 각자의 위치 확보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 줄 수비 리더가 대표팀에 필요했다.

이 점에 있어 기성용의 부재는 뼈아팠다. 이날 기성용은 완전치 못한 몸상태로 인해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 2월 쿠웨이트전에서 기성용은 수비 리더로서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던 바 있다. 당시 한국은 상대 역습에 측면 수비가 곤욕을 치뤘다. 그러던 후반 6분 기성용이 투입됐다. 이후 대표팀은 수비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경기를 2-0 승리로 마무리했다.

교체 투입된 기성용은 적절히 공수를 조율하면서 수비 라인을 리드해 팀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러한 역할을 해낼 '구심점'이 스페인전에도 필요했다.

수비 전술을 핵심으로 들고 나온 최강희호로선 수비 리더의 필요성은 더욱 부각됐다. 하지만 중앙에 선 구자철과 김두현은 역습에 치중하며 이러한 역할까지 해내는 데 무리가 있었다.

경기가 끝난 후 최강희 감독은 "실망할 필요가 없다. 남은 기간 최대한 우리의 조합을 찾아야 된다"고 말했다. 과연 이번 스페인전 패배로 얻은 수비의 숙제들을 풀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최강희 대표팀 감독 (C) 엑스포츠뉴스 DB]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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