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3년 만에 재회한 두 거함의 대결은 디디에 드록바(첼시)가 마침표를 찍은 첼시의 화려한 복수극으로 끝났다.
첼시(잉글랜드)는 19일(이하 한국시간) 홈구장인 스템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11/1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FC바르셀로나(스페인)에 1-0으로 승리했다.
첼시는 전반 추가시간에 터진 드록바의 한 방으로 바르셀로나를 꺾고 기선을 제압했다. 다음주 바르셀로나의 홈구장에서 열릴 2차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결승에 오르는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경기는 일방적이었다. 바르셀로나는 72%의 볼 점유율을 가져가며 경기를 지배했고 슈팅도 24개를 시도하며 첼시보다 19개나 많았다. 자연스레 유효슈팅도 바르셀로나가 많았고 코너킥 수에서도 8-1로 압도했다. 첼시가 바르셀로나에 기록에서 앞선 것은 오프사이드와 파울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마지막에 웃은 팀은 첼시였다. 골을 넣는 팀이 이기는 축구의 정의대로 첼시는 마침표를 찍었고 바르셀로나는 찍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두 팀 모두 준비한 대로 경기를 펼쳤다. 바르셀로나는 공격을, 첼시는 수비에 공을 들였다. 점유율을 끌어올린 후 공격 일변도로 나선 바르셀로나에 첼시는 수비에 무게중심을 두고 역습으로 맞섰다.
잔뜩 웅크린 첼시에 바르셀로나는 계속해서 볼을 돌리며 틈을 엿봤으나 열린 곳은 많지 않았다. 간간이 맞이한 기회서도 바르셀로나는 페트르 체흐 골키퍼와 상대 골문을 넘지 못했고 90분 내내 두드리다가 경기를 끝냈다.
반면, 첼시는 달랐다. 빠른 역습과 스로인 상황에서 높이를 적극 활용하며 바르셀로나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이날 경기의 결승골이 된 드록바의 골 장면은 첼시의 준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리오넬 메시가 2선까지 내려오면 그 빈공간으로 바르셀로나의 미드필더들이 올라가는 것을 잘 알았던 첼시는 메시가 내려올 때 강한 압박을 가했고 볼을 가로채자마자 물흐르듯 역습을 펼쳐 결승골을 뽑아냈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드록바는 힘을 앞세워 카를레스 푸욜과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를 상대했고 과하다 싶을 정도의 액션을 취하면서 카드 트러블에 걸려있는 두 선수의 신경을 긁었다. 결승골까지 뽑아낸 드록바는 첼시가 그렸던 큰 그림의 마침표를 찍어줄 선수로 낙점된 이유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90분 동안 짜 왔던 판대로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던 두 팀 중 승리의 여신이 웃어준 쪽은 마침표를 찍은 첼시였다.
[사진 (C) 첼시 홈페이지 캡쳐]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