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나래 기자] 밴드 '산울림'의 데뷔 35주년을 맞아 헌정방송을 준비돼 눈길을 끌고 있다.
16일 밤 방송되는 MBC 뮤직 '뮤직스캐너 The Code' 18회는 대한민국 대중음악을 뒤흔들며 파격적인 행보를 걸어온 '산울림'의 발자취를 가수 장기하 특유의 감성 내레이션과 함께 되돌아본다.
70년대 국내 대중음악계는 가요 정화운동을 비롯해 연예계 대마초 파란으로 암흑기를 보내고 있었다. 이때 혜성 같이 등장한 캠퍼스밴드 샌드 페블즈 '나 어떡해'는 당시 큰 반향을 일으키며 제1회 MBC 대학가요제 대상을 차지하며 히트송으로 등극했다.
그런데 '나 어떡해'의 원곡자가 '산울림'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샌드 페블즈의 5기였던 '산울림' 둘째 김창훈이 후배들에게 주었던 곡이 바로 이 대회의 대상을 차지한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산울림'도 이 대회에 참가했었다는 사실이다. '문 좀 열어줘'란 노래로 대회의 예선 1위를 했다는 그들은 맏형 김창완의 대학졸업증명서 때문에 본선자격이 박탈됐다. 그러나 산울림의 노래가 예선과 본선을 모두 휩쓸었고 이 웃지 못할 해프닝은 '산울림'의 성공을 예견하고 있었다.
사이키델릭한 록 사운드에 꾸미지 않은 담담한 수필을 노래하는 '산울림'의 진심은 대중을 감동시켰다. 당시 7080세대에게 '청춘연가'처럼 불리던 '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으로 시작되는 '청춘'의 경우 사실, 김창완이 아들의 돌잔치에서 느낀 세월에 대한 한탄을 담은 곡임을 밝혀 많은 사람들이 황당해 했다.
승승장구하던 '산울림'은 9집 발매 후 각자의 생활 전선으로 뛰어들며 해체를 하게 됐지만 10년 후 3형제는 다시 뭉쳤고 팬들이 오매불망 기다리던 13집이 발매됐다. 하지만, 막내 김창익이 2008년 12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사망하여 마지막 앨범이 됐다.
이때의 슬픔은 '산울림' 전집(2008년)에도 '포크리프트(Folk lift)란 곡으로 표현됐다. 이후 한국 대중음악사에 큰 획을 그었던 '산울림'의 이름은 전설로만 남았다.
16일 밤 12시 방송.
이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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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산울림 ⓒ MBC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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