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2012 팔도 프로야구' 개막전으로 후끈 달아올랐던 잠실구장. 그 안에서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연전이 열렸다. 그 어느 때보다도 화끈한 오프시즌을 보냈던 양 팀은 물고 물리는 혼전 끝에 1승 1패를 기록하며 개막전을 마무리했다. 특히 넥센은 FA 영입과 해외파 김병현과의 계약 등으로 선수들의 사기가 한껏 고무돼 있는 상황에서 첫 경기를 승리로 가져갔다.
개막전 첫 승은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특히, 그들이 맞이했던 상대 투수는 다름 아닌 더스틴 니퍼트였다. 상대적 열세라는 평가를 딛고 승리를 거뒀다는 점에서 넥센 역시 올 시즌 커다란 '복병'이 될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렇게 원정 경기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둔 넥센은 이제 '홈 개막 3연전'을 소화한다. 사실 프로라면 홈 팬들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넥센 프런트도 각종 행사를 준비하면서 여러 차례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여전히 잊을 수 없는 이름 하나가 메일 주소에 늘 아로새겨져 있다. 지난 2010년 6월 25일에 세상을 떠난 故 이화수 대리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 대리는 '넥센 홍보팀의 스마일맨'이다. 취재진이 기자석에 들어오면, 특유의 어조로 “어서옵시옵소서!”라고 먼저 인사하며 보는 이들의 기분을 상쾌하게 했던 이였다. 또한, 그라운드 안팎에서 선수와 취재진의 가교 역할을 했음은 물론, 선수단과 스스럼없이 지냈던 그라운드의 조연배우였다. 그를 만나는 이들마다 절로 웃음이 난다고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던 셈이다.
그는 또한 '넥센 히어로즈'라는 이름을 걸고 있는 자리라면, 규모에 관계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그는 “설령 작은 행사라도 히어로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면, 마땅히 저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요”라며 너무 당연하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런 점에 있어서 그는 진정 프로였다.
그랬던 그의 별세 소식은 많은 이들이 깜짝 놀랐다. 아직 이룰 것이 더 많은 이였기에, 그라운드 안팎에서 넥센을 위해 더 일해 줘야 할 이였기에 안타까움이 더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가 별세한 지 2년이 지난 지금. 프로야구가 시작될 즈음이면 늘 그의 얼굴을 떠올리게 된다. 지금도 목동에 가면, “어서옵시옵소서”라는 이 대리 특유의 인사를 받게 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김기영 홍보팀장 역시 보도 자료를 배포할 때마다 이 대리의 이름을 넣으면서 “(이)화수의 이름을 뺄 수 없었다”라고 말하며 끝까지 그를 기리기도 했다.
그래서 본심과는 다르게 “아, 이 나쁜 사람! 이렇게 좋은 사람들 놔두고 먼저 가시다니요”를 반복해서 되뇌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목동 홈 개막전을 즐기기 전에 넥센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구단을 위해 헌신했던 한 명의 홍보팀 직원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
[사진=생전의 이화수 대리 © 엑스포츠뉴스 DB]
김현희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