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지난 시즌, 위기 상황에서 LG에 한줄기 빛이 됐던 선수가 있다. 이 선수는 올 시즌 외야 한자리를 꿰차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썬더맨' 양영동이다.
양영동은 청원고-홍익대를 거쳐 2006년 삼성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하지만 1군에서 대주자와 대수비 요원으로 단 2경기 출장에 그쳤다. 이후 2008시즌까지 양영동은 단 한 차례도 1군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고 결국 경찰청 입대를 결정했다.
양영동은 도약을 꿈꾸며 절치부심했고 2010시즌을 앞두고 LG에 신고선수로 재입단, 야구인생 2막을 열었다. 양영동은 "아무 생각 없이 2군 생활에 젖어 있었다"고 지난 날을 반성하며 도약을 위한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양영동은 지난 2011시즌 시범경기에서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으로 박종훈 전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그 결과 당당히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선발 라인업에는 들지 못했지만 1군 무대에서 최고의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자체로 양영동에겐 큰 영광이었다.
이후 2군에 주로 머물던 양영동은 1군 콜업 이후 5월21일 롯데전서 이름 석 자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당시 LG는 2-4로 끌려가던 9회말 윤상균의 극적인 동점 투런포로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 11회말 무사 1루의 찬스를 잡자 양영동은 대주자로 나섰다.
대주자로 나선 양영동은 상대 배터리의 허를 찌르는 도루로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이후 이대형의 좌익수 키를 넘기는 안타 때 결승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큰 몫을 했다. 다음 날인 22일 경기에서도 양영동은 단타성 타구로 2루까지 내달린 뒤 팀 승리에 쐐기를 박는 득점을 기록,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두 경기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양영동은 선발 중견수로 낙점됐다. 그는 자신을 믿고 내보내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1군 엔트리에서 제외될 때 까지 선발 출장한 전 경기에서 출루에 성공했다. 지난해 5월 11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 9푼 4리(17타수 5안타) 1타점 4도루, 8개의 볼넷을 골라내는 활약으로 많은 이들의 기대감을 부풀렸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양영동은 햄스트링으로 인해 6월 5일자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고 말았다. 이후 양영동은 부상 전과 같은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4강 경쟁이 한창이던 7~9월까지 26타수 무안타 9삼진에 그쳤다.
결국 양영동은 타율 1할 5푼 7리 2타점 4도루의 저조한 성적으로 2011시즌을 마쳤다. 다소 부족한 변화구 대처 능력이 그의 발목을 잡은 것, 하지만 1군에서 어느 정도의 경험을 했기에 헛된 시즌은 아니었다. 2군 생활에 젖어 있던 양영동에게 1군 진입에 대한 확실한 동기부여가 된 시즌이었다. 올해는 당당한 1군 선수로 거듭나기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지난 세월의 설움을 딛고 '1군 선수'로 도약 중인 양영동이 '무한경쟁'을 선언한 김기태 감독의 눈에 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사진=양영동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