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박지성의 '모기 본능'이 또 한번 발휘됐다. 박지성은 아약스와의 유로파리그 32강 2차전에 출전해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공격력을 최소화하는 활약으로 맨유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맨유는 24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2011/2012 유로파리그' 32강 2차전에서 아약스에게 1-2 역전패했지만 최종스코어 3-2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박지성은 톰 클레버리와 함께 중앙 미드필더로 배치됐다. 공격 전개를 담당한 클레버리와 달리 박지성은 주로 수비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역습 땐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속공의 시발점이 됐다. 그러던 전반 6분 상대의 패스를 가로채 치차리토의 선제골에 간접 기여하기도 했다.
박지성의 활약의 백미는 단연 에릭센 전담마크였다. 지난 2010년 3월 AC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안드레아 피를로(현 유벤투스)를 완벽히 지워 이슈가 됐던 박지성이었다. 이번 경기에서도 아약스 공격의 핵이라 할 수 있는 에릭센을 삭제하는 '지우개'로 나섰다.
아약스 공격의 진원지인 에릭센을 원천 봉쇄하기 위한 퍼거슨 감독의 '히든카드'였다. 주로 강팀과의 경기에서 '센트럴 팍'에게 특수한 임무를 부여하던 퍼거슨 감독은 이날도 박지성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박지성은 에릭센이 뛴 60분간 그를 괴롭혔다. 아약스 공격 땐 에릭센 주변에 머물며 끊임없이 견제했다. 또한 에릭센에게 연결되는 패스를 예봉하거나 차단했고 에릭센이 공을 잡으면 패스를 시도하지 못하도록 압박했다.
박지성의 레이더망은 에릭센에 국한되지 않았다. 동점이 된 전반 39분부턴 방어 범위를 더욱 넓혔다. 니콜라스 로데이로와 후반 투입된 데이비 클라센을 견제하며 역전골 사냥에 나선 상대 맹공을 막는데도 일조했다.
에릭센은 아약스가 자랑하는 '샛별'이다. 뛰어난 패싱력과 경기 조율을 자랑하는 에릭센은 중앙 미드필더로 뛰며 공격첨병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미 맨유, AC밀란을 비롯한 유수의 팀들이 에릭센 영입에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유로파리그 32강전에서도 에릭센은 아약스 공격의 핵이었다. 지난 1차전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던 그는 2차전에서 16강 진출을 위해 골이 필요한 아약스를 위해 종횡무진 뛰었지만 박지성의 '부담스런' 견제 속에 별다른 활약없이 결국 후반 61분 둘라니 세레로와 교체됐다.
[사진=박지성 (C) 엑스포츠뉴스 DB]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