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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 리포트] 김성민 볼티모어행, '신사협정' 무시한 처사

기사입력 2012.02.02 13:10 / 기사수정 2012.02.02 13:10

김현희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이하 MLB)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절차를 무시한 채 아직 2학년 과정을 마치지 않은 좌완 투수 김성민(18)과 계약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이는 명백히 MLB와 한국야구위원회(이하 KBO)간의 ‘신사협정’을 무시한 처사다. 그 흔한 ‘신분 조회’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한편으로는 MLB가 얼마나 한국 프로야구를 무시하고 있는지를 보여준 단적인 예다. 

그동안 MLB는 철저히 ‘자문화 중심주의’를 고집해 왔다. 자신들의 리그 수준을 높이는 데만 노력했을 뿐 정작 자신들이 뿌리내린 야구를 세계화하기 위한 노력은 크게 하지 않았다. 간혹 LA 다저스를 중심으로 ‘야구 개발도상국’ 정도에 해당되는 중국야구에 과감한 투자를 선보이긴 했지만 ML 사무국 차원에서 ‘통 큰 지원’이 이루어진 예는 없다.

이에 대한 대가는 혹독했다. 야구는 2008 베이징올림픽을 끝으로 정식 종목에서 제외됐다. 그제야 ML 사무국에서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을 검토하겠다’라는 공약을 내세웠지만, 한 번 내려진 결정은 뒤집어지지 않았다. 

철저하게 ‘자문화 중심주의’에 빠져든 메이저리그는 안에서부터 곪아 터지기 시작했다. 스테로이드 사용을 통한 ‘홈런 숫자 증가’가 문제가 되면서 전미 대륙이 발칵 뒤집어지더니, 자신들이 개최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하 WBC)에서 단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철저히 ‘미국의 우승’을 위해 만들어진 이 대회에서 정작 1등 자리는 자신들이 그토록 업신여겼던 아시아 국가(일본)가 가져갔다.

이쯤 되면 ‘야구의 세계화’를 대전제로 시작한 WBC 참가에 의문을 가질 만하다. ‘자문화 중심주의’에 빠진 MLB의 행태가 ‘야구의 세계화, 보편화’를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일본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역시 WBC 수익 배분을 비롯한 제반 문제로 인해 3회 대회를 보이콧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굳이 WBC와 같은 ‘이벤트성 토너먼트전’이 아니더라도 야구를 세계화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따라서 KBO와 대한야구협회는 일본 프로야구 위원회와의 공조를 통해 WBC 불참을 논의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2회 대회 우승국과 준우승국의 불참 속에 열리는 WBC 역시 크게 공신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사진 (C) 엑스포츠뉴스 DB]

김현희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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