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9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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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오픈 결산 ②] '1박2일'까지 가는 테니스가 가장 힘든 스포츠?

기사입력 2012.01.31 08:14 / 기사수정 2012.01.31 08:14

조영준 기자


"나에게 편견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테니스가 프로 스포츠들 중, 가장 힘든 스포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엄청난 훈련을 요하지 않는 스포츠는 없다. 하지만, 10~12년간의 프로선수 생활동안 오프 시즌이 없이 거의 매일 경쟁을 해야 하는 스포츠는 테니스 밖에 없다."

'테니스 여제'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56, 미국)와 한 시대를 풍미했던 크리스 애버트(57, 미국)가 테니스 전문지인 '테니스 매거진'에 남긴 말이다.

지난 30일 막을 내린 '2012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 출전한 남자 선수들은 시즌이 너무 길다는 점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숨을 돌릴 틈 없이 1년 내내 진행되는 시즌에 선수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터트렸다.

남자 프로테니스(ATP) 규정상, 세계랭킹 30위 안에 드는 선수들은 ATP가 주관하는 대회에 의무적으로 출전해야한다. 네 번의 그랜드슬램 대회(호주오픈, 롤랑가로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은 물론, 마스터즈 시리즈 중, 8개의 대회와 마스터스 시리즈 4개 대회는 반드시 코트에 서야 한다.

이 대회의 일정을 소화하는 것은 만만치 않다. 또한, 남자 선수들은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5세트 경기를 치른다. 이번 호주오픈 준결승전(노박 조코비치 VS 앤디 머레이)과 결승전(노박 조코비치 VS 라파엘 나달)은 각각 4시간50분과 5시간53분이 소요됐다. 준결승전에서 진땀승부를 펼친 조코비치는 단 하루 휴식을 취한 뒤, 결승전에 출전했다. 그리고 무려 6시간 동안 코트를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엄청난 피로감을 느낀 조코비치는 5세트에서 코트에 쓰러졌다. 표정에는 힘든 기색이 역력했고 움직임조차 자연스럽지 못했다. 6시간 동안 경기를 관전하는 것도 힘든 것을 생각할 때, 선수가 느끼는 피로감은 상상 이상이다.

이렇듯 테니스의 시즌은 매우 빡빡하고 경기가 길어지면 1박2일에 걸쳐 진행된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투어를 치르는 상당수의 선수들은 부상을 안고 경기에 임한다.

조코비치와 6시간동안 '혈전'을 펼친 라파엘 나달(26, 스페인)은 "시즌이 너무 길기 때문에 선수들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나달은 지난 시즌,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대부분의 경기에 출전했다. 이번 호주오픈에서도 무릎에 붕대를 감고 경기를 치렀다.



실제로 테니스 선수들의 선수 생명은 길지 않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까지가 최고의 전성기를 보낼 수 있는 기간이다. 20대 후반에서 30을 넘어서면 대부분의 선수들은 쇠퇴기에 접어든다.


'황제' 로저 페더러(31, 스위스, 세계랭킹 3위)는 철저한 자기 관리로 서른이 넘은 지금까지 상위 랭커에 머물고 있다.

힘들지 않은 스포츠는 존재하지 않는다. 테니스도 그러한 스포츠 중 한 종목일 뿐이다. 하지만, 휴식기간이 없는 일정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선수들이 제기하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자 ATP도 "선수들의 의견을 수렴해 해결책을 제시하겠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이번 호주오픈은 전 세계 2억 명이 넘는 시청자들이 관전했다. 조코비치와 나달이 6시간 동안 사투를 펼칠 때, 테니스의 진수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테니스란 종목이 얼마나 힘든 스포츠인지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사진 = 노박 조코비치, 라파엘 나달 (C) 호주오픈 공식홈페이지 캡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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