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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클로즈 업 V] 외국인선수 없이 경기하면 드림식스가 최강?

기사입력 2012.01.26 07:49 / 기사수정 2012.01.26 07:49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드림식스의 멤버는 나쁘지 않다. 각 팀에서 외국인 선수를 뺀다면 드림식스가 최강이다. 우리 선수들 중, 드림식스 주전 멤버로 들어갈 선수는 하현용 밖에 없다." - 상무신협 최삼환 감독

"드림식스는 정말 좋은 팀이다. 어느 기업이 인수해가도 1년 내에 우리나라 최고의 팀이 될 수 있다" -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그리고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한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대부분의 팀들은 '이기는 경기'를 추구한다. 시합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확실한 공격수가 필요하고 자연스럽게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높아진다.

현재(26일 기준) 남자부 1,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걸출한 외국인 선수가 버티고 있다는 점이다. 3년 가까이 V리그를 초토화시키고 있는 가빈 슈미트(삼성화재)와 위력적인 공격과 함께 강력한 서브까지 지닌 마틴 네메크(대한항공)가 팀을 이끌고 있다.

V리그에서 외국인 선수의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하면 상당한 전력 손실을 유발한다. 드림식스와 상무신협은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치르고 있다.

좋은 선수 수급이 힘든 상무신협은 시즌 20패(2승)를 당하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드림식스는 시즌 9승(14패)을 올리며 5위에 머물고 있다. 해결사의 존재감은 접전을 펼칠 때 절실하다.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살려주는 외국인 선수의 역할은 이 상황에서 발휘된다.

하지만, 드림식스는 외국인 선수의 도움 없이 시즌 9승을 올리며 분전하고 있다. 국내 선수들이 들러리로 전락하는 현실 속에서 드림식스의 주역은 여전히 '토종 선수'들이다.

신영석, "가빈 같은 선수가 있었다면 우리가 이만큼 발전하지 못했을 것"

지난 2009년, 처음으로 정규 시즌에 데뷔한 드림식스는 처음으로 외국인 선수를 선발했다. 독특하게도 드림식스는 공격수가 아닌 세터 출신의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장신에 빠른 토스를 구사하는 블라도 페트코비치(세르비아)를 데려온 드림식스는 세계적인 추세인 '스피드 배구'를 추구했다.

그러나 국내 공격수들은 블라도가 구사하는 일직선 토스를 따라잡지 못했다. 다음 시즌에 영입된 공격수 숀 파이가(이스라엘)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플레이를 펼치며 퇴출됐다. 팀 창단 이후 3시즌 동안 드림식스는 외국인 선수의 도움 없이 순수하게 국내 선수들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




외국인 선수의 존재성에 대해 드림식스의 센터인 신영석(26)은 의미 있는 말을 남겼다.

"우리가 힘들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외국인 선수가 없는 현실을 원망했어요. 하지만, 가빈과 같은 선수가 들어왔다면 우리의 실력이 이만큼 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프로 무대 경험을 하면서 어느 정도 실력이 쌓였다고 봐요. 현재의 상태에서 좋은 외국인 선수가 들어오면 상위권 도약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드림식스는 프로 무대 경험이 없는 대학 졸업생들이 대부분이었다. 젊고 가능성이 많지만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들은 숱한 경험을 치르면서 무럭무럭 성장했다. 신영석은 한국을 대표하는 센터로 거듭났다. 또한, 리베로인 이강주(29)도 국가대표로 선발됐고 안준찬(26), 강영준(25), 김정환(24) 등도 많은 경기에 출전하며 풍부한 경험을 얻었다.

외국인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드림식스의 선수들은 출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직접 몸으로 부딪히면서 쓰디쓴 경험을 체험한 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수직상승하고 있다.

드림식스는 올 시즌 14패를 당했지만 아깝게 놓친 경기도 많았다.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그리고 삼성화재와 KEPCO와 접전을 치른 경기가 많았다. 14일 열린 대한항공과의 경기와 22일 치러진 KEPCO와의 승부에서는 모두 2-3으로 패했다. 두 경기 모두 잡을 수 있는 경기였지만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무릎을 꿇고 말았다.

'슈퍼루키' 최홍석(24)는 "그동안 아쉽게 놓친 경기가 많았다. 하지만, 좋은 과정을 보여줬기 때문에 나중에는 반드시 좋은 결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힘든 시간이지만 값진 경험을 쌓고 있기 때문에 훗날에는 좋은 결과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치 있는 배구를 지향하는 드림식스의 미래는 밝다.

드림식스는 비록, 5위에 머물고 있지만 선수들의 활약 분포도가 가장 고르다. 패한 경기가 많았지만 쉽게 물러서지 않은 경기도 많았다. 또한, 외국인 선수의 부재로 인해 젊은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는 기회도 많이 제공됐다.

박희상 감독은 "우리 팀의 전망이 밝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 드림식스가 상위권으로 도약하려면 수비가 되는 선수가 필요하다. 조직력과 세트플레이를 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된 상태에서 좋은 외국인 선수가 가세하면 상위팀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전 선수가 고르게 활약하면 배구를 보는 맛은 더욱 깊어진다. 특정 선수의 오픈 공격뿐만이 아닌 중앙 속공과 다양한 세트플레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드림식스는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선수들을 많이 데려오면서 탄탄한 선수층을 형성했다.

문제는 위기를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경험과 궂은일을 해줄 수 있는 살림꾼의 존재다. 드림식스는 신영석이라는 걸출한 센터를 배출해냈고 올 시즌에는 트리플크라운을 2번이나 달성한 최홍석도 탄생시켰다. 외국인 선수의 그늘을 벗어나 코트에서 지속적으로 뛰었기 때문에 이들의 성장이 가능할 수 있었다.

외국인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경기를 한다면 드림식스의 상위권 도약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분에 대해 박희상 감독은 "외국인 선수를 빼고 경기를 하면 다 똑같을 것이다. 대한항공과 LIG손해보험은 경험과 노련미가 풍부하다. 우리 선수들은 아직 노련미는 부족하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사진 = 최홍석, 신영석, 박희상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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