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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올스타전 특집③] V리그 역대 최고의 세터 3人은?

기사입력 2012.01.06 09:46 / 기사수정 2012.01.06 09:4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야구를 '투수 놀음'이라고 한다면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고 부른다. 경기 운영을 책임지는 세터는 '코트의 야전 사령관'이다.

세터의 안정적인 토스가 이루어져야만 팀이 원하는 플레이를 풀어 갈 수 있다. 공격수처럼 화려하게 부각되는 포지션은 아니지만 배구의 포지션 중, 가장 중요한 자리다.

2005년 프로 출범 후,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가는 세터들이 많다. 배구에서 리베로와 함께 가장 수명이 긴 포지션이 세터이다.

<남자부>

최태웅(185cm, 85kg, 2005~2009 삼성화재, 2010~현대캐피탈)


프로 원년부터 지금까지 V리그는 물론, 한국 배구 최고의 세터로 불리고 있다. 정교한 토스와 상대의 허를 찌르는 경기 운영으로 유명하다. 냉철한 판단력과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는 최태웅은 삼성화재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최태웅은 리그 세터상을 4번(2005~2006, 2006~2007, 2007~2008, 2008~2009)이나 수상했다. 또한, 2008~2009 시즌에서는 챔피언결정전 MVP를 수상했다. 최태웅의 기록이 가장 좋았던 시즌은 2008~2009 시즌이었다. 안젤코(KEPCO)와 호흡을 맞춘 이 시즌에서 최태웅은 12.701%의 토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최태웅은 삼성화재의 전성기는 물론, 2000년대 초부터 한국 배구를 이끌어온 주전세터였다. 김호철(전 현대캐피탈 감독)과 신영철(현 대한항공 감독)의 뒤를 잇는 '명세터'로 평가받은 그는 강인한 정신력으로도 유명하다. 9개월 동안 림프암과 싸우는 와중에도 코트를 떠나지 않았다. 본인을 찾아온 불청객도 극복한 그는 올해로 만 36세다. 뛰어난 실력은 물론, 투철한 정신력까지 갖춰 후배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

권영민(190cm, 82kg, 2005~현대캐피탈)

최태웅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세터로 군림해왔다. 프로 출범부터 지금까지 현대캐피탈에서만 뛰고 있는 그는 후인정(38)과 함께 팀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다. 김호철 전 현대캐피탈 감독의 혹독한 수련을 받은 권영민은 최태웅보다 한층 빠른 토스를 자랑한다. 또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때, 대표팀의 주전 세터로 활약했다.


권영민은 프로 원년인 2005년도에 세터상을 수상했다. 이 때 기록했던 12.452%의 토스 성공률이 가장 좋은 기록이다. 2007년에 열린 한일 탑매치에서는 MVP에 선정됐다.

190cm인 권영민은 '장신 군단'인 현대캐피탈에 가장 적합한 세터였다. 좌우 날개를 살리는 것은 물론, 팀의 장점인 속공도 폭넓게 활용했다. 2005~2006시즌과 2006~2007 시즌에서 2연패를 달성할 때는 숀 루니(전 현대캐피탈)와 환상적인 호흡을 맞췄다.

한선수(189cm, 80kg, 2007~대한항공)

최태웅과 권영민의 계보를 잇는 현 국가대표 주전 세터. 한양대 시절, 대학 최고의 세터였던 인하대의 유광우(삼성화재)의 그늘에 가려있었다. 하지만, 프로 입단 뒤, 기량은 조금씩 성장했고 명 세터 출신인 신영철 감독의 조련을 받으면서 일취월장했다. 정교함은 물론, 빠른 토스까지 구사하는 한선수는 팀의 첫 우승을 위해 가장 중요한 선수다.

한선수는 2009~2010 시즌과 2010~2011 시즌에 걸쳐 세터 상을 수상했다. 가장 성적이 좋았던 시즌은 2009~2010 시즌으로 이 때 한선수는 12.944%의 토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권영민, 최태웅 등과 국가대표에서 함께 활약한 한선수는 "가장 잘하는 선수들이 모인 대표팀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털어놓았다. 월드리그와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를 경험한 한선수는 더욱 성장해 리그를 대표하는 세터로 성장했다.

지난 시즌 대한항공이 정규시즌에서 우승을 차지할 때, 핵심 멤버로 활약했다. 비록, 챔피언결정전에서 큰 경기에 약하다는 징크스를 보여줬지만 올 시즌 한층 노련한 토스로 팀을 지휘하고 있다.

<여자부>

김사니(182cm, 70kg, 2005~2006 도로공사, 2007~2009 인삼공사, 2010~흥국생명)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당대의 세터'인 강혜미(전 현대건설)와 함께 올림픽 진출을 이끌었다. '여자배구의 명장' 김철용(전 GS칼텍스 감독) 감독은 강혜미 대신 어린 김사니를 주전 세터로 기용했다. 그 이후, 10년 가까이 여자배구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사니는 최고의 실력을 갖췄지만 유난히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인삼공사에서 보낸 마지막 해인 2010년, 김사니는 외국인 선수 몬타뇨와 함께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프로 원년인 2005년과 2005~2006 시즌에 세터상을 수상했다. 2010~2011 시즌에서는 베스트 세리머니 상을 받았고 2008년 IBK기업은행 KOVO컵에서는 MVP에 선정됐다.

한국여자배구의 전성기를 이끈 이도희(전 GS칼텍스)와 강혜미와 비교해 '2%' 부족하다는 평을 듣지만 아직까지 김사니에 견줄만한 세터는 나오지 않고 있다. 빠르고 정확한 토스와 강인한 승부욕을 지닌 김사니는 김연경(24, 터키 페네르바체)과 황연주(26, 현대건설)이 빠진 흥국생명에서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이숙자(175cm, 58kg, 2005~2006 현대건설, 2007~GS칼텍스)

김사니와 함께 2000년대 한국여자배구를 이끌어온 세터. 현대건설 시절, 최고의 세터였던 강혜미의 그늘에 가려 오랜 기간 동안 주전 세터로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2006~2007 시즌, 현대건설을 챔피언결정전에 올려놓는 수훈을 세웠다. 비록, 김연경과 황연주가 버티고 있던 흥국생명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자신의 새로운 전성기를 활짝 열어나갔다.

이숙자는 아직까지 세터상을 수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꾸준한 성적을 올리면서 오랫동안 주전 세터 자리를 꿰차고 있다. GS칼텍스로 이적한 첫 시즌인 2007~2008 시즌, 팀은 정규리그에서 5할 승률로 간신히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 저력을 발휘하며 인삼공사와 흥국생명을 차례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효희(173cm, 58kg, 2005~2006 인삼공사, 2007~2010 흥국생명, 2011~IBK기업은행)

김사니, 이숙자와 함께 프로 원년부터 지금까지 활약하고 있는 세터다. 2009~2010 시즌을 끝으로 프로 무대에서 은퇴했지만 신생팀인 IBK기업은행이 창단되면서 다시 코트에 돌아왔다.

이효희는 흥국생명의 유니폼을 입었던 2007~2008 시즌과 2008~2009 시즌에 세터상을 수상했다. 흥국생명으로 이적한 첫 시즌인 2007~2008 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지만 GS칼텍스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그 다음 시즌에서는 김연경와 호흡을 맞추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사진 = 최태웅, 권영민, 한선수, 김사니, 이숙자, 이효희 (C) 한국배구연맹 제공]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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