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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미, "몬타뇨는 항상 잘하는데 나는…"(인터뷰)

기사입력 2012.01.03 07:30 / 기사수정 2012.01.03 08:39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마데(몬타뇨)는 항상 잘해주니까 제 책임이 더욱 큰 것 같습니다. 제가 몬타뇨를 잘 받쳐줘야 우리 팀이 계속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코트 위의 여전사' 한유미(30, 인삼공사)의 투혼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한 시즌 코트를 떠나있었던 그는 선수생활이 끝날 위기까지 몰렸다. 하지만, 인삼공사에 입단하면서 '제2의 배구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한유미는 2009~2010 시즌을 마치고 난 뒤, 해외진출을 노렸다. 현대건설에서만 뛰어온 한유미는 재계약 협상이 불발되자 해외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해외 팀의 입단 제의도 있었지만 손쉽게 성사되지 못했고 결국, '무적 선수'로 남게 됐다. 한유미는 지난해 소속 팀이 없는 상황에서 대표팀에 합류해 '백의종군' 했다. 2010 광저우 아시안 게임 이후, 반년동안 코트를 떠난 그는 지난해 5월 31일 인삼공사의 유니폼을 입었다.

한국배구연맹(KOVO)의 FA 최종 계약 마감일인 5월 31일, 한유미는 현대건설과 극적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연봉 7천만 원에 1년 계약을 맺은 뒤, 인삼공사로 트레이드됐다.

선수생활 은퇴를 눈앞에 둔 한유미는 지난해 6월부터 다시 현역에 복귀했다. 예전과 비교해 공격력의 강도는 많이 떨어진 상태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이 계속되면서 점프력도 낮아졌다. 하지만, 한유미는 인삼공사의 주전 선수로 뛰면서 팀 1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공격만 주로 해왔습니다. 서브리시브 부담이 없었던 것이 편했지만 프로 6~7년차부터 리시브와 수비도 가담하기 시작했어요. 저도 이제 나이가 있고 기량이 예전만 못하다는 사실을 인정한 만큼, 화려한 것보다 궂은 일에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단독 선두 인삼공사, '키플레이' 한유미가 잘하면 더욱 살아난다.


인삼공사는 전반기를 마친 현재(3일 기준) 12승 3패로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몬타뇨라는 걸출한 공격수가 있기 때문이다.


V리그에서 3시즌을 보내고 있는 몬타뇨는 득점(542점)과 공격종합(50.59%)부분에서 선두에 올라있다. 몬타뇨의 존재는 인삼공사의 선두 질주에 결정적인 요소이다.

인삼공사는 1위에 올라있지만 지나치게 몬타뇨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받고 있다. 한유미는 이 부분에 대해 자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몬타뇨의 공격 비중을 줄이려면 제가 좀 더 해줘야하는데 제 스스로가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스케일이 큰 공격은 몬타뇨가 주로 처리해주고 그 외의 공격 루트를 살리는 점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전성기 시절, 한유미는 전 소속팀인 현대건설은 물론 국가대표 주전 공격수였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과 같은 공격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도 많지만 "이러한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팀에 해를 끼치게 된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이제는 전면에 나서지 않고 '주포'인 몬타뇨를 지원해 줄 수 있는 역할에 충실할 예정이다.

한유미는 인삼공사의 '키플레이어'다. 지난해 12월 22일 열린 GS칼텍스와의 홈경기에서 한유미는 16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공격성공률은 무려 70%를 기록했다.

28득점을 올린 몬타뇨와 함께 한유미의 공격도 살아나자 인삼공사의 전력은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이 경기에서 인삼공사는 GS칼텍스를 짧은 시간 안에 3-0으로 완파했다. 한유미가 살아날수록 인삼공사의 경기력이 더욱 좋아진다는 점이 이 경기를 통해 증명됐다.



다시 시작하는 배구인생, "신입생 같은 기분이에요."


2년 전, 한유미가 소속된 현대건설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난 팀은 다름 아닌 인삼공사였다.

현대건설은 '고공폭격'을 가한 몬타뇨를 막지 못하고 끝내 무너졌다. 눈앞에서 놓친 우승은 더없이 아쉬웠다. 정상에 서보지 못하고 선수생활을 마감할 위기에 놓였지만 우승의 꿈을 이룰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다.

"현재 우리 팀이 잘나가고 있지만 절대로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2년 전, 현대건설에서 우승을 하지 못한 점은 많이 아쉬웠지만 이 팀에서 우승을 하면 더욱 뜻 깊을 것 같습니다."

한유미와 동기인 대표적인 선수는 김사니(31, 흥국생명)와 정대영(31, GS칼텍스)이 있다. 한국여자배구의 한 시대를 이끌어온 이들은 팀은 다르지만 둘도 없는 친구로 남아있다.

"(김)사니와는 어린 시절부터 미래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둘 다 성격이 강해 싸운 적도 있었지만 그 때와 비교해 지금은 성격이 많이 유해진 것 같습니다. 아마도 나이가 들어서인 것 같아요.(웃음)"

코트를 떠나있던 시기에 만난 한 살 연하의 남자 친구도 한유미의 힘이 되고 있다. 동생인 한송이(28, GS칼텍스)의 친구 소개로 만나 좋은 인연을 쌓고 있다.

이제 배구공만 만진지 20년이 넘어섰다. 반년동안 코트를 떠났지만 배구를 쉽게 접을 수 없었다. 동생인 한송이와 10년이 넘도록 프로 팀에서 활약했지만 같은 팀에서 뛴 적은 없었다.

"저와 동생은 여러 팀을 옮겼지만 지금까지 같은 팀에서 뛴 경험은 없어요. 제가 현대건설과 인삼공사에 뛰었고 (한)송이는 도로공사, 흥국생명, 그리고 지금은 GS칼텍스에서 뛰고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신생팀인 IBK기업은행만 제외하고 모든 팀을 방문하신 셈이죠.(웃음)"



[사진 = 한유미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권혁재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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